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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에 해당되는 글 36건

  1. 2017.03.16 [뜬금없지만 정보성] 봄철 자동차 관리
  2. 2017.03.14 '사저' 정치 유감
  3. 2017.03.12 파면 당한 전직 대통령 박근혜의 불복 및 투쟁 선언
  4. 2017.03.10 한바탕 연극이 끝나고 난 뒤
  5. 2017.02.27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심판 선고 직전 전격 사퇴하면 어떤 일이.
  6. 2017.01.19 "나쁜 놈들" 발언과 DJ, 그 간극
  7. 2016.07.31 박범신 <소금> 무대 충남 강경과 논산
  8. 2016.07.15 "개, 돼지" 발언에 물타기하려는 이들.
  9. 2016.07.13 미국 유일의 미해결 항공 납치 사건 '댄 쿠퍼 사건'
  10. 2016.02.22 방문자 20만명 돌파 자축
  11. 2016.02.21 [지나간 뉴스] 스위스 명품 시계들, "아, 옛날이여"
  12. 2016.02.18 오디오 이야기 (1)
  13. 2016.02.12 [지나간 뉴스] 숫자로 본 슈퍼볼
  14. 2016.01.29 [지나간 뉴스] 특수부대 활약상은 공개해도 되나
  15. 2016.01.28 [지나간 뉴스] 상징 논란
  16. 2015.05.26 완전 새로워진 동화 <금도끼 은도끼> (1)
  17. 2015.04.01 등산 유감 (1)
  18. 2014.12.14 오... 17만명 돌파
  19. 2014.12.08 각하는 얼마나 높임말일까?(인터넷 서핑 결과 보고서)
  20. 2014.10.29 방문자 16만분 돌파
  21. 2014.10.15 아들과 랍스터
  22. 2014.03.18 역사는, 그래서 정치는 늘 반복된다
  23. 2014.01.05 이란의 풍자 만화가 mana neyestani
  24. 2013.07.01 블로그 방문객 10만이 남었습니다. 잘 하라는 채찍질이죠???? (2)
  25. 2013.06.13 오 제 블로그 방문자가 9만명이 넘었습니다, (4)
  26. 2013.05.02 오늘자(2013. 5.2) 한국일보 1면 사이드에 난 내용.....지지합니다
  27. 2013.04.10 블로그 방문해주신 6만명의 클리커님들.. (4)
  28. 2013.03.27 이런 글은 진짜 베끼지 않고는 못배길 정도
  29. 2013.02.25 85회 아카데미의 정치학
  30. 2012.12.21 18대 대선 그 이후.... 멋대로 써본 앞으로 정치판 넉 달

하도 다닌 부서가 많다보니 보도자료도 참 다양하게 온다. 직전에 정치부 쪽에 있어서 정치 관련된 내용이 제일 많기는 하지만. 특정인이나 세력의 주의·주장, 상품·서비스 홍보 같은 게 제일 많다. 개중에는 그냥 버리기 아까운 것들도 있다. 과거 애경에서 보내줬던 고어텍스 등 기능성 제품 관리 방안이 그렇다. 오늘 이메일 뒤적이다 본 이 보도자료에도 나름 괜찮은 정보가 쏠쏠하게 들어 있다.

겨우내 탔던 자동차의 봄철 관리 방법이다. 뭐, ‘결론은 해당업체(보쉬) 제품 사서 달면 좋아요’이긴 하나, 타이어 공기압 처럼 살펴볼만한 점을 잡 짚어놨다.


①윈드 쉴드에 얼룩이 남거나 ‘드르륵’ 소리가 나면 와이퍼 교체하기

와이퍼는 미세 먼지와 황사, 비로부터 깨끗한 시야를 확보하는 중요한 부품이다. 와이퍼 블레이드가 지나간 자리에 얼룩이 남고 ‘드르륵’하는 소리가 난다면 빠른 시일 내에 교체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는 6개월 혹은 평균 연 1~2회마다 점검하는 것을 권장한다.


②앞 유리 흠집과 와이퍼 블레이드 마모 예방을 위해 워셔액 보충하기

워셔액은 와이퍼와 함께 사용하는 유리 세정액이다. 워셔액이 부족한 상태로 와이퍼를 작동하면 앞 유리에 흠집이 나거나 와이퍼 블레이드 고무가 손상될 수 있다. 워셔액이 부족할 때는 엔진룸(보닛)을 열고 파란색 뚜껑을 열어 보충해주면 된다. 최근 이 워셔액에 발암물질이 들어 있다는 뉴스를 보고 놀랐다. 직접 만들어쓰면 좋기는 한데, 불편하기도 하고. 그럴 땐 워셔액을 뿌려 닦은 뒤 차 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주면 좋다고 한다. 문을 열고 워셔액을 뿌리면 차 문 안쪽에 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보쉬 와이퍼 블레이드-자료 제공해줬으니 이 정도는 써주는 게 상도의(ㅎㅎ).보쉬 와이퍼 블레이드-자료 제공해줬으니 이 정도는 써주는 게 상도의(ㅎㅎ).


③각종 미세먼지 여과하는 에어컨·히터 필터 주기적으로 교체하기

에어컨·히터 필터는 각종 미세먼지로부터 운전자와 동승자의 호흡기를 보호하는 부품이다. 에어컨·히터 필터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여과지의 정전력이 약해져 여과 성능이 떨어지고 곰팡이로 인해 오염이 될 수 있다. 평균 1만5000㎦ 운행 시, 혹은 6개월마다 주기적으로 교환하는 것을 권장한다. 퀴퀴한 냄새가 난다면 반드시 교체해야.


④타이어 마모 여부, 공기압 확인하기

타이어는 육안으로 수시 점검하고, 3개월에 한 번 정비소에서 점검을 받는다. 마모된 타이어는 제동력이 떨어져 사고의 위험이 커지므로, 마모되거나 경화된 타이어는 즉시 교체한다. 타이어는 공기를 너무 많게 혹은 적게 주입하면 손상되거나 펑크가 날 확률이 높아지므로 타이어 제조사에서 권장하는 기준에 맞춰준다.

빨간 페라리. 자동차 운전면허 자격증 소지자의 로망 아닐까.빨간 페라리. 자동차 운전면허 자격증 소지자의 로망 아닐까.


⑤배터리는 인디케이터의 색상으로 확인하기

배터리는 소모품이기 때문에 용량이 서서히 감소한다. 배터리 상태는 배터리 상단에 있는 인디케이터의 색(초록 정상, 검정 충전 필요, 투명 점검 필요)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배터리 단자 연결부가 견고하게 연결됐는지 확인해야 하며, 단자의 백화현상 여부나 연결선의 피복 상태 확인도 중요하다.


⑥엔진의 열을 식히는 냉각수 오염 확인하기

냉각수는 실린더 주변을 돌며 엔진의 열을 식히는 부품이다. 육안으로 확인했을 때 탁하거나 어둡게 변했다면 교체가 필요하다. 냉각수는 평균 4만㎞ 운행 시, 2년마다 교체해준다.

쉐보레 태호. 문이 열리면 CIA들이 쏟아져 나올 것 같은 위용.쉐보레 태호. 문이 열리면 CIA 요원들이 쏟아져 나올 것 같은 위용.


⑦갑자기 자동차 빛이 어두워지면 전조등 확인하기

전조등은 단순히 전방의 도로를 밝혀주는 기능 이외에도, 다른 자동차에 위치를 알려주는 부품이다. 운전을 하다 보면 갑자기 전조등이 어둡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이는 전구 수명이 오래되었거나 배터리 고장이 있다는 징후다. 교체 시에는 커넥터의 규격은 물론, 자동차에 맞는 사용 전력(와트)을 가진 제품을 구매한다.

롤스로이스의 멋진 헤드라이트와 엠블렘롤스로이스의 멋진 헤드라이트와 엠블렘


⑧마찰음이 지속해서 발생한다면 브레이크 패드 확인하기

브레이크의 소모품인 브레이크 패드는 수명이 다하면 제동력이 떨어지고, 제동 시간이 지체되어 위험할 수 있다. 브레이크를 밟을 때, 마찰음이 지속해서 발생할 경우 브레이크 패드가 마모됐을 확률이 높다. 3만~4만㎞마다 교체하는 것을 권장한다. 다만 운전자 주행 습관에 따라 차이가 나기 때문에 1만㎞마다 정기점검 혹은 상태에 따라 수시로 점검한다.


⑨엔진오일은 차종이나 계절, 주행 환경 등에 맞춰 교체하기

엔진오일은 엔진 내부 부품들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돕는 윤활유다. 일반적으로 1년 혹은 8000~1만5000㎞ 주행 거리마다 교체한다. 엔진 오일은 차종이나 계절, 주행 환경 등에 맞춰 사용한다.

1969년 머스탱. 클래식의 클래식이다.1969년 머스탱. 클래식의 클래식이다.


⑩자동차 세차는 고압으로 물을 분사하면서 이물질 닦아내기

자동차 표면에는 각종 이물질이 붙어있기 때문에 걸레로 닦아내면 흠집이 생길 수 있다. 세차 시에는 고압으로 물을 분사하면서 부드러운 융으로 이물질을 닦아낸다. 유리, 와이퍼, 사이드 미러 등 시야 확보와 관련된 부분의 물기를 가장 먼저 말려주는 것이 좋다. 겨울에는 눈을 녹이느라 도로에 염화칼슘을 뿌린다. 이게 차 바닥 등에 붙어있다가 녹으면 강판 녹 부식을 가속화한다. 따라서 봄에는 위에만 말고, 바닥 부분도 물로 씻어내는 게 좋다.

람보르기니를 볼 때마다 '저거 세차하려면 땀 꽤나 빼겠군'하고 공상을 해본다.람보르기니를 볼 때마다 '저거 세차하려면 땀 꽤나 빼겠군'하고 공상을 해본다.


Posted by 최우규




<발로 쓴(이런 figurative language도 이해 해주지 않고 '진짜로 발로 썼느냐'거나 '구족 화가나 구족 서예가 폄훼'라고 질타하실 정색남녀들은 이 글을 읽지 마시길) 칼럼>(부제 : 의식의 흐름대로, 즉 멋대로 쓴)


‘사저(私邸)정치’란 말이 나오고 있다. 파면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간 뒤 다시 정치를 시작하는 양상이어서 나오는 말이다. 박 전 대통령은 통상 퇴임한 다른 대통령처럼 청와대에서 자신을 보좌하던 비서진 몇명을 데리고 가서 비서(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김경수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퇴임 후 비서들이었다. 국민의당 최경환 의원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퇴임 이후 비서였다)로 삼기보다는 현직 국회의원들로 비서진을 꾸린 모양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서울 삼성동 집으로 돌아오면서 친박 의원들,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 사진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서울 삼성동 집으로 돌아오면서 친박 의원들,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 사진

소위 친박 좌장 서청원 의원과 맏형 격인 최경환 의원이 총괄을 한단다. 여기에 박 전 대통령을 사석에서 누님이라고 불렀다고 자랑해온 윤상현 의원을 포함해 조원진·이우현 의원이 정무를, '반탄 집회'에서 태극기 망또를 두르고 사자후를 토해 ‘친박 영웅’으로 등극한 김진태 의원(내친 김에 오늘 대선 출마까지 선언했다. 꼭 결승까지 완주하길 바란다. 그러려면 먼저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는데, 그럴 지는 의문)이 법률 담당이란다.

 보도자료를 낼 때마다 이메일 설정 때문에 금융 관련 스팸으로 자동 분류되는 바람에 항상 이름을 ‘박!대!출!의원’이라고 써서 보내야 했던 아픔을 가진 박대출 의원이 수행 업무를 맡았다고 한다. KBS 기자 시절 희한한 마술 쇼(개인적으로 방 천장에 휴지 던져 붙이기 등 세가지를 봤다)로 기자들과 의원들로부터 감탄어린 시선을 받더니 어느날 오전 문화부장으로서 부장단회의에 참석하고 오후에는 청와대 대변인으로 변신하는 매직을 선보인 민경욱 의원이 대변인 역할을 한다고 전해졌다.

 자신들은 이게 공식 모임이 아니라지만, 그 속내는 자신들만 알 터이고 남들은 그렇게 본다는 게 중요하다. 정치인으로 마땅히 감내해야 할 게 이거다. 스스로 아무리 안그렇다고 해도 수많은 유권자가 그렇게 보면 그런 거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배겨내지 못하구 불과 몇주만에 정치판에서 발을 뗀 것도 이런 걸 못 견뎌해서다.

 암튼 삼성동 인물들은 스스로는 쫓겨난 Fairy Queen을 용과 마녀, 악마로부터 지키려고 자원 등판한 기사들이라고 여기며 ‘정신승리’하고 싶겠지만, 남들은 '삼성동 공주와 여덟 난쟁이'라거나 '십상시'라거나, 뭐 그런 말로 부르는 모양이다.

서두가 길었지만, 사저라는 용어를 맞닥드리면서 목구멍에 뭔가 걸리는 듯했다. 사저는 국어사전에 ‘개인의 저택. 또는 고관(高官)이 사사로이 거주하는 주택을 관저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이라고 돼 있다. 보통의 뜻으로는 개인 주택이지만, 대부분 이는 관저(官邸)의 반대말처럼 쓴다. 관저는 ‘정부에서 장관급 이상의 고관들이 살도록 마련한 집’을 뜻한다. 따라서 사저는 현직 장관급 이상 고관이 관저 말고 따로 개인적으로 마련해 두고 거주하는 곳을 뜻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서울 삼성동 자택으로 가스통이 배달돼 들어가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박근혜 전 대통령의 서울 삼성동 자택으로 가스통이 배달돼 들어가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사저라는 용어를 쓰는 것은 2가지 측면에서 잘못됐다. 우선 박근혜 전 대통령은 현직 고관이 아니다. 얼마 전까지 최고위직 고관이었지만, 파면되면서 기존에 갖고 있던 직위는 물론 퇴임 이후 보장됐던 여러 특권들도 몽땅 날린 사람이다. 혹시 많은 국가기밀과 정보(약간 의심은 되지만, 그래도 줄곧 서면 보고를 받아봤다니 장삼이사보다야 많을 것이다)를 알고 있어, 또 워낙 미워하는 사람들이 많아 위해를 당할까 봐 경호와 경비만 해준다. 따라서 박 전 대통령이 머무는 곳은 관저의 반대말인 사저를 써서는 안된다. 그냥 박 전 대통령의 자택 혹은 집이 맞다.

두번째로, ‘사저’라는 말은 왕조시대에 만들어져 권위주의 시대 주로 통용되던 말이다. 사저의 ‘저(邸)’자는 집, 주막이라는 뜻을 갖고 있지만, ‘종친(宗親·임금의 친족), 왕후(王侯·제왕과 제후)의 사제(私第·개인 소유의 집)’라는 뜻이 있다. 그곳에 사는 사람은 임금의 친족, 왕후와 그의 가족이라는 말이다. 조선 시대에, 왕세자를 높여 이르거나 부르던 말인 ‘저하(邸下)’가 바로 ‘저(邸) 밑에 사시는 분’이라는 뜻이다. 황제를 부를 때 ‘폐하(陛下)’라고 부르는 식이다. 여기서 폐((陛)는 ‘대궐의 섬돌(집채의 앞뒤에 오르내릴 수 있게 놓은 돌층계)’을 뜻한다. 하지만 다들 알듯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저하도 아니고, 종친이나 왕후 혹은 그 가족도 아니지 않은가. 아, 물론 그 자신과 그의 추종자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 있고, 그렇다고 비난할 생각은 없다.

박 전 대통령의 서울 삼성동 자택을 경찰들이 둘러싸고 경비를 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박 전 대통령의 서울 삼성동 자택을 경찰들이 둘러싸고 경비를 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아마 박 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은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각각 서울 상도동과 서울 동교동 자택을 중심으로 정치를 하며 ‘상도동계’와 ‘동교동계’를 구성했듯, ‘삼성동계’를 꾸리는 큰 그림을 그리는 듯하다. 그리고 비슷한 지경에 이르렀다가 부활한 친노계처럼 다시 화려한 꽃을 피우고 싶어할 수도 있겠다. 그렇게 될까.

우선 명분과 세력에서 삼성동에 모인 인물들은 상도동, 동교동계에 미치지 못한다. 군부독재에 항거해 민주주의를 꿈꾸고 종국에 집권을 위해 뛰었던 이들과, 국정 농단과 선거 참패로 쭉정이 신세가 된 이들이 같을 수 있겠나. 또 친노는 한 때 스스로를 죄인이라고 칭하고 용서를 구하면서 ‘폐족’을 자처했다. 그러다 10여년의 시간 뒤 그 지지자들과 세력으로부터 용서를 받았다. 전제 조건과 시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예인들 잘못하고 난 뒤 걸핏하면 입에 올리는 ‘자숙’ 말이다. 지금 소위 '사저 정치'를 하려는 이들은 그게 없다.

Posted by 최우규



 파면당하고 사흘간 청와대에 머물러 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12일 밤 청와대에서 퇴거하면서 육성은 아니지만, 확실한 입장 표명을 했다. 우선 청와대를 떠나기 앞서 직원들과 작별 인사를 하며 외부에는 헌법재판소의 탄핵과 관련해서는 단 한마디도 유감이라거나 받아들인다고 밝히지 않았다. 낮은 단계의 불복 선언이다.

 두번째 서울 삼성동 집 골목에 들어서는 그는 차 안에서 만면에 웃음을 띄고 손을 유리창에 붙이고 지지자들 환호에 응했다. 그리고 바로 집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담장 바깥에 내려서 자유한국당의 강성 친박 의원 등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었다. 마찬가지로 만면에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태극기를 든 지지자들에게 다가가 이야기를 나눴고 아이인지 장애인인지 구분은 가지 않지만 누군가에 몸을 굽혀 이야기를 하는 모습도 연출했다. 선거 운동 때 모습을 재연한 것으로, 외양상으로는 대통령 임무를 무사히 마치고 금의환향하는 듯했다. ‘난 변하지 않았다’는 무언의 선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서울 삼성동 집에 도착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측근, 지지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경향신문 김기남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서울 삼성동 집에 도착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측근, 지지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경향신문 김기남 기자

 세번째,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을 집으로 불러 들여 메시지를 불러 줬다. 민 의원인 다음과 같이 박 전 대통령 발언을 전했다. 이런 걸 어려운 말로 대독(代讀)이라고 한다.

 “제게 주어졌던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저를 믿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

 뜯어보면 앞부분이야 정치인들이 늘 하는 '입에 발린' 말이다. 뒷부분에 주장의 고갱이가 들어 있다. 헌재의 파면은 ‘진실이 아닌 거짓’으로 규정했다. 또 “시간이 걸리겠지만”은 '장기전으로 가겠다'는 뜻과 같다. “진실이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는다”고 남의 일 말하듯 한 것은, ‘나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 하겠지만 너희들도 달려들어 반드시 뒤집으라’고 지시를 내린 것이다. 왕위를 찬탈당한 전직 여왕이 신료들과 일부 백성들에게 지시를 내리듯.

 좋다. 박 전 대통령은 앞으로 형사사건 피의자로 서울중앙지검 포토라인 앞에 설 사람이다. 모든 피의자는 자신을 방어할 권리를 갖는다는 게 이 나라 헌법 규정이다. 하지만 정치인, 그리고 전직 대통령이라는 측면을 조망해 볼 때, 그는 지극히 속이 좁거나, 좀더 극적으로 말하면 ‘정상이 아닌’ 인식 체계를 가진 것 같다. 특히 이로써 헌법재판소가 탄핵 결정에서 “대통령의 일련의 언행을 보면, 법 위배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할 헌법수호의지가 드러나지 않다”고 한 분석과 언명은 너무나 적확한 것이라고 다시 확인됐다. 박 전 대통령의 사촌 형부인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는 "박 대통령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나쁜 점만 물려 받아, 5000만 명이 물러나라 해도 절대 안 물러날 것"이라고 한바 있다. 그것도 들어 맞은 셈이다.(탄핵 민심이 80%이니, 4000만명만 물러나라고 해서 그런 것인가?)

 박 전 대통령은 이날 '거짓에 의해 쫓겨난 군주' 코스프레를 했으나, 그렇게 해서 일을 잘 풀어갈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1995년 12월2일 쿠데타와 학살로 대통령이 됐던 전두환씨는 구속될 판이었다. 이날 검찰은 12·12쿠데타와 5·18광주민주화 항쟁과 관련해 전두환씨를 소환 조사할 계획이었다. 그러자 전씨는 서울 연희동 집 앞에서 측근,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설명을 발표했다. 그는 “종결된 사안의 수사는 진상 규명을 위한 게 아니라 정치적 필요에 따른 것으로, 어떠한 조치에도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고향인 경남 합천으로 내려가 버렸다.

검찰의 12.12, 5.18사건 조사에 반발해 골목 성명을 발표중인 전두환 전 대통령. 경향신문 자료사진검찰의 12.12, 5.18사건 조사에 반발해 골목 성명을 발표중인 전두환 전 대통령. 경향신문 자료사진

 그러자 검찰은 법원에서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군 형법상 반란수괴, 불법 진퇴, 지휘관 계엄수소 이탈, 상관살해와 미수, 초병 살해 등 6가지 사유가 들어 있었다. 검찰은 합천까지 가서 전씨를 구속한 뒤 안양교도소에 구금했다. 그리고 전씨는 재판에서 사형 판결을 받았고, 나중에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바 있다. 나중에 사면되기는 했지만.

Posted by 최우규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권한을 행사하여야 함은 물론, 공무 수행은 투명하게 공개하여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피청구인은 최서원의 국정개입사실을 철저히 숨겼고, 그에 관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이를 부인하며 오히려 의혹 제기를 비난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국회 등 헌법기관에 의한 견제나 언론에 의한 감시 장치가 제대로 작동될 수 없었습니다.

 또한 피청구인은 미르와 K스포츠 설립, 플레이그라운드와 더블루K 및 KD코퍼레이션 지원 등과 같은 최서원의 사익 추구에 관여하고 지원하였습니다. 피청구인의 헌법과 법률 위배 행위는 재임기간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루어졌고, 국회와 언론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실을 은폐하고 관련자를 단속해 왔습니다. 그 결과 피청구인의 지시에 따른 안종범, 김종, 정호성 등이 부패범죄 혐의로 구속 기소되는 중대한 사태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대의민주제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한 것입니다.

 한편 피청구인은 대국민 담화에서 진상 규명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하였으나 정작 검찰과 특별검사의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도 거부하였습니다. 이 사건 소추사유와 관련한 피청구인의 일련의 언행을 보면 법 위배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할 헌법수호의지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결국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 행위라고 보아야 합니다. 피청구인의 법 위배 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므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할 것입니다.

 이에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헌법재판소/경향신문 자료 사진헌법재판소/경향신문 자료 사진

오늘 헌법재판소 결정문 뒷부분에 배치된 문구다. 이번 결정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재판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행위가 위법 위헌 여부를 살펴보면서 다른 죄보다 미르와 K스포츠 재단 부문에 집중했다. 재단을 만들고 돈을 모으는 과정이 잘못됐다고 봤다. 특히 국정을 빙자한 최순실의 개입, 박 전 대통령의 최순실 지원 부문은 대통령으로서 해서 안되는 위법·위헌적 행위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피청구인의 헌법과 법률 위배 행위는 재임기간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루어졌고, 국회와 언론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실을 은폐하고 관련자를 단속해 왔습니다. 그 결과 피청구인의 지시에 따른 안종범, 김종, 정호성 등이 부패범죄 혐의로 구속 기소되는 중대한 사태에 이르렀습니다’고 적시했다. 여기에 스스로 진상규명에 협조하겠다면서 조사 불응하고 압수수색도 거부한 점을 딱 집어 써놓았다.

헌재는 박 전 대통령의 하나의 행위나 특정 시점에서 행위가 아니라 ‘일련의 언행’을 보면 헌법 수호 의지가 드러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대통령 파면으로 헌법 수호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 부분을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읽을 때 소름이 죽 돋았다.

이정민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경향신문 자료사진이정민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경향신문 자료사진


박 전 대통령 참모나 부하들이 뜻밖의 무능함을 보여줄 때 “왜 저러나” 싶었다. 검찰 수사와 특검 수사를 받으면서, 또 헌법재판소 재판을 받으면서 “정말 무능하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웬만한 상식이 있으면 저렇게는 안할텐데’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아무 대응을 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막무가내로 수사를 거부하고, 의견도 제대로 표명하지 않았다. 그냥 재판부에게 알아서 기라는 건가. 법적 공방보다는 밖으로 여론전만 펴는데, 그것도 계속 역작용할 것처럼 지지리도 못하는 거다. 아마 이건 PR이나 공보 담당 분야의 중요한 사례로 남을 거 같다. '이렇게 하면 꼭 망한다'는 쪽으로.

무엇보다 변호인단은 “저 사람들 X맨(같은 편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적) 아니야”라는 의구심이 절로 들 정도. 서모 변호사와, 나중에 합류한 김모 변호사는 법정을 모독하고 재판관들을 약을 올렸다. 정교한 논리보다는 '그냥 말이 안된다'고 우기기만 하는 것이다. 몇명은 허명만 있지만, 기중 몇몇은 나름 명성을 가진 이들 아닌가.

만일 재판관들 가운데 ‘여러 판단이 있지만 종국에는 기각’이라고 생각할 재판관이 있더라도, 이들 때문에 인용 쪽에 서야 할 판이었다. 안그러면 박 전 대통령 변호인들 주장을 받아들이는 꼴이 되니까. 결국 이들이 탄핵 반대파 재판관들의 입지마저 좁혀 버린 결과가 됐다(물론, 이는 재판관들 입장에 터잡은 법률적 판단이 아니라 순수하게 정무적으로 생각해본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경향신문 자료사진박근혜 전 대통령/경향신문 자료사진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은 사악했지만, 끝까지 무능했다는 평가로 남을 것 같다.

Posted by 최우규





#우선, 이 글은 정밀한 관찰과 사색, 논증과 반박 및 재검토를 통해 작성된 게 아니라 백일몽처럼 지어졌다. 따라서 이 글대로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도, 될 가능성도 모두 있다. 어느 쪽에 무게가 더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걸 알면 돗자리 깔겠다"고 하겠다. 대신 최근 박근혜 대통령과 탄핵심판 대리인들의 언행을 보면 이런 일이 절대로 없겠다고 확신은 못하겠다. 뭘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줘 왔기에.


#아들은 이따금 “아빠는 왜 그렇게 부정적으로 보세요”라며 불만 섞인 목소리를 낸다. “아빠가 비판적이고 회의적인 시각이 요구되는 직업을 가진 지가 20년이 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가족에게는 안 그러려고 하는데 자꾸 그러네”라고 해명 아닌 해명을 내놓았다. 이것도 일종의 직업병이다. 기자들 가운데 늘 즐거운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다. 간혹 있는 그런 종류의 이들은 대체로 기자 생활을 오래하지 않고, 하더라도 마지막 직업을 기자로 마치지 않는 것 같다.


#과거 정치부에 온 지 얼마 안됐을 때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고문을 담당하는 마크맨이 됐다. ‘좌희정 우광재’는 나 같은 막내 기자를 붙들고도 “우리 노짱이 꼭 대통령 된다”고 자신만만해 했다. 그럴 때마다 “웃기고 있네. 허구헌날 어음 발행하지 말고 현찰을 좀 내놓아봐”라고 대꾸했다. 시비걸듯이 그랬다는 것은 아니고, 정치부 정당팀 막내와 당시 지지율 꼴지 그룹에 속한 주자의 스태프가 갖게 되는 일종의 공감 비슷한 것이 있어서, 좀 편하게 하는 이야기였다. 돈을 내놓으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어음은 ‘잘 될 것’이라는 희망과 기대, 현찰은 지지율을 뜻하는 우리들만의 일종의 암호였다. 하지만 이런 대화가 오가고 1년 정도 뒤 노무현 후보는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써놓고 보니, 내가 비관론자이자 회의론자라는 점을 다시 강조하면서도 안희정 현 지사, 이광재 전 지사와 남 못지 않게 친하다는 것을 은연중에 자랑하고 있다. 비관·회의론 못지 않게 기자들에게 따라붙는 특질중 하나는 잘난 체인 것 같다. 이것도 직업병인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선고일이 다가오고 있다. 이런 저런 분위기를 보면 ‘탄핵신청 인용’ 쪽에 무게가 더 실린 것 같다. 하지만 말 그대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다른 부서보다 정치부에 좀더 오래 몸담고 있었다는 이유로 주위 사람들은 “어떻게 될 것 같아”라는 질문을 받곤 한다. 그럴 때마다 난 여전히 회의론자이며 비관론자에 머문다. “글쎄 6대 4 정도(도대체 이 숫자를 내가 왜 생각해냈는지 과학적으로 설명 못하겠다. 다만 최근까지 여러 여론조사 상 수치를 뇌가 어렴풋하게 기억 밑바닥이 저장해놓았다가 이따금 꺼내는 것 같다)로 인용 쪽인 것 같지만, 어떻게 알겠어?” 그러다 오늘 서울대 조국 교수가 소셜 미디어 페이스북에 올린 글(https://www.facebook.com/kukcho?fref=nf&pnref=story)을 보고 비관론에 왕창 기름이 부어지는 듯해 소름이 돋았다.


경향신문 장도리 화백 그림경향신문 장도리 화백 그림


#조국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 심판 선고일 직전(뭐 극적 효과를 노린다면 선고 전날이나 당일 오전 일찍이 될 수도) 전격 사퇴를 선언하고 청와대에서 짐을 싸서 서울 삼성동으로 가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렇게 되면 ‘헌법재판관들의 의견은 (i) 탄핵 인용, (ii) 탄핵 기각, (iii) 사퇴했으므로 각하 등 세 가지 의견으로 갈릴 것이다. 그러면 탄핵 인용으로 결론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헌법재판소/경향신문 자료사진헌법재판소/경향신문 자료사진


좀더 비관적으로 보자면 박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사퇴 선언을 하고, 탄핵심판 선고가 일어나기 전까지 재판관들에게 대통령 사퇴서 정·부본이 전달돼 사퇴한 상황을 인지하게 된다면 탄핵 인용은 물건너 가게 될 것에 500원을 걸 수 있다. 헌재 재판관 8인 중 대체로 2명은 기각에 가깝다는 게 현재까지 추정이다. 그럼 그 2명은 계속 기각 입장을 취하거나, '사퇴했으므로 각하' 쪽에 서게 될 것이다. 그리고 탄핵을 받아들이는게 옳다고 봤던 심판관중에서도 ‘이미 물러났으므로 인용해봐야 실익은 없고 혼란을 부추길 뿐’이라면서, 혹은 그것보다 더 이해가 가는 이유를 내세워 각하 쪽 손을 드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단 1명만 각하 쪽에 손을 들어 인용하자는 재판관 수가 5명 이하로 내려가면 탄핵은 인용되지 않는다.


#여기까지 법과 정치의 단계라면 그 다음은 정치의 광풍이 몰아치게 될 것이다. 조국 교수 말대로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이 진행되는 두 달동안 자신의 삼성동 자택에서 농성 정치를 시작할 것이다. 억울함을 호소하며 검찰 수사는 거부하며 버틸 것이다. 2000년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에 대해 언론대책 문건 등을 놓고 검찰이 체포하려고 했을 때에도 집에서 농성해 끝내 체포하지 못했다. 하물며 일국의 대통령을 지냈던 자가 집에서 농성을 하면 어떻게 될까. 봄은 봄이되, 봄이 아닌 1980년 봄이 37년만에 재연될 것이다. 더 혹독하고 심하게.


#자, 이제 박근혜 ‘전직’ 대통령은 “잡아갈테면 잡아가라. (소위)태극기 시민이 촛불시민보다 많다. 이게 민주검찰이냐”고 외칠 것이다. 이에 감읍한 어떤 당의 당원과 국회의원은 물론 친박 단체, 어버이연합, 일베 같은 극우단체, 시청광장을 메운 반탄핵 시위단체들이 모여들어 말 그대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에서 농성 국면에 들어갈 것이다. 이들은 지금처럼 태극기와 성조기를 앞세우고 총궐기를 할 것이다. 그렇다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 대행 겸 총리나 유승민·남경필·홍준표 같은 여권 주자가 대통령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은, 글쎄 이 점에서도 극히 비관적이다. 대선은 야권 주자 누군가가 이길 것이다.


경향신문 자료사진경향신문 자료사진


다만 선거 과정에서 보수(이런 이들을 보수라고 하기도 뭐하다. 그냥 '친박'이라고 하는게 맞겠다) 층은 ‘대통령 불구속기소와 궐석재판, 초스피드 진행에 따른 확정판결 뒤 차기 대통령의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을 요구할 것이다. 그러면 야권 내에서 이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을 할 것이고 대선 최대 쟁점으로 떠올라, 정의나 개혁 등 의제를 모조리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누군가 대통령에 선출돼 바로 취임하더라도 박근혜 세력은 여전히 농성을 벌이면서 국정을 발목잡을 것이고, 그 누가 대권을 쥐어도 국회 재적 3분의 1에 불과한 여당은 야당들 눈치보느라 개혁 조치들은 뒤로 줄줄이 밀리고. 


#여기까지가 조국 교수 글에 의해 촉발된 내 비관론과 상상력이 다하는 지점이다. 웹툰 작가 이말년식이라면 ‘그렇게 해서 갈등이 고조되고 지각이 변동하다 우주인 침공을 맞아 지구는 멸망한다’는 식으로 끝나겠지만.


웹툰작가 이말년 작품웹툰작가 이말년 작품


 이런 식으로라도 비관론과 회의론을 털어놓았으니, 오늘 오후부터는 조금 더 낙관적이고 즐거운 상상을 해야겠다. 써놓고 보니 이건 ‘의식의 흐름’도 아니고, ‘무의식과 개꿈의 합주’쯤 되는 듯하다.


Posted by 최우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억울하기는 억울했나 봅니다. 기자들에게 “나쁜 놈들”이라고까지 했으니 말입니다.


입국하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경향신문 자료사진입국하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경향신문 자료사진

 반 전 총장이 미국에서 한국행 비행기에 오를 때만해도 ‘귀국한 뒤 지지율은 치솟고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을 제외한 다른 정당들이 모시지 못해 안달일 것’으로 생각을 했을 겁니다. 그런데 웬걸요. 공항에서 전철 표 끊는데 2만원 지폐를 한번에 넣는 사진이 나오면서 삐그덕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가는 곳마다 한 건씩 해댑니다. 1일 1논란. 턱받이, AI방역, (그리고 악마의 편집으로 진짜 억울하게 된)퇴줏잔 논란, 환영받지 못한 세월호 팽목항 방문 등….


 광주 조선대학교 강연에서 대학생들에게 “여러분이 젊을 때 세계를 좀 알고 세계인류와 고통을 나누는 게 필요하다. 여러분이 해외로 진출해서, 정 다른 일이 없으면 진짜 ‘볼런티어’(volunteer·자원봉사)라도 세계 어려운데 다녀보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라도 한다는 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놓고 ‘열정페이와 노~오력’을 강요하는, 옛날식 발언이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조선대를 방문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경향신문 자료사진조선대를 방문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경향신문 자료사진

 유엔 사무총장 시절 행동보다는 ‘우려(am concerned)’만 표명했다고 해서 ‘우려왕’이라는 별명이 붙어었는데, 귀국한 뒤에는 ‘논란왕’이 됐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지지율도 정체하거나 떨어지는 등 ‘컨벤션 효과’를 누리지도 못했습니다. 취임 초, 데뷔 초에 즐기는 언론과의 밀월도 없이 바로 검증 분위기가 조성되니 씁쓸하기도 했을 겁니다.


 어제 반 전 총장은 언론에 대한 불만을 격정적으로 토로했습니다. 그는 대구 한국청년회의소 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위안부에 관해 제가 역사적 과오를 저지른 것처럼 말하는데 절대 아니다”며 “제가 누구냐. 대한민국 국민이고 유엔 사무총장을 했다. 인권에 관한 한 대한민국 어떤 분이라도 나와서 저와 얘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공항철도 발권기 2만원 투입’ 논란에 대해선 “여러분 파리에 가서 전철표 끊을 때 금방 할 수 있느냐”며 “왜 그걸 못하냐고 비난하면 그게 공정하냐. 약간의 애교로 봐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서운해했습니다.


 특히 언론에는 “여러분들이 그렇게 하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피해당하고, 국민들이 피해당하고 있다. 좀 공정하게 하자”고 말했습니다. 그리곤 “말할 때 약간의 실수를 가지고 대단한 논란이 되는 것처럼 한다. 제가 신도 아니고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며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 뒤 “저를 계속 따라다니면서 위안부 문제 묻지마세요. 그건 페어(공정한) 싸움이 아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그는 분이 안풀린 듯 저녁식사 뒤 자리를 뜨면서 한 참모에게 “이 사람들이 와서 그것(위안부 합의)만 물어보니까. 내가 마치 역사에 무슨 잘못을 한 것처럼. 나쁜 놈들이에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목격됐습니다. 그게 오늘 오전 조간에 많이 나왔죠.


경향신문 김용민 만평경향신문 김용민 만평

   반 전 총장의 “나쁜 놈” 발언을 들으니, 16년 전 일이 떠올랐습니다. 김대중 정부 때였습니다. 당시 여당은 새천년민주당이었고, 그 때 저는 그곳 말진(한 언론사에서 기자 여러 명을 보내는 출입처의 막내기자)이었습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정당, 특히 여당 말진은 심신이 피곤합니다. 오전 7시30분 당정회의를 챙기려면 7시까지는 나와야하고 점심에 중진급 의원들이 비밀회동한다는 소문이 돌면 수십통의 전화를 걸어서라도 식당을 알아내고 쫓아가서 한마디 들어야 합니다. 밤에는 취재원들과 식사를 하며 '밀당'을 하거나 주요 계파 보스들의 행적을 쫓아야 합니다. 그러다 집에 가면 밤 12시이기 일쑤고, 술 자리가 있어서 그게 길어지면 새벽 2, 3시에 들어갑니다. 그러면 3~4시간 자고 나와서 또 다람쥐 쳇바퀴 돌듯. 1주일에 4, 5일은 그렇게 했습니다. 그런 말진 생활을 3년 넘게 했습니다.


 옆길로 샜지만, 암튼 그럴 때였습니다. 말진의 중요한 업무중 하나가 ‘귀대기, 벽치기’라는 겁니다. 어감은 좀 흉악하지만, 실은 중요한 회의가 열릴 때 당직자들 눈을 피해 문 틈의 벽에 귀를 대고 안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듣는 거죠. 대변인 발표로는 당시 정황이나 발언자, 발언 내용을 그대로 파악하기 힘들어서입니다. 공식 브리핑은 아무래도 거친 표현이나 확정되지 않은 내용, 논쟁이 붙은 부분 등은 빼기 마련입니다. 이 귀대기에서 중요한 단어나 문장 하나만 제대로 들으면 다음날 1면 톱 기사를 발굴해낼 수도 있습니다. 극히 드문 경우지만요.


 그 때도 다른 기자들과 함께 당사 회의실 앞에서 서성거리다가 중간 당직자들에 의해 쫓겨났습니다. 기자실로 돌아가 신문을 뒤적거리다 화장실을 들렀습니다. 그러다 ‘한번 올라가볼까’ 하고 회의실 앞에 갔더니 지키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겁니다. ‘이게 웬 떡’. 회의실 옆 작은 탕비실로 들어가 1시간 동안 귀대기를 했습니다. 합판으로 벽을 임시로 만들어 놨기에 시시콜콜 내용이 다 들리더군요. 나중에 보니 귀와 볼에 줄이 가 있더군요. 생생하게 잘 들었지만, 그날 그다지 중요한 내용을 건지지는 못했습니다.


1992년 12월 김대중 후보가 충주 지역 유세 활동을 앞두고 버스에서 전략회의를 하고 있다-경향신문 자료사진1992년 12월 김대중 후보가 충주 지역 유세 활동을 앞두고 버스에서 전략회의를 하고 있다-경향신문 자료사진

 다만 한가지 궁금한 점이 생겼습니다. 당의 주요한 직책을 맡은, 이를테면 사무총장과 원내총무(지금은 원내대표로 불리지만), 정책위의장, 대변인, 국회의 주요 상위원장과 상임위 소속 의원 등 수십명이 논의를 하는데, 기자들을 모두 “언론인”으로 불렀습니다. 당시 보수신문들은 DJ정책 공격에 불만을 가졌고, 비판적 내용을 많이 썼습니다. 좀 '악의적이다' 싶은 것도 꽤 있었구요. 그런데도 그날 회의에서 “언론인들 설득을 잘하자”는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됐습니다. 수십명중 “기자놈들”이라는 발언을 한 명쯤은 할 법도 했지만(회의 참석자 가운데 성격이 괄괄해 평소에도 거리낌없이 발언하는 인사들이 대여섯명은 있었지요), 1시간 넘은 회의 동안 단 한명도 예외없이 ‘언론인’이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기레기(기자 + 쓰레기)’라는 말이 나돌지만, 당시에도 기자들은 꺼려지고, 여당 인사 입장에서 봤을 때 미운 이들이 많았을 겁니다. 그런데 그토록 ‘절제(?)’하는 게 좀 신기하게 비쳤습니다. 이 사람들이 이렇게 고매한 인격을 갖고 있나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그들이 왜 그랬는지 궁금증은 며칠 있다가 풀렸습니다. 당의 주요 인사 방에 들러 차 한잔 하다가 “XXX(대화 당사자)도 그렇고, 다른 사람도 그렇고, 기자들 욕을 않더라. 자기들끼리만 이야기하면서도 기자놈이라고도 않고 꼭 ‘언론인’이라고 하더라. 왜 그러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다 총재님 가르침 덕”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당 총재 시절이었죠.


  이야기인즉은 이렇습니다. DJ는 군사정부와 갈등 상태였고, 늘 감시를 받았습니다. 측근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디서 누구와 밥을 먹고 무슨 말을 했는지 모두 정보당국이 들여다본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구요. DJ는 측근들을 모아놓고 이런 저런 주의사항을 강조했습니다. 언론과 관련해서는 이렇게 주의를 줬답니다.


 ‘늘 언론을 존중하라. 우리가 기댈 곳은 민심이고, 그건 언론을 통해서 가능하다. 불리하게 써도 늘 설득하고 또 설득하라. 사석에서라도 욕하지 말아라. 어느 순간 (욕이)툭 튀어나온다. 그러면 주워 담지 못한다. 우리처럼 늘 불리한 상황에서 언론, 특히 언론인까지 적으로 돌리면 안된다’라고 했답니다. 정확한 워딩이 기억이 나지 않아 겹따옴표가 아니라 홑따옴표로 썼습니다. 아무튼 그제야 귀대기 한시간 뒤 품었던 궁금증이 풀리더군요.


 10년 넘은 시간이 흘러 상황도 달라졌고 사람도 다릅니다. 하지만 언론이 누군가를 귀찮게 구는 일은 그 때나 지금이나 같습니다. 언론이 못되먹어서가 아니라, 그게 언론의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Watch Dog여야지, pet이어서는 안되는 거죠. 검증하고 파헤치고 드러내는 게 언론의 존재 이유이고, 독자나 시청자들이 신문이나 방송 뉴스를 보는 이유입니다. 그걸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언론에 존재하지 말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물론 특정세력에게 악의적인 보도를 일관하고, 딜(deal)을 하고, 관찰자에 머무르지 않고 스스로 플레이어가 돼 판을 바꿔 보고 싶어하는 경우도 없다고 주장하지는 않겠습니다(영화 <내부자>에 나오는 조국일보 이강희 주필 같은). 그건 제대로 된 언론은 아닐 겁니다. 아마 반 전 총장은 자신에게 위안부 문제 등을 계속 질문하는 기자들을 ‘제대로 된 언론이 아닌 곳’에서 나온 나쁜 놈들로 본 것 같습니다. 과연 누가 맞을까요. 제 생각은 있습니다만, 강요는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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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녀봉에 있는 선명우의 소금집에서 내려다보는 금강은 정말 비단을 깔아 놓은 듯 매끄럽고 유장했다. 계룡산의 허리 짬을 파고 돌다가 공주 부여의 옛꿈을 쓰다듬고 내려오는 강물이었다. 흐르기 때문에 강인 것인지, 강이기 때문에 흐르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강물을 내려다보다가 고개를 돌리면 멀리 계룡산의 연접한 줄기줄기도 머물지 않고 마냥 흐르고 흘렀다. 흐르고 머무는 것이 자연이려니와, 흐르고 머무는 것이 곧 사람이었다.”(박범신 소설 <소금> 357쪽)


 박 작가는 <소금>에 충남 강경의 옥녀봉과 금강을 이렇게 옮겨 적었다. <소금>은 자본주의의 소비 네트워크에 휘말려 삶을 빨대로 빨리는 아버지들을 다뤘다. 주인공 선명우도 아버지를 빨고, 그는 부인과 딸들에게 빨린다. 선명우가 천하게 번쩍이는 현실을 버리고 가난과 남루함, 웅숭깊은 자연을 찾아가 머문 곳이 옥녀봉 소금집이다.


 문학은 현실의 거울일 것이다. 모양을 비추지만 만질 수 없다. 한데 거울 속에 들어가 책 문장 사이, 단어 사이에 숨어 있는 실재들을 맛볼 수 있다면 어떨까. 소설 속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와 거울 속을 돌아다닌 것처럼 내 발로 직접 가볼 수 있다면. 


 충남 강경과 논산은 박범신 작가의 소설 <소금> 독자들에게 맞춤한 곳이다. 가시 많은 생선 살을 발라 먹듯 작가와 주인공들의 발자국을 따라 밟을 수 있는 곳이니 말이다.


 ‘경향 70년, 70인과의 동행’ 참가자 70여명이 23일 땡볕이 내리쬐는 강경 옥녀봉을 찾았다. 박 작가 안내로 옥녀봉 꼭대기에 서자 금강과 논산평야가 눈앞에 펼쳐진다. 고목들이 서늘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금강과 논산평야23일 충남 강경 옥녀봉에서 내려다본 금강이 논산평야를 끼고 휘돌고 있다. 강경 _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옥녀봉에는 보름달 뜬 날 하늘에서 선녀들이 내려와 경치를 즐기고 맑은 강물에 목욕하고 놀았다는 전설이 서려 있다. 박 작가는 “그건 건전 버전이고, 에로틱 버전이 있다”고 껄껄 웃었다.


 옥황상제 막내딸이 선녀들과 목욕을 하다가 너무 늦었다. 허겁지겁 날개옷을 입고 하늘로 올라갔다. 

 옥황상제가 구름 밑을 내려다보니 한 선녀의 옷매무새가 흐트러져 젖가슴이 보였다. 옥황상제는 “단정치 못한 저 아이는 발을 들이지 못하게 하라”고 지시했다. 알고 보니 애지중지하던 막내딸이었지만, 지시를 거두지 못했다고 한다.


박범신 작가‘경향 70년, 70인과의 동행’ 참가자들이 23일 박범신 작가 소설 <소금>의 무대인 충남 강경과 논산을 찾았다. 금강이 내려다보이는 강경 옥녀봉 공원에서 박 작가(가장 앞)가 이곳에서 보낸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강경 _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박 작가가 탐방객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금강 포구에 과거 2~3㎞나 파시가 늘어섰다고 합니다. 제 고향은 여기서 8㎞ 떨어진 곳입니다. 중2 때 강경읍으로 이사갔죠. 저 금강 하구를 지금은 막아놨습니다. 강물은 흘러야 하는데, 농업용수로도 못 씁니다.” 못마땅한 기색이 역력했다.


 박 작가는 금강변 갈대밭을 가리키며 “날 키운 자궁”이라고 했다. 

 그는 강경읍에서 익산 남성고를 기차로 통학했다. 하지만 새벽밥 먹고 나와 역으로 안 가고 갈대밭에 가서 매일 하루 책을 2권씩 읽었단다.


 옥녀봉 밑에 <소금> 주인공 선명우의 살림집이 있다. 방 2칸짜리에 시멘트벽과 바닥, 슬레이트 지붕. 초라한 곳이다. 이곳에서 주인공이 자아를 회복한다.

소금집‘경향 70년, 70인과의 동행’ 참가자들이 지난 23일 박범신 소설 <소금>의 배경이 된 주인공의 집을 둘러보고 있다. 강경 _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박 작가는 “여긴 옛집들이 많이 남아 있어 연속극을 찍으러 많이 온다”며 “개발의 광풍이 이곳을 덮쳤다면 이곳을 사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닌 게 아니라 강경에는 옛 벽돌 건물이 많다. 벽돌도 세월이 갈아낸 듯 색은 바랬고, 닳고 닳아 옆 날과 각은 죽어 있다. 그걸 박 작가는 “옛사랑, 문학의 마음”이라고 했다. 남루하고 퇴락한 것들, 사라지는 것, 모자란 것, 눈물겨운 것들…. 선명우의 첫사랑 세희가 입었던 ‘실밥 풀린 메리야스’ 같은 심상이다.


 강경에는 기독교 관련 유적들이 곳곳에 들어서 있다. 옥녀봉 공원 안에 한국 침례회 최초 예배지가 복원돼 있다. 조선 말기 강경과 인천을 오가던 포목장수 지병석 집사의 가택이다. 1895년 폴링 선교사가 이곳에서 첫 주일 예배를 드렸다.

 옥녀봉에서 골목길을 내려오면 1924년 건립된 강경성결교회 유적이 나온다. 현존하는 유일한 개신교 한옥 교회다. 남녀가 드나드는 문이 달랐단다.


 잠깐 차를 달리니 강경근대역사관이 나왔다. 1905년 한호농공은행 강경지점으로 설립됐다가 한일은행으로 바뀐 곳이다. 근대 건물다운 외관을 가졌지만, 은행이라는 특성 때문에 입구가 작다. 옛 교과서, 저울, 손풍구, 곤로, 풍금, 재봉틀, 작두, 베틀, 기계 등 시간이 멈춘 듯한 물상들이 전시돼 있다. 송재권 해설사(60)는 “논산·강경에 등록문화재 11곳이 있는데 그중 1곳만 논산 연산역에 있고 나머지 10곳은 강경에 있다”며 “그만큼 예전에 흥했던 곳”이라고 말했다.


 역사관 바로 길 건너에 젓갈 시장이 있다. 하항(河港)과 시장으로서의 기능을 잃은 강경이 호구책으로 삼았던 젓갈이 이젠 대표 상품이 됐다.


 논산시를 가로질러 15분가량을 가면 관촉사가 나온다. 국내 최대 석불로 보물 218호인 석조미륵보살입상이 풍광을 압도한다. 968년 혜명(慧明)이 창건한 이 사찰에는 미륵에 얽힌 이야기가 전해진다. 한 여인이 산에서 고사리를 꺾다가 아이 우는 소리를 듣고 가보았더니 큰 바위가 땅에서 솟아나고 있었다. 소식을 전해 들은 고려 4대왕 광종은 그 바위로 불상을 조성하라고 명했다.

미륵불상충남 논산시 은진면 관촉사에 있는 보물 218호 석조미륵보살입상. 논산 _ 강윤중 기자


 혜명은 석공 100명을 데려와 37년에 걸쳐 불상을 만들지만, 너무 커서 세우지는 못하고 걱정만 했다. 이때 아이들이 삼등분된 진흙 불상을 만드는 놀이를 보게 됐다. 평평한 땅에 발톱부터 손까지 불상을 세우고, 그 옆에 흙을 비스듬히 쌓아 손부터 이마까지 부분을 위로 끌고 올라가 몸통 위에 올렸다. 그 옆에 또 흙을 쌓고 마지막 이마 위쪽 부분까지 쌓았다. 흙을 치우니 불상이 제대로 세워졌다. 혜명이 그대로 따라 해 불상을 세웠다. 아이들은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었다.

 탐방객 중에는 풍진을 108배로 씻는 이도 있었고, 고즈넉한 그늘에 앉아 땀을 닦는 이도 있었다.


 논산시 가야곡면 탑정 호숫가에 있는 박범신 작가 집필실로 향했다. 박 작가 집 ‘와초재’ 마당에는 배롱나무 한 그루가 있다. 소설 <소금>에도 나오는 소재다. 박 작가는 이 나무를 폐교 운동장에서 옮겨 심었다. 깨끗한 껍질은 청결과 고요함을 상징한다. 스스로 수양하는 선비들이 사랑방 앞에 심어두고 닮으려고 했다고 한다. 

박범신 작가 집 '와초재'‘경향 70년, 70인과의 동행’ 참가자들이 지난 23일 충남 논산시 가야곡면 소재 박범신 작가의 집 '와초재'를 둘러보고 있다. 논산 _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땡볕을 걱정한 박 작가는 탐방객을 모두 집 안으로 들이곤 ‘삶과 글, 고향’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동양에서는 인체나 우주 모두 흙, 물, 불, 바람, 하늘 5가지 원소가 균형을 이뤄야 건강하다고 본다. 해방 이후 온통 불의 역사였다. 모진 담금질을 해가며 먹고사는 불의 역사로 살았다. 기득권과 지도층도 불의 역사로만 먹고사니 모두 불타 죽을 지경이다.”

 박 작가는 모성, 여성, 관용, 부드러움을 담은 ‘물의 역사’로 돌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영원히 청년 작가로 살고 싶다”고 했다.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박범신 작가 강연‘경향 70년, 70인과의 동행’ 참가자들이 지난 23일 논산시 가야곡면 박범신 작가의 집필관에서 작가의 강연을 듣고 있다. 논산 _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30분 예정된 강연은 2시간 넘게 진행됐다. 박 작가는 1층 거실은 물론 2층 집필실, 화장실도 모두에게 공개했다. 헤밍웨이가 맨발로 일어선 상태로 글을 쓰던 쿠바 아바나의 집필실에 서보는 게 그 애독자의 꿈이 아닐까. 탐방객 70여명은 이날 호강했다.


 부산에서 부인과 함께 온 김현태씨(67)는 “박 작가가 인상은 차분하고 애잔해 보였는데 말씀하시는 게 어찌나 구수하고 진솔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탐방객들은 논산 부적면에 위치한 백제군사박물관으로 향했다. 황산벌에서 전사한 계백 장군 묘소도 이곳에 바로 붙어 있다. 박물관은 백제시대 유물과 그 시대의 갑옷, 칼, 창, 마구 등 군사적 유물들도 함께 전시해 놓았다.


 마지막 방문지는 돈암서원이다. 논산시 연산면에 있는 사적 제383호다. 1634년(인조 12) 예악의 대가인 김장생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창건, 위패를 모셨다.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에도 훼철(毁撤)되지 않은 47개 서원 중 하나다.

돈암서원'경향 70년, 70인과의 동행' 참가자들이 지난 23일 배롱나무 꽃이 활짝 핀 논산시 연산면 돈암서원을 둘러보고 있다. 논산 _ 강윤중 기자yaja@kyunghyang.com


 외삼문을 들어서면 유생들이 공부하는 강학 공간이 나온다. 왼쪽 건물 응도당은 보물 1569호다. 대들보가 웅장하다. 양성당, 좌우 동재, 서재, 장판각 등도 있다. 모두 단청을 하지 않고 흙과 나무색만 있다. 공부하는데 정신이 흐트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란다.

 내삼문을 지나면 사당인 숭례사가 날렵한 자태로 앉아 있다. 이곳에도 배롱나무가 흐드러진 꽃을 안고 서 있다. 박범신 작가 집 마당에도 있던 나무다.


 연세대 국학연구원 서현경 전문연구원(47)은 “박범신 문학과 지역이 어떻게 만나는지, 한 작가가 지역사회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볼 수 있었다”며 “인생 이야기도 좋았다. 나이 많은 친구를 만나는 것은 좋은 지도를 찾은 것과 같다”고 말했다.

Posted by 최우규



   최근 교육부 관리 한명의 “개 돼지” 발언이 전국을 흔들었다. 잘못된 사고이고, 잘못된 발언이라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헌데 이를 둘러싸고 물타기 혹은 역공 하는 식의 반응도 나오는 듯 하다.


 우선 ‘취중 실언’이다. 그간 한국에서는 음주와 관련해서는 상당히 관대해 대해 주는 문화가 있었다. 다른 짓하다 지각하는 것과, 전날 거래처와 술 마시고 늦는 것의 질책 강도는 달랐다. 술 잘마시면 ‘호인’ 식의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술 자리에서 음주 강요나 추행 같은 헛짓도 나온 것이다.


 난 도대체 이해가 안됐던 것중 하나는 술 마시고 사고 치면 형벌을 줄여주는 것이다. 강간을 해도, 강도를 해도, 폭행을 해도 술을 마시면 ‘심신 미약’ 상태라고 형을 줄인다. 세상에. 막말로, 누군가를 패고 싶을 때 일부러 술을 마시고 일 저지르면 “술이 웬수”라고 호소해 처벌을 가볍게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에는 법원도 음주에 따른 작량감경을 많이 안해주는 것으로 들었다.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교육부에선 당시 식사 자리를 조사해서 소주 몇잔에 폭탄주 몇잔을 마신 상태에서 한 이야기라고 보고했단다. 새누리당에서는 국회 상임위에서 이를 꽤 심각하게 질문했고. 결국 “술 마시고 한 헛소리니 봐달라”는 취지다. 그 자리에서 경향신문 기자들중 한명은 아예 한잔도 안마셨고, 다른 한명도 몇잔 안마셨다고 한다. 그리고 교육부가 주장한바 대로 그 관리가 저만한 양의 술을 미리 몽땅 마셔 취한 상태에서 이 문제를 이야기한 게 아니었다.


 기자들 말에 따르면 그 관리는 자리를 자주 비었고, 자신이 먼저 화제를 꺼냈고, 차분한 말투로 자신의 논리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기자들은 이 발언의 심각성을 감안해 여러차례 농담이냐, 진심이냐는 식으로 물었고 발언 취소(이를 테면 “농담입니다. 요즘 답답해서 해본 말이에요”라는 식의) 기회를 주었다. 하지만 그는 스마트폰이 녹음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자신의 발언의 취지와 논리 전개를 취소하지 않았다. 즉, 취중에 나온 실언이 아니라 머리에 각인된 내용이 입으로 흘러나왔다고 볼 수 밖에 없다.


 그 관리는 ‘그날 폭탄주 8잔과 소주 11잔을 마셨다’고 교육부에 보고했다고 한다. 그만큼 많이 마셨다는 취지다. 헌데 취해서 헛소리를 한 사람이니, 그 만큼 마셨다는 술잔의 숫자도 헛소리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 아닌가. 스스로 순환 논리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모양새가 고깝다 못해 안타깝다.



 두번째로는 그 관리가 언쟁을 하는 과정에서 격해져 ‘다소 과격한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세상에 그런 사람들이 있다. 자존심이 극히 강하고 스스로 말빨이 세다고 자부하는 이들인데, 논쟁하다가 잘못된 발언을 해도 끝내 우기면서 철회하지 않는 경우다. 하지만 경향신문 기자들이 말했듯 이 문제는 기자들이 아니라 자신이 먼저 끄집어 낸 이야기다. 경향신문 기자들은 그와 논쟁한 게 아니라, 해야 할 질문을 했고, 거기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자신의 견해를 밝힌 이는 해당 관리다.

무엇보다 언쟁이 격해졌다고 해도, 할 말 안할 말이 있다. 제 성질을 못이겨 못할 말을 했다면 의당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


 세번째로 ‘사석에서 한 이야기를 기사화하느냐’는 것이다. 교육부 주요 관리가 대변인 등과 함께 왔다. 그리고 경향신문의 특정 부서장과 출입기자가 마주 앉았다. 그들이 거기서 파티를 한 것도 아니고, 선을 본 것도 아니다. 해당 관리와는 첫 대면이라지만 그 관리는 자신이 담당하는 부처 내 문제를 이해시키고 싶었을 것이고, 경향신문 기자들은 부처의 주요한 관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듣고 싶었을 것이다. 당연히 업무의 연장 선상이었다. 그 자리의 식사 비용도 관리가 내거나 더치페이를 한 게 아니라 교육부의 업무용 카드로 처리됐다고 한다.


기자들 사이에서도 ‘사석에서 한 이야기, 기자 윤리’ 운운하는 말이 나돈다는데, 솔직히 그런 기자들 한심해 보인다. 그렇다면 검사가 친구와 사석에서 술 마시고 돈 받았다는 내용을 알고도 "사석에서 벌어진 일인데"라고 기사를 안 쓸 건가.


기자가 기사 판단을 할 때 기사 자체만 갖고 판단해야 한다. 그게 어느 자리에서 나온 건지는 기사 자체보다는 판단할 때 더 무거운 가치가 아니다. 그 자리에서 나온 내용이 오프나 엠바고였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서석재 총무부 장관의 노태우 전 대통령 4000억원 비자금 발언, 진형구 대검 공안부장의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 등도 기자들과 술자리에서 나온 내용이다. 그게 사인의 프라이버시, 취재원 보호보다 공공의 이익이나 국민의 알권리가 더 무거우면 당연히 기사화해야 하는 것이다. 난 그렇게 배웠고, 후배들에게도 그렇게 말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렇게 이야기하는 관리들이나 기자들, 그런 밥, 술자리에서 사고 당하면 "업무가 아니었다"면서 산재 신청도 안하고 사적으로 알아서 고칠 거냐고.


  이 말을 들려주고 싶다.  "

누구나 어리석은 생각을 갖는 법이지만, 현자는 단지 이를 말하지 않을 따름이다." (빌헬름 부쉬, 1832~1908)



Posted by 최우규



 미국 항공 역사상 풀리지 않은 항공 납치 사건이 딱 한 건 있습니다. 바로 ‘D. B. 쿠퍼’ 사건입니다.


 ‘항공기를 납치해 거액을 받은 뒤 이를 몸에 두르고 공중에서 낙하산으로 탈출한다’. 영화 같은 이 사건은 1971년 추수감사절 하루 전날인 11월 24일 벌어졌습니다. 댄 쿠퍼라는 이름의 남성은 미 오리건 주 포틀랜드 공항에서 20달러를 주고 워싱턴 주 시애틀-터코마 공항으로 가는 노스웨스트 오리엔트 여객기 보잉 727 N467US편의 항공권을 샀습니다. 편도로 30분짜리 여행입니다.

댄 쿠퍼의 몽타주댄 쿠퍼의 몽타주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그는 검은색 정장과 흰색 와이셔츠, 검정 넥타이에 끈없는 구두 로퍼 차림이었습니다. 좌석에 앉은 그는 담배를 한개비 피우며 버번과 소다를 주문했습니다. 목격자들은 그가 40대 중반으로 5피트 10인치(1m78㎝)에서 6피트(1m83㎝) 정도라고 밝혔습니다.


 좌석은 3분의 1 가량 차 있었고 비행기는 오후 2시50분 이륙했습니다. 쿠퍼는 이륙 후 자신과 가장 가까운 곳에 앉아 있던 여승무원 플로렌스 쇄프너에게 쪽지를 건넸습니다. 쇄프너는 외로운 사업가가 건네준 연애 편지인줄 알고 쪽지를 펴보지도 않고 자신의 지갑에 넣었습니다. 그러자 쿠퍼는 그녀쪽으로 몸을 기울여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봐, 아가씨. 그 쪽지 펴보는 게 나을 거야. 난 폭탄을 갖고 있어.”

 쪽지는 모두 대문자로 깔끔하게 써져 있었습니다. 자신의 가방에 폭탄이 들어있고, 그녀에게 자신의 옆 자리에 앉으라고 돼 있었습니다. 쿠퍼는 쇄프너가 믿지 않을까 봐 가방을 열어 빨간색 원통 주변으로 여러 가닥의 전선이 감긴 폭탄을 보여줬습니다.


FBI의 댄 쿠퍼 현상 수배 전단FBI의 댄 쿠퍼 현상 수배 전단


 쿠퍼는 미국 화폐로 20만달러와 4개의 낙하산을 준비하고, 항공유 트럭을 시애틀 공항에 대기시킬 것을 요구했습니다.


 쇄프너는 이 쪽지를 조종사 윌리엄 스콧에게 보여줬습니다. 스콧은 이를 즉각 상부에 보고했고, 노스웨스트 오리엔트 항공의 도널드 나이롭 회장은 몸값을 넘겨주고 납치범에게 협조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쇄프터는 “쿠퍼가 그 지역 지형을 잘 아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쿠퍼는 한 지점에 이르렀을 때 “저 밑은 터코마 같네”라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그랬습니다.

 그는 조용했고 예의 바르고 말을 잘 했다고 쇄프너는 회고했습니다. 쿠퍼는 두번째 버번을 마셨고, 값을 치르고는 쇄프너에게 거스름돈을 팁으로 주려고 했답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시애틀 지역 은행에서 20달러짜리 1만장을 구했습니다. 요즘 가치로는 120만 달러(13억7000만원) 상당입니다. 이중 상당수는 번호가 L로 시작되는 것이었습니다. FBI는 이들 돈 사진을 찍어 마이크로 필름으로 만들었습니다.


 쿠퍼는 군용 낙하산을 거부하고 수동으로 줄을 펴는 민간 낙하산을 요구했습니다. 시애틀 경찰은 인근 스카이다이빙 학교에서 민간 낙하산을 구했습니다.


 오후 5시24분 “요구가 모두 관철됐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쿠퍼는 비행기를 5시39분 시애틀-터코마 공항에 착륙토록 했습니다. 쿠퍼는 조종사에게 비행기를 활주로 위에 따로 떨어져 있고 조명이 밝은 곳으로 몰도록 했습니다. 경찰 저격수를 저지하기 위해 비행기 안의 불을 모두 끄도록 했습니다. 노스웨스트 오리엔트 항공 매니저 알 리가 비행기에 평복을 입고 접근했다고 합니다. 항공사 제복을 쿠퍼가 경찰복으로 오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현금이 가득 든 배낭과 낙하산이 전달됐습니다. 쿠퍼는 승객 전원과 쇄프너 등 일부 승무원에게 비행기에서 내리도록 했습니다.


 항공기에 연료를 다시 주입하는 동안 쿠퍼는 조종사에게 가능한 속도와 고도를 낮춰 멕시코 시티로 비행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대략 100노트(시속 190킬로미터)에 1만피트(3000미터) 상공입니다. 또 비행기 바퀴를 이착륙 상태로 계속 둘 것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조종사들은 연료 때문에 1600킬로미터 정도 간 뒤 다시 연료 공급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양측은 상의 끝에 네바다주 리노에서 다시 연료를 채우기로 했습니다.


 오후 7시40분 쿠퍼와 조종사 스콧, 또다른 여승무원 티나 먹클로 등 5명만 탄 채 727 항공기는 이륙했습니다. 인근 맥코드 공군 비행장에서 발진한 F106 전투가 두대가 쿠퍼의 눈을 피해 항공기를 따랐다고 합니다.


 이륙 후 쿠퍼는 모든 이들에게 조종석에 들어가 있도록 했습니다. 이 때 승무원 먹클로우는 쿠퍼가 무엇인가를 자신의 허리에 묶는 것을 보았습니다. 밤8시쯤 됐을 때 갑자기 등이 켜졌습니다. 고물쪽 승강 계단이 작동한다는 표시였습니다. 기내 압력이 바뀌면서 고물 쪽 문이 열렸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뒷문이 열린 채 착륙한 납치 비행기뒷문이 열린 채 착륙한 납치 비행기


 밤 10시15분쯤 비행기는 레노 공항에 착륙했습니다. 무장 병력이 비행기 안을 샅샅이 뒤졌지만 쿠퍼를 찾지 못했습니다. 낙하산 하나도 함께 사라졌습니다.


 당시 뒤따르던 전투기 조종사들 모두 비행기로부터 이탈하는 낙하산은커녕 그 무엇도 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다만 한밤중에 구름이 끼어 있었고 검은 옷을 입은 이가 공중 낙하했을 때 목격될 가능성은 매우 적은 게 사실입니다.


 이후 쿠퍼를 찾는 대대적인 수색과 조사가 진행됐습니다. 용의자중 한명은 경범죄 전력이 있는 오레곤주 출신 D. B. 쿠퍼였습니다. 이 때 언론에 잘못 알려지면서 범인 이름이 D. B. 쿠퍼로 굳어져 버렸답니다.


조종사 스콧이 운전하는 비행기로 똑같은 코스로 날면서 200파운드(91㎏) 짜리 물체를 동체 바깥으로 비슷한 시간에 던지는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당시 그 시간 대에 비행기는 심한 폭풍우 속에서 워싱턴주 남서쪽 루이스 강 위를 날고 있었답니다. 강 인근을 샅샅이 뒤졌지만 흔적도 찾지 못했습니다.


 1971년 FBI는 몸값으로 지급된 지폐 일련 번호를 공개했습니다. 노스웨스트 오리엔트 항공은 수거된 돈의 15%를 사례금으로 주겠다고 밝혔습니다.


 1980년엔 한 소년이 컬럼비아 강 주변에서 20달러 현찰 뭉치 5800달러를 발견했습니다. 지폐의 일련번호는 수사 기관이 쿠퍼에게 건넨 것과 같았습니다. 또 낙하산 잔해와 쿠퍼의 넥타이 등도 발견됐지만, 그의 행방을 알려줄 만한 결정적인 증거는 되지 못했습니다.

강 주변에서 발견된 몸값 현찰중 일부강 주변에서 발견된 몸값 현찰중 일부



 수사 기관은 애초 쿠퍼가 공수부대 출신의 스카이다이버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련한 스카이다이버도 비가 내리는 어두운 밤에 트렌치코트를 입고 시속 321㎞로 불어오는 강풍을 얼굴에 맞아가며 낙하를 시도해 성공하지는 못할 것으로 봤습니다.


 용의자가 댄 쿠퍼란 이름을 프랑스 만화 ‘댄 쿠퍼’에서 따왔다는 얘기도 나왔답니다. 이 만화는 캐나다 공군의 시험 비행 조종사를 다룬 만화입니다. 1963년 발간된 이 만화에선 검은 정장과 가면을 쓴 주인공이 낙하산을 펴고 비 오는 날 밤 낙하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댄 쿠퍼의 범행 당시와 나이 들었을 때를 추정한 몽타주댄 쿠퍼의 범행 당시와 나이 들었을 때를 추정한 몽타주


 그 뒤로도 계속 수사가 진행되지만 진전은 없었습니다. 그러다 12일(현지시간) FBI 시애틀 지부는 “7월8일 자로 FBI는 보다 우선순위에 있는 사건 수사에 초점을 맞추고자 쿠퍼 사건 수사에 배속된 인력을 조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45년째 용의자의 행방과 그의 정체를 규명하지 못한 사건 수사를 중단하고 다른 사건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뜻입니다.


 댄 쿠퍼는 그날 밤 낙하하다 산화했을까요, 아니면 '제이슨 본'처럼 살아남았을까요. 그래서 영화 <쇼생크 탈출>의 앤디처럼 한적한 바닷가로 가서 삶을 즐겼을까요.

Posted by 최우규



회사 요청으로 블로그를 만든 게 2009년 12월이었더군요. 처음 올린 글이 

http://choiwookyu.khan.kr/2


이었습니다. 그 뒤로 6년 2개월만에 20만 클릭이 됐네요.





말 그래도 Time flows like a river. 실감하네요. 또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한분 한분의 클릭이 모여 20만 클릭이 됐네요. 방문자님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길 빕니다.



Posted by 최우규



졸업과 입학 시즌입니다. 예전에는 졸업과 입학 선물로 시계와 만년필이 인기였죠. 그중 시계 이야기를 해보렵니다.

요즘에는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확인할 수 있으니, 시계 인기는 예전만치 못하지요. 그래도 ‘시계’ 하면 뭐니뭐니해도 스위스 고급 시계들이 첫 손에 꼽힙니다.


파텍 필립



바쉐론 콘스탄틴


오데마 피게



한 때 파텍 필립, 바쉐론 콘스탄틴, 오데마 피게 등이 최고 등급이고, 그 밑에 아 랑게 운트 죄네, 브레게, 그 밑에 쇼파드, 제라 페리고, IWC 등, 그 밑에 롤렉스와 오메가를 친다는 식의 명품 시계 서열도도 화제가 됐죠.


아 랑게 운트 죄네



브레게


잘 나가던 그 스위스 명품 시계들이 최근 시장에서 고전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시장 성장둔화, 유럽 관광객 감소, 스마트워치 상승세 등이 이유랍니다. 스위스시계공업협회(FHS)에 따르면 스위스 전체 시계 수출은 지난해 3.3% 감소해 세계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줄었습니다.


이 때문일까요. 최근 세계 2위 명품기업인 스위스 리슈몽이 인력 감축할 예정이랍니다. 올해 스위스 내에서 최대 350명을 감원할 계획입니다. 이 기업 임직원은 모두 3만 명인데, 그중 9000 명이 스위스에서 근무합니다.


리슈몽이 가진 시계 브랜드는 카르티에, 피아제, 예거 르쿨트르, IWC, 몽블랑 등입니다. 명품 업체 중 루이 비통 등을 가진 프랑스 LVMH그룹에 이어 세계 두 번째 규모를 자랑한답니다.

리슈몽은 최근 “일부 시계업체의 생산능력 조정을 연구 중”이라며 “유럽 관광객 감소와 스위스 프랑화 강세로 시계 시장이 어려워진 가운데 조정이 필요하다”는 내부 보고서를 마련했답니다.


지구 건너편 중국의 반(反)부패 정책과 경기침체로 주요 시장의 성장이 둔화했습니다. 지난달 스위스시계공업협회발표에 따르면 2015년 대(對) 중국 시계 수출은 4.7% 감소했습니다. 공직자들이 값비싼 시계 등 사치품을 선물받지 못하도록 한 중국의 정책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스위스 프랑화 상승, 유가 하락 등도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여기에 애플 와치, 삼성전자의 기어 등 스마트워치가 많이 팔리면서 엉뚱하게 명품 시계 시장이 영향을 끼쳤습니다.


앞서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도 비슷한 보도를 했습니다. 컨설팅업체 딜로이트가 내놓은 ‘스위스 시계 산업 연구 2015’ 보고서는 “2015년은 어려웠고 2016년은 매우 도전적인(즉 힘겨운) 해가 될 것”이라고 돼 있습니다.

포천은 “한때 스위스가 ‘장난감’ 정도로 여겼던 스마트워치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며 “시계에 1500달러(181만 원) 이하를 쓰려는 소비층에서 더욱 그렇다”고 썼습니다.




딜로이트는 앞서 보고서에서 “스마트워치를 경쟁적인 위협으로 인식한 시계업체 경영자는 2014년 11%에 불과했지만 2015년 25%로 늘어났다”며 “응답자의 39%는 ‘애플 워치’ 출시 이후 스마트워치의 도전을 더 인식하게 됐다고 답했다”고 적시했습니다.


스위스 명품 시계들, “아, 옛날이여”를 외칠 법도 합니다.

 

Posted by 최우규

그밖에



1999년 결혼 즈음에 산 앰프가 말썽이다. 2년 전부터 “치직”하면서 잡음이 생기더니 왼쪽 스피커는 소리가 났다 안났다 한다. 인켈 AX7R이라는 저가 제품인데, 당시 한 20만원쯤 주고 산 것 같다. 당시 오디오 애호가들로부터 입문기로 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지금도 온라인 장터를 뒤져보니 제법 인기를 끄는 것 같다.



예전에 이 기기는 칼럼으로도 한번 다뤘다.

http://choiwookyu.khan.kr/50


이 제품은 릴레이, 셀렉터 부분에서 문제가 생긴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내 것 역시 그런 운을 피하지 못했다. 물론 20만원짜리 17년을 썼으니 쓸만큼 썼다.


최근 한 일본 업체 제품 가격을 알아보고 있는데, 그래도 ‘저 앰프로 들은 음악이 몇시간이고 앨범이 몇장인가’ 해서 애착이 끊이지 않는다.


인켈 애프터서비스 센터에 전화를 해봤다. "AX7R에 연결한 왼쪽 스피커가 칙칙거린다니"고 하니까 전화를 받은 이(아마도 기사로 추정됨)가 “아, 그래요. 셀렉터 문제 같네요”라고 말한다. “수리비가 얼마쯤 나올 거 같으냐. 요즘 중고 가격이 5만~8만원 정도인데”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 전화받은 이는 “그 부품값만 6만5000원이고, 수비리까지 하면 8만원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고 값보다 비싸다”고 하니까 그 양반 하는 말이 “중고로 이 제품을 사더라도 또 수리비가 든다”고 한다. 결국 최소 13만원, 최대 16만원에야 제대로 작동되는 AX7R을 가질 수 있다는 취지다.(물론 나로서는 8만원에 해결할 수는 있다.)


사람 욕심이라는 게 늘 ‘조금만 더…’에서 출발한다. 아반테 사러 갔다가 쏘나타 사고, 쏘나타 사러 갔다가 그렌저 사고. '10%만 더 쓰면, 30% 가격만 올리면 업그레이드 가능'. 지름신이 몰려오는 소리가 슬슬 들려온다.


20만원대 중반이면 현재 갖고 있는 것과 비슷한 급의 새 제품, 마란츠 온쿄 야마하 나드 캠브리지 등도 가능하다. 게다가 집 사람으로부터는 지난해 말 "OK" 지름 허용을 받아 놓은 터다.


나드마란츠




캠브리지야마하



그런데도 배를 따보면 아마 시커멓게 먼지가 켜켜이 앉았을 인켈 앰프를 그냥 못 보내고 있다. 옛날 것을 잘 버리지 못하는 습벽도 작용한 듯하다.


이럴 때 서비스센터 말고 재야의 고수이면서, 척척 고쳐주시는 "생활의 달인' 이런 분 안계실까요?

Posted by 최우규



미국에서 유독 인기 있는 스포츠가 풋볼입니다. 발로 기량을 가리는 사커와 달리 던지고 잡고 달리고 차는 미식 축구 말입니다.


이 게임은 한마디로 땅 따먹기입니다. 편을 가른 뒤 공을 상대방 쪽으로 갖고 가서 터치 다운을 하면 점수를 내는 식이죠. 물론 발로 차서 득점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올해로 50회를 맞은 미국프로풋볼(NFL) 단판 결승전 ‘슈퍼볼’이 열렸습니다. 이는 NFL 내셔널 풋볼 컨퍼런스(NFC)와 아메리칸 풋볼 컨퍼런스(AFC) 양대 컨퍼런스의 결승팀이 단판 승부를 벌이는 경기입니다.


한국말만 들으면 이름을 ‘Super Ball(공)’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정식 명칭은 ‘Super Bowl’입니다. 당초 결승전은 ‘AFL-NFL 세계선수권 대회’로 불렸답니다. 그러다 1967년 캔사스시티 치프스 구단주 라마 헌트는 딸이 슈퍼 볼(Super ball)이라는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는 어감이 비슷하면서도 풋볼 경기 우승 트로피를 뜻하는 Bowl을 합성해 Super bowl이라는 단어를 쓰자고 주장했습니다. 그게 받아들여져 현재도 명칭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 샌타클라라의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올 슈퍼볼에서는 덴버 브롱코스가 캐롤라이나 팬더스에 24-10 완승을 거뒀습니다. 이 슈퍼볼은 해마다 숱한 화제를 남깁니다. 미국인에 의한 미국인의 축제이면서도 ‘싼 게 비지떡, 돈 놓고 돈 먹기’ 등 자본주의의 요소를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숫자로 살펴본 슈퍼볼에서 가장 관심을 끈 것은 티켓 가격입니다. 가장 싼 게 3000달러(361만원)였고, 평균가격은 4957달러(603만원)였습니다. 헌데 슈퍼볼 당일 입장권 암표 가격은 1장당 1만5000달러(1800만 원) 이상을 호가했다는 후문도 들립니다.

경기를 관람하기 가장 좋은 경기장 내 50야드 인근 좌석은 2만500달러(2495만 원)이고, 최고 스위트룸을 빌리려면 50만 달러(6억850만원)를 내야 했습니다.


슈퍼볼 경기장 주변의 4성급 고급 호텔인 힐튼 샌타클라라 호텔의 경기 당시 숙박 가격은 하루 1999달러(239만3800원)였습니다. 2주 전 287달러(34만3700원)보다 7배 오른 가격입니다.


50회 메인 중계방송은 CBS가 맡았습니다. 슈퍼볼 중계는 NBC·CBS·폭스TV 등 지상파가 매년 돌아가면서 생중계합니다. 이들이 NFL 중계권료를 지불하는 금액은 연평균 50억달러(6조850억원) 규모입니다.



하지만 광고 수익은 더 엄청납니다. 올 해 30초짜리 TV 광고 단가는 500만 달러(60억8000만원)로, 지난해 450만 달러에서 50만 달러나 올랐습니다. 지난 10년간 광고 단가가 75% 급등했습니다. 1회 대회 때에 비하면 1만2500% 오른 셈입니다.


시장조사기관 ‘칸타르 미디어‘에 따르면 슈퍼볼 광고총액은 3억7700만 달러(4518억 3000만원)라고 추산했습니다. 2010년에는 2억500만 달러(2457억원), 지난해 3억4700만 달러(4158억 8000만원)였습니다. 당시 경기장에는 7만7000여 명이 입장했습니다. 


슈퍼볼 당일 음식 소비량도 엄청납니다. 추계이지만 맥주 3억3000만갤런(12억5000만ℓ), 피자 400만 개, 버펄로 윙(닭 날개 튀김) 13억 개, 감자칩 1120만 파운드(5080t), 팝콘 380만 파운드(1723t)….

올해 슈퍼볼 평균 시청자 수는 1억1190만명이었습니다. 이는 미국 TV 역사상 세 번째로 많은 수치입니다. 다만 과거 2년 보다는 적었다고 AP 통신이 8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지난해 시청자 수는 1억1440만 명이었답니다.


인기가 다소 떨어진 것은 결승전에 오른 덴버와 캐롤라이나 인기가 지난해 시애틀 시호크스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만큼 높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대신 스포츠 도박은 특수를 누렸습니다. 네바다 주 도박관리위원회는 주의 194개 베팅업체가 베팅액 1억3250만 달러(1586억 원)의 10.1%인 1330만 달러(159억 원)을 챙겼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전 최고 기록은 2년 전 1억1940만달러(1429억 원)가 걸린 시애틀 시호크스와 덴버 브롱코스와의 슈퍼볼이었답니다.

슈퍼볼 한 경기로 인한 소비 규모가 155억달러(18조65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옵니다.



올해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브랜드 광고가 ‘슈퍼볼 최고의 광고’로 선정됐습니다. 현대차 미주법인은 이번에 광고 4편을 선보였습니다. 그중 ‘첫 데이트 제네시스’ 광고편이 일간 USA투데이가 실시한 광고 인기조사에서 전체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습니다. 유명 코미디언 케빈 하트가 제네시스 G90(한국명 EQ900)의 위치탐지 기능을 이용해 딸의 첫 데이트 감시에 나서는 내용을 다뤘습니다.

 

Posted by 최우규



굳이 ‘밀덕(밀리터리 + 오타쿠, 군사 분야의 광적인 팬)’이 아니더라도 “특수부대”라고 하면 귀가 솔깃합니다. 극한의 훈련을 통해 인간 능력의 최대치까지 뽑아내는 이들의 활약상은 영화나 드라마로도 인기를 끕니다. 그런 특수부대 활약 상을 공개하느냐를 놓고 따따부따 말이 많습니다.


주인공은 미국 조지프 보텔 통합특수전사령부(USSOCOM) 사령관입니다. 그가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에게 쪽지를 보내 최근 상황을 우려했다고 미국 외교안보전문 매체 포린 폴리시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보텔 사령관이 보낸 메모 내용은 이렇습니다.

“특수부대들의 활동과 작전이 자꾸 공개되는 것이 우려스럽다. 우리 특수부대를 비밀의 장막 뒤로 숨겨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특수부대 작전에 대한 공개적 논의는 부대원들의 임무수행을 어렵게 만든다. 특수부대 활동에 대한 공개논의를 피할 수 있도록 국방부가 도와달라.”

이 쪽지는 지난달 8일 카터 장관과 조지프 던포드 미 합참의장에게 보내졌습니다. 앞서 수일 전 카터 장관과 백악관 고위 관리들이 이슬람국가(IS)를 상대로 비밀작전을 벌일 200명의 특수임무원정대를 이라크에 파견할 것이라고 공개했습니다.

당시 파견 계획 공개에도 문제점이 제기됐습니다. IS에 대한 군사적 대처가 미흡하다는 비판을 의식해 오바마 대통령의 ‘강성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라는 것입니다. 정치적 목적이라는 의구심이죠.


특수부대는 말 그래도 특수한 목적을 위해 운용되기 때문에 ‘비밀 유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미 정부는 일부 특수부대의 경우 존재 자체를 부인하기도 합니다. 헌데 특수부대 활약상을 정부가 나서 공개해 갈등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2011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작전 후입니다. 로버트 게이츠 당시 국방부 장관은 당시 내용을 2014년 내놓은 회고록을 통해 밝혔습니다.

오바마 행정부 관리들이 빈 라덴 제거 작전의 세부사항을 발설하지 않기로 약속해놓고도 해군 특수부대 실(SEAL)이 사용한 기법, 전술, 작전계획을 공개했다고 폭로했습니다. 게이츠 전 장관은 “톰 도닐론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언쟁 중에 화가 나서 ‘모두들 입 좀 닥치면 안되느냐’고 쏘아붙이기도 했으나 소용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미 해군 특수부대 실의 최정예 ‘실 6팀’으로 유명한 연구개발단(DevGru) 요원들이 작전에 투입돼 30분만에 작전을 완료하고 빠져나왔습니다.


미 해군 특수부대 '실'





실(SEAL)이란 Sea, Air, Land에서 따온 단어입니다. 바다와 하늘과 땅, 어디에서든 작전을 할 수 있는 전천후 부대입니다. 미국 존 F 케네디 대통령 명령으로 1962년 창설됐습니다. 베트남전에서 비정규전을 수행하면서 유명해졌습니다.


올 들어 특수부대 활약상도 자주 보도됐습니다. 세계 특수부대의 원조라고 하는 영국 육군 공수특전단(SAS) 소식이 먼저 들렸습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지난 10일 SAS 저격팀이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 근거지인 시리아 락까에 잠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3일 영국인 스파이로 지목된 남성 5명을 집단 처형하는 동영상에 런던 출신 시다르타 다르(32)이 복면 차림으로 등장한 바 있습니다. SAS는 그를 제거하기 위해 급파된 것입니다.

SAS는 2차 세계대전 중인 1941년 데이비드 스털링에 의해 창설됐습니다. 후방 파괴활동, 대터러, 첩보수집을 담당합니다. 낙하, 보트, 이동, 산악 등 특수임무를 띤 4개 중대로 나뉘어 있습니다. 다큐멘터리 <인간 대 야생(Man vs Wild)>에 출연하는 베어 그릴스가 이 SAS 출신입니다. 또 만화 <마스터 키튼> 주인공도 SAS의 생존법 교관 출신으로 설정돼 있습니다.


영국 특수부대 SAS 출신인 방송인 베이 그릴스




다르는 ‘지하디 시드’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같은 영국 태생으로 지난해 11월 미군 공습으로 사망한 ‘지하디 존’(무함마드 엠와지)의 후계로 유명세를 얻었습니다.

데일리메일은 SAS 제거팀이 현지에서 활동하는 영국 비밀정보부(MI6) 지상 요원 도움을 받아 소재지 확인에 주력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통신 감청을 전문으로 하는 정보통신본부(GCHQ)도 휴대전화와 이메일 도·감청 등을 통해 확보한 정보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소재가 파악되면 SAS 저격팀은 영국 공군 MQ-9 리퍼 드론(무인기) 공습 또는 장거리 저격 범위 내에서 제거 작전을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저격팀은 최근 이라크 전략요충지 라마디 탈환전 과정에서 IS 지휘부 제거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저격수가 이끈다고 합니다.

SAS는 지난해 11월 12일 ‘지하디 존’의 락까 내 은신처 정보를 파악하자 8명으로 구성된 특수임무팀을 치누크 헬기로 락까 북부 48㎞ 지점에 내려놓았습니다. 이 팀은 공수해온 특수차량에 분승해 은신처 부근에서 5.5㎞ 되는 곳까지 갔습니다. 이들은 무선으로 조종되는 초소형 헬리콥터를 띄웠고, 은신처 주위의 동영상이 실시간으로 영국 SAS 본부와 미 중부사령부(CENTCOM)에 전달됐습니다.

12일 밤 11시40분쯤 CENTCOM 지시로 드론이 발진했고, 표적에 근접한 드론은 장착한 헬파이어 공대지 미사일로 그를 살해했습니다.

앞서 SAS 소속 저격수가 1㎞ 떨어진 IS 지휘소를 저격해 간부 3명을 사살하고 시민 20여 명을 구했다고 지난 3일 영국 일간 더선, 미러, 데일리메일 등 현지 언론들이 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당시 저격수가 투입된 이유는 IS 지휘소 안에 인질이 많아 공습이 어려웠기 때문이랍니다.


미국 특수부대인 델타포스는 마약과의 전쟁에서 한 몫했습니다. 교도소에서 터널을 뚫고 탈출했던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 검거에 델타포스가 지원했다는 것입니다.

델타포스 공식 명칭은 전투 적응단(CAG)입니다. 제식명은 육군 특전단 제1파견대 델타로 돼 있습니다. 여기서 따온 이름이 델타 포스입니다. 특수전 장교 출신이며, SAS에서 근무한 바 있는 찰스 베크위드에 의해 1977년 11월에 창설됐습니다.



미국 특수부대 '델타 포스'




지난 11일 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에 따르면 구스만 체포작전에 미 합동특수전사령부(JSOC) 소속 델타포스 지상 요원들도 힘을 보탰습니다. 요원들은 이 검거 작전에 ‘기술 자문관’ 자격으로 참가했답니다. 전술적 도움을 주었지만, 직접 검거 임무는 수행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당시 델타포스는 미 마약단속국(DEA) 요원들과 함께 활동을 했습니다.

JSOC와 DEA의 합동작전은 이번만이 아닙니다. 1993년 12월 2일 콜롬비아 마약 카르텔 대부 파블로 에스코바르 제거 작전에서도 이들은 함께 뛰었습니다.

JSOC는 델타포스 요원들과 해군 ‘실 6팀’ 요원들을 교대로 현지에 파견해 추적에 주력했답니다. 이 작전에서 에스코바르는 사살됐습니다. 당시 델타포스 요원이 직접 사살했다는 소문이 났지만, 델타포스팀을 지휘한 윌리엄 보이킨 전 미 육군특수전사령관(예비역 중장)은 이를 부인했습니다.

 

Posted by 최우규

미국과 영국에서 공교롭게 대학 상징물을 놓고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제국주의자들을 학교 상징으로 둘 것인지를 두고입니다. 두 대학 행보는 갈렸습니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 앰허스트에는 앰허스트 대학이 있습니다. 이 학교 이사회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영국군 장교 제프리 앰허스트를 학교의 상징에서 퇴출시키기로 했다. 이사회는 “학교 명칭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이지만, 제프리 경(卿)을 캠퍼스 상징으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이 앞으로의 방침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앰허스트는 1755∼1763년 아메리카 대륙의 인디언 영토를 둘러싸고 벌어진 영국과 프랑스의 식민지 쟁탈전에 등장합니다. ‘프렌치 인디언 전쟁’이라고 불리던 이 다툼에서 앰허스트는 영국군 승리에 공헌한 인물입니다.



제프리 앰허스트


그는 특히 천연두 균에 오염된 담요를 아메리칸 원주민에게 건네줘, 몰살시키려고 했습니다. 1763년 그가 쓴 편지에는 ‘형편없는 종족을 싹 쓸어버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담요 뿐 아니라 다른 모든 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습니다.

한데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는 ‘인디언 탄압의 상징’인 앰허스트를 더 이상 존경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학교 상징에서 끌어내려야 한다는 요구와 함께 말입니다. 학생 수 백 명이 도서관 바닥에 앉아 시위를 벌인 적도 있었습니다.

학교는 심도있게 논의했고, 결국 앰허스트를 학교 상징에서 빼게 됐습니다.


대서양을 건너 영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명문 옥스퍼드 대학에 세실 로즈의 동상이 서 있습니다. 그는 19세기 후반 남아프리카에서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습니다. 또 케이프주 식민지 총독을 지냅니다. 그가 세운 회사가 그 유명한 다이아몬드 업체 ‘드비어스’입니다.

그는 원주민을 학살하고 노동력을 착취했습니다. 남아공의 악명높은 인종 차별도 그에게서 기인한 바 있습니다.

로즈는 모교인 옥스퍼드 대에 600만 파운드를 기증했습니다. 요즘 한화로 치면 1조2000억원 쯤 된다고 합니다.




옥스퍼드대는 이 돈으로 로즈 장학금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년 80여명이 장학금을 받습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수혜자입니다.

헌데 최근 이 장학금을 받은 남아공 출신 유학생이 세실 동상 철거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은토코소 콰베라는 학생입니다. 콰베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영국의 제국주의를 대표하는 로즈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은 옥스퍼드대의 인종차별 철폐와 다문화주의적인 이념에 어긋난다”라고 말했습니다.

옥스퍼드대는 철거를 거부했습니다. 크리스 패튼 옥스퍼드대 총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각) 열린 루이스 리처드슨 신임 총장 취임식에서 “역사는 현재의 견해가 반영된 시각으로 쓸 수 있는 빈 페이지가 아니다. 넬슨 만델라도 그를 포용했다”라고 말했답니다.

하지만 로즈 장학금을 받았던 동문 198명이 공동 성명을 냈습니다. 이들은 “장학금이 우리의 침묵을 살 수 없다”며 콰베를 지지했습니다. 이 논란은 언제 끝날까요.

Posted by 최우규

완전 새로워진 동화 <금도끼 은도끼> presented by my daughter





금도끼 은도끼


옛날 옛적에 ‘금도끼은도끼’ 이야기를 할머니께 들은 나무꾼이 살고 있었어요. 그 나무꾼은 부귀영화를 꿈꿔서 낡은 쇠도끼 하나를 들고 숲으로 갔어요. 그리고는 옹달샘에 빠트렸어요.


그러니까 이야기처럼 산신령이 “이게 네 도끼냐?”하면서 금도끼 은도끼를 보여주는 거예요!!!!! 그 도끼를 보고 탐이 난 나무꾼은 “예, 이게 제 도끼입니다”라고 대답했어요. 그런데 옛날보다 멍청해진 산신령은 “이게 네 거였구나”라고 말하며 금도끼와 은도끼를 주었어요.


 아~주 신이 난 나무꾼은 나무를 베지도 않고 산을 내려가 버렸어요. 그리고 집으로 곧장 가서 “어머니, 나무 아~주 많이 해왔으니 맛있는 거 왕창 사오겠습니다~”라고 외치고 곧장 어디론가 금도끼 은도끼를 들고 갔어요. 


그 나무꾼이 간 곳은……,





바로바로 시장이었어요. 시장에 가 아무 곳이나 자리를 잡고 “금도끼 은도끼 팔아요~”라고 외쳤어요. 


그러니까 금방 사람들이 몰려와 돈을 나무꾼에게 던져대고 몸싸움을 벌였어요. 그래서 나무꾼은 1000냥이나 벌었답니다.


그런데 다음날, 사람들이 몰려왔어요. 대표처럼 보이는 사람이 말했어요. “그 은도끼로 나무를 패보니 나무에는 금 하나 안나고 도끼가 뭉개졌다!!!” 이렇게 외치더니 모든 음식, 돈, 물건들을 다~ 가지고는 가 버렸어요. 나무꾼은 보상금을 주겠다고 했지만 성난 사람은 집문서, 땅문서까지 가지고 갔어요.


나무꾼은 엄청나게 후회했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이였답니다.


‘금도끼은도끼’ 끝






 딸(초딩3)이 만든 그림책이다. 나름대로 운율(‘은’도끼로 쳤지만 나무에 ‘금’ 하나 안났다는 등)도 쓴 듯하다. 헌데 원 동화에서 내용이 꽤 바뀌었다.


 그래서 물었다.

 “연우야, 이 동화의 교훈은 뭐야?”

 그랬더니 딸이 답했다.

 “교훈은 없어. 꼭 있어야 해?”


 딸은 저렇게 꼭 맞는 말만 한다. ㅠ.ㅠ



Posted by 최우규

그밖에

집사람의 성화도 있었고, 몇번 해보니 땀 빼는 재미도 있어 집 근처 인왕산을 오르내리고 있다. 회사에서 야근하고 대휴하는 날, 토요일 쉬는 날 오른다. 초등학교 6학년생 아들과 함께 오르면 좀 발걸음을 늦추고, 아니고 혼자 가면 3시간 정도 걸리는 코스다.




패션 감각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터다. 게다가 등산 관련 제품들이 너무 비싼 듯해서 그냥 평상복 차림으로 오가고 있다.


올 초에 두툼한 거위털 파카에 면 티셔츠, 무릎나온 트레이닝 복(이따금 거울에 비친 옷을 보면 내가 무릎을 꿇고 걷는 것 같다), 신은 지 5년이 넘어 엄지와 새끼 발가락 옆 부분에 금이 가기 시작한 워킹화를 입고 신었다. 그나마 코오롱 등산 스틱을 선물받아 갖고 다닌다. 이게 유일한 ‘등산용품 다운 등산용품’이다.


맨 손에 스틱을 드니 손이 시려워 손바닥에 빨간 고무를 입한 목장갑을 끼고 다녔다. 가방은 집사람이 신혼여행 때 들고갔던 천으로 된 백팩이다. 커피를 넣은 텀블러, 초콜릿, 수건, 휴지 정도를 넣는다.


이 차림새로 산에 올랐다가 퇴사한 회사 선배들을 만났다. 반갑게 인사하는데 한 선배가 “다른 건 몰라도 장갑이 그게 뭐냐. 하나 사라” 그런다. “예, 예” 했지만, 속으로 ‘이게 어때서’라고 했다.


그날 볕이 좋았다. 더워서 파카를 어깨 위에 걸치고 땀을 뻘뻘 흘리며 목장갑을 끼고 내려오다가 집사람과 마주쳤다. 집 사람은 “그게 뭐냐”고 한마디했다. "노숙인 직전 같아"라는 거다.

 

짙은 청색 파카, 짙은 회색 티셔츠, 짙은 회색 트레이닝, 청색 워킹화, 빨간 목장갑, 회색 면 백팩…. 아, 모양은 좀 빠진다. 다른 것 몰라도 장갑은 개비를 하자는 생각에 문구점에 갔더니 3M 장갑이 꽤 괜찮다. 2500원에 득템하고 좋아했다.


그 다음주는 더 따뜻해져 파카 대신 플리스 재킷을 입었다. 미국 연수 갔을 때 35달러 정도 주고 산 것이다. 뭐 이것도 그닥 모양이 예쁘지는 않다. 암튼 그 차림으로 산을 오르고 있자니 다른 사람들 차림새로 눈길이 갔다.



아! 놀라움. 이건 말로만 듣던 바로 그 히말라야 원정대 급 차림새가 아니던가. 재킷은 7대 기능이 다 들어가 있는 고어텍스 소재에 빛까지 반사시킨다는 그것들. 셔츠와 바지도 속건 기능이 있어 뽀송뽀송하다는 소재로 만들고 죽죽 늘어난다는 그런 것들이다.


등산화도 발가락을 보호하는 토캡에 뒤틀림 방지, 방탄소재 케블라가 들어가고 누벅 가죽에 고어텍스 필름을 썼다는 등. 백팩도 다양한 포켓에 가벼운 소재, 어깨와 허리를 잘 받쳐주는 인체 공학적 어쩌구.


모자와 장갑도 내가 입은 전체 가격에 맞먹는다는 것들이다.


그런가 보다 하다가 컴퓨터 앞에서 아까 본 것들을 가격을 검색해봤다. 재킷은 20만~70만원, 셔츠와 바지도 10만원대, 등산화는 10만~50만원대 등등. 이건 뭐.



헌데, 그렇게 멋진 차림새는 장착했지만 개념은 집에 놔두고 온 상춘객은 어찌 그리 많은지. 


전후방 3, 4미터에서도 맡을 수 있는 화장품과 향수를 바른 이들은, 정말 바로 귀가 조치 시키고 싶다.


이어폰도 아니고 외장 스피커로 음악을 듣는 이들은 어떤가. 걷는 내내 부인, 남편, 시누이, 직장 상사와 후배를 질근질근 씹어대는 등산객들. 자신의 정치, 사회, 경제적 입장을 내내 주장하면서 다른 이들 의견은 쓰레기라고 하는 이들. 그런 사람 만나면 발걸음을 빨리 해 추월하거나, 아니면 몇분 쉬면서 먼저 보내는게 상책이다.


산 위에서 음주는 위험한 것이지만, 막걸리 한 두잔이야 할 수도 있다. 헌데 얼굴은 벌겋고 숨결에서는 이미 산화되기 시작한 듯한 냄새를 뿜는 이들이 있다. 그냥 집에서 마시지 왜 여기를 왔는지.


무엇보다 꼴불견은 불륜족이다. 이건 누가봐도 불륜족인 이들도 있고, 밴드와 라인, 카톡으로 만난 동창중 슬금슬금 밀당하고 썸 타는 이들도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등산로 초입에 카페나 술집이 많이 생겼는데, 등산은 않고 아예 거기 앉아서 술마시고 수다 떨며 연애하는 사람들도 많다”며 “화려하게 좍 빼입고 화장한 여성들, 화려하게 좍 빼입고 머리에 뭔가 바른 남자들은 그 쪽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들과 와서 이런 저런 이야기하면서 오르면 이 꼴 저 꼴 안봐서 좋지만, 혼자 오르면 어쩔 수 없이 그런 진상들과 마주쳐야 한다.


내가 바라는 등산은 그저 헉헉대면서 땀 흘리고, 이런 저런 공상도 해보고, 주위 풍광의 변화에 눈요기하는 정도였으면 좋겠다. 날이 좋아져 ‘망외’의 것을 탐하며 등산을 오는 사람이 점차 많아지면서 드는 생각이다.

Posted by 최우규

블로그 만든지 5년인가. 암튼 그닥 바지런을 떨지 못해 업데이트가 느렸는데도 17만 클릭을 넘었습니다.





그저 그런 콘텐트들을 보러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예전처럼 음악 이야기 많이 못 올려 아쉽습니다. 부서를 바뀌어서, 새 음반을 많이 듣지 못한다는 치명적 단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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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우규

천주교 신자 다섯 명이 커피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한 신자가 “내 아들이 신부인데 그 애가 나타나면 사람들은 ‘Father(신부님)’라고 부르지요.”


또 다른 신자는 “내 아들은 주교인데 그 애가 나타나면 사람들은 ‘Your Grace(각하)’라고 불러요.”


또 다른 신자는 “내 아들이 추기경인데 그 애가 나타나면 사람들은 머리를 숙이고 ‘Your Eminence(예하·猊下)’라고 부른답니다.”


네 번째 신자는 “내 아들이 교황인데 그 애가 나타나면 사람들은 허리를 숙이고 ‘Your Holiness(성하·聖下)’ 라고 부르지요.”


프란치스코 교황


이들은 어깨를 으쓱하며 다섯 번째 신자를 쳐다본다.

다섯번째 신자는 “나는 아들은 없지만 38-24-36 몸매를 가진 딸이 있는데  그 애가 나타나면 사람들은 ‘Oh My God(오 주여)’이라고 외친답니다.”


최근 청와대 회동에서 집권 여당 원내대표가 대통령을 향해 세차례나 ‘각하’라고 했다는 것을 보고 생각난 유머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 대통령에게 ‘각하’라는 호칭을 붙였었다. 자유당 시절 이승만 대통령이 한강에서 낚시하던중 방귀를 뀌었다. 그 때 옆에 있던 이익흥 내무부 장관이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라고 했단다. 최고의 아부인 셈이다.


스스로 ‘보통사람’을 내세운 노태우 대통령은 취임에 즈음해 공식적으로 각하라는 표현을 금했다고 한다. 하지만 청와대 내부에서는 그 다음 대통령인 김영삼 대통령때까지 ‘각하’ 호칭을 썼단다. 그러다 김대중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청와대 내에서도 각하라는 표현은 없애고, ‘대통령님’으로 부르게했다.


그 각하가 다시 등장했다니, 참 세월이 잘도 거슬러가는 듯하다.

헌데, 이 ‘각하’라는 표현이 스스로를 깎아내린다는 주장이 있다. 이 호칭을 쓰는 게 우리 국가 격을 떨어 뜨린다는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몇몇 믿을만한 것들을 찾아보았다. 그것과 내 종래 지식을 비교해보니 내용은 이러했다. 참고로, 이 글은 '다큐'보다는 '예능'이다. 웃자고 쓴 것이니 죽자고 덤비자 말아주셨으면.


각설하고....


각하라는 게 ‘각(閣)’에 계신 분을 뜻한다. 각은 소식이나 배움을 널리 알리는 용도의 건물이다. 하지만 이 각이 가장 높은 곳을 뜻하지 않는다.


건축에서 보면 가장 격이 높은 건물은 ‘전(殿)’이다. 왕, 왕비 또는 상왕, 대비 등 궐 안의 웃어른이 사용하는 건물이다. 즉, 궁궐의 전각에 붙이는 이름이다.

그 다음 격이 ‘당(堂)이다. 규모는 전(殿)과 비슷하지만 좀더 사적인 건물에 쓰인다. 또 선비들이 살거나, 궁궐 안에서 관리들이 정사를 돌보던 곳에 명칭을 썼다. 공적이 뛰어난 정승급 인물들이 명예퇴직 후 낙향하면 고향집에 사용하라고 임금이 하사했다고 한다.

그리고 ‘합(閤)’이라는 게 있다. 정문 옆에 붙은 쪽문을 뜻하고, 전이나 당에 붙은 부속 건물도 합이라 했다. 그 다음에야 ‘각(閣)’이다. 규장각, 보신각, 종각 등에 쓰인다. 그리고 왕실 가족이 사는 집이나 선비들이 사는 기숙사 ‘재(齊)’, 지방 관아나 학자들 집인 ‘헌(軒)’ 등이 있다.


건물 이름만 따져도 각하라고 하면 중간 급 밖에 안되는 것이다.


또 최고 지배자와 고위층을 부르는 호칭으로 따져도 그리 높지 않다. 이 또한 건물과 관계된 한자 이름에서 따온 것들이다.


청 옹정제


흔히 쓰는 ‘폐하(陛下)’는 황제를 뜻하는 존호다. '陛'는 ‘대궐 섬돌’을 뜻한다. 섬돌 위에 자리한 분이고, 신하들은 그 밑에 서서 우러러 보게 되는 것이다. 우리로서는 고종과 순종, 두 황제에게만 쓸 수 있었던 호칭이다.

그 다음이 ‘전하(殿下)’다. 이는 황제가 임명하거나 인정해준 제후국(諸侯國) 왕이나 황태자와 왕태자 또는 영주 등에게 쓴다. ‘殿’에 계신 분을 우러러 뵈어야 한다.

다음은 ‘저하(邸下)’가 있다. 왕세자나 황태손에게 쓰는 말이다. 저(邸)는 ‘집’이라는 뜻이지만, 다른 집보다 땅을 돋아 높게 지은, 귀인이 사는 집이란다. 

저하 밑에 ‘합하(閤下)’가 있다. 이는 정일품 벼슬아치나 대원군을 높여 부르던 칭호이다. 당연히 전하, 저하보다 밑이다.


그 밑에 있는 게 문제의 ‘각하(閣下)’다. 조선시대에는 정승이나 왕세손을 부르는 존칭이었다. 일본에서는 고급 각료에게 썼다.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 천왕이 직접 임명하는 칙임관, 무관 중에서는 육군 소장 이상에게만 썼단다. 그리고 일제 총독부 총독 정도에 불과한 지위였다. 일왕도 아닌 총독 급이니, 한참 낮은 것이다. 혹시 총독급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건 아닐까.


그런데도 그걸 ‘경칭’이라고 부르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뭐, 청와대 실세가 “진돗개”라니, 뭘 높이고 자시고 할 것도 아닌가보네.


그 분과 청와대 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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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우규

블로그 방문자가 16만분이 넘었네요. 저도 수백번은 왔으니 그만큼은 빼고.






16만명이 어느 정도냐면요.



지난 8월 교황께서 오셔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미사를 할 때 대략 17만여명이 참석했답니다. 위 사진 정도지요. 엄청난 숫자네요.


그간 많은 일이 있었네요. 미국 연수 때부터 이따금 올리다가 회사의 적극적 '독려'때문에 글 올리고. 그러다 칼럼 올리기 시작하고.


 당초 음악 이야기, 잡설 그런 거 위주로 올리려다가 여기까지 왔었네요.


 여기 방문하신 분들 감사드리고요, 다들 복 받으세요.

Posted by 최우규

그밖에

 아들은 초등학생이다. 5학년이다. 성질도 있고, 참을성도 있다. 나름 배려심도 있다. 재미난 녀석이다.


 4년 전 미국에서 연수할 때다. 1주일 봄방학에 맞춰 2월 디즈니월드로 갔다.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 있다. 거주하던 아이오와 주의 아이오와 시티에서 사흘간 내내 차를 몰아야 갈 수 있는 곳이다. 


미국 연수 시절 아들(왼쪽)과 딸. 집 바로 옆에서 찍었다. 아들은 머리를 길게 길러 휘날렸다.


 4일짜리 티켓을 끊었다. 매직 킹덤, 애니멀 킹덤, 할리우드 스튜디오(아들은 이를 ‘스타디오’라는 식으로 발음했다. 아마 아이오와 애들이 그렇게 발음하는 듯했다), Epcot(Experimental Prototype Community of Tomorrow)을 차례로 돌았다. 초등학교 2학년(한국식으로는 1학년)인 아들, 유치원생인 딸로서는 강행군이다. 사흘간 하루 10시간씩의 드라이브, 나흘간 하루종일 걷기와 타기.


 4개 테마 파크를 모두 돌고, 하루를 더 쉬었다. 다시 집으로 가려면 힘을 비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마지막 날 묶고 있던 숙소 근처의 ‘랍스터 뷔페’에 갔다. 어른 2명, 아이 2명이 먹으려면 100불 정도 하는 곳이다.

 한국에선 10만원을 한끼 가족 식사에 쓸 수도 있다. 이따금이지만. (써놓고 보니 '쳇'이다. 10만원을 한끼 식사에 쓰다니.) 하지만 미국서 연수·유학을 해본 사람은 안다. 100달러가 얼마나 큰 지를.


 당초 나흘 전 숙소에 도착한 첫날 랍스터 뷔페를 봤고, “저기 가볼까”라고 해서 실제 가격을 물어봤다. 가격이 셌다. 포기하고 옆식당(무슨 쿱인가 하는 곳인데)에 가서 30~40불 짜리 저녁을 먹었다.

 뭘 잘 모르던 딸은 그러려니 했지만, 아들은 ‘몹시’ 실망한 눈치였다. 새로운 음식, 그것도 맛있다는 소문을 들어본 터였으리라.



 아들 눈에 비친 서운함이 내내 마음 한구석을 눌렀다. 그래서 집사람에게 “한번 먹자. 100불 그까이 것”했고, 집사람도 ‘오케이’했다.

 아들은 들떠서 종달새처럼 지저귀었다. 뷔페에 들어섰고 자리에 앉았다. 빨갛게 익은 랍스터를 갖고 와서 먹으며 “맛있다”를 연발했다. 배불리 먹었다.

 뷔페 문제점은 과식한다는 것이다. 아들은 그날 분명 과식을 했다.


 다음날 아이오와로 향했다. 두어시간 달렸을 때였다. 아들이 “아빠, 속이 안좋아”라고 했다. 멀미하나 보다 하면서도, 좀 이상했다. 아들은 그전에 차를 타고 다니면서 멀미를 안했다.

 휴게소에 세웠다. 물을 주려고 했는데, 말릴 사이도 없이 아들이 땅바닥에 토했다. 허옇고 멀건 내용물이 나왔다. 아들 얼굴은 창백해지고 땀을 조금 흘렸다.

 못내 안쓰러웠다. 물을 좀 마시고 쉬게 했다. 딸도 오빠가 안쓰러운지 눈치를 살살 봤다. 그리곤 조그만 목소리로 동요를 불렀다.

 한 20여분 안정을 취한 뒤 차를 탔다. 그 뒤로는 괜찮았다. 속에 탈이 났던 것이다. 사흘을 다시 달려 아이오와 집에 갔다.


 아들은 아마도 엄마와 아빠가 랍스터 부페에 가려고 '큰 마음' 먹은 것을 알아차렸으리라. 자신의 아쉬움이 뷔페로 가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것도 안 것 같았다. 그러니 먹을 수 있는 힘껏 먹은 것이다. 과하게.

 그랬으니 배탈이 났고, 토했다. 그 마음 씀씀이가 느껴져 배꼽 근처가 뭉치는 느낌이었다.


 한국 와서도 랍스터 이야기를 가끔하고, 노량진 수산 시장에 가면 거기 눈길이 오래 머무는 것도 느꼈다. 하지만 랍스터는 한국서도 비쌌다.


 최근 한 마트를 갔더니 랍스터가 한 마리에 1만몇천원쯤 했다. 요즘 마트에서 손님 유인용 상품으로 많이 파는 바로 그 랍스터다. 2마리를 사왔다. 네 식구가 먹기에는 너무 적었다. 그래서 새우도 좀 샀다.


 집에 와서 아들에게 풀어보라고 했다. 아들은 눈이 휘둥그레 지면서 “랍스터다”라고 했다. 연신 “맛있겠다”고 했다. 쪄서 주었더니, 맛있게 먹었다. 딸도 맛있게 먹었다. 나와 집사람은 껍질을 까서 살 발라주기 바빴다. 살은 거의 못 먹고, 내장을 좀 얻어 먹었다.


 아들은 그렇게 먹고 싶었으면서도, 한번도 “저거 사줘”라고 안했던 것이다.


 -"종엽아, 네 이야기 썼다. ㅎㅎㅎ"(녀석은 자기 이야기를 모른 사람에게 하는 것에 질색한다.)

  어느 상인의 사재기로 킹 크랩 가격이 폭락했다는 기사를 보면서 문득 떠오른 일이다.

Posted by 최우규

# 역사는, 그래서 정치는 늘 반복된다.


# 1997년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와 김종필 자민련 총재가 연합키로 한다. 대선 후보는 DJ, 국무총리는 JP가 하기로 한다. 결국 이 조합으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불과 39만표 차이로 이긴다.


# 2002년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대선 후보는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와 단일화를 한다. 여론조사 경선을 통해 노무현 후보가 나서기로 한다. 정몽준 대표는 대선 투표 전날인 12월18일 오후 10시 선거 공조를 파기를 선언했지만 노무현 후보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57만 표 차로 이기고 당선됐다.


#2007년 야권은 지리멸렬했다. 17대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48.7%를 얻어 26.1%를 얻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압도하고 당선됐다.


# 2012년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를 시도한다. 경선 룰을 놓고 다투가 안철수 후보는 경선을 거부하고 돌연 사퇴한 뒤 문재인 지지를 선언한다. 문 후보는 탈락 후보 사상 최다표를 득표했지만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패배했다.


# 앞서 봤듯, 현재 야권은 자파를 잘 결집시키고(혹은 적어도 당내 분란을 잠복시키고) 서로 다른 혹은 정반대의 정치적 노선과 궤를 걸은 세력이 성공적으로 연합했을 때 여론조사의 오차 범위 이내 표차로 겨우 이긴다.


# 현재 야권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앞서 2건을 벤치마킹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두 정치세력의 결합에도 불구하고 컨벤션 효과는 크게 나타나지 않고 세력통합을 선언했음에도 조금 지지도가 빠지는 양상이다. 그 이유를 2012년 당시 상황에서 반추해볼 수 있다. 


# 당시 양측은 후보 단일화는 했지만, 이긴 민주당측이 안철수 지지세력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당시 안철수 ‘전 후보’의 마지못해 하는 듯한 지지유세 등이 고스란히 공개됐고, 안 후보측 지지자들은 문재인 후보 승리를 위해 ‘죽도록 뛰지’ 않는다. 승리해봤자 문재인 승리이고, 자신들은 뒤켠에나 있을 것이 뻔히 예상되기 때문이다.


# 현재 야권 통합에서는 상황이 바뀌었다. 이번에는 문재인 후보 지지측, 통칭 ‘친노’라고 불리는 이들이 마지못해 통합을 따라가고 있다. 당내에서 ‘친노 배제’ 프레임이 공고하게 유지되고 있어서다. 조경태 최고위원 등을 위시해 이를 자신의 정치적 토대로 사용하는 이들이 있다. 심지어 친노와 반노의 다툼 사이에서 자신은 빠지면서 중도자, 중재자인양 ‘멋지게’ 보이려는 이들도 있다. 그러니 친노 측이 이번 통합에서 ‘죽도록 뛰어야 할’ 이유를 느끼지 못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리해봐야 통합주도 세력의 승리지, 자신들은 뒤켠에나 있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친노는 지방선거에서 마지 못해 임할 것이고, 명백한 친노인 안희정 충남지사 승리에 총력을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 이런 정치적 환경은 앞으로도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합세력의 안철수·김한길 양 대표는 과거 김대중, 노무현 후보처럼 카리스마와 실제 권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 '친노를 배제하고 싶어' 하는 자기 세력의 태도를 변용시킬만한 능력이 없다(그럴 마음도 없는 듯하다). 그렇다고 친노가 ‘백의종군’해 바닥에서 뛰지 않을 것 같다.


# 이대로가면 현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방선거에서 호남, 그리고 광역자치단체장 일부를 제외하고는 폭삭 망할 판이다. '무공천(공천 포기)'을 정치적 개혁으로 내세운 ‘뻘짓’ 때문에 기초단체장과 기초 위원들은 간판도 없이 개인기에 의존해야 한다, 한국 유권자중 자기 동네 시·군·구 의원은커녕 구청장 이름 아는 이가 몇명이나 될꼬. 1번 후보자들 지지자들은 맘 편하게 찍으면 되지만, 2, 3번 지지자들은 누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우루루 나온 이들중 진짜 누가 2번 혹은 3번의 후보인지 알 수 없다. 이건 운동장이 기울어진 정도가 아니라 손발까지 묶인 꼴이다.


 P.S. 안철수 의원 측이 새당의 정강정책에서 6.15와 10.4를 '이념보다 민생에 중시하기 위해'라고 빼자고 제의했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이는 그럼 '친노' 배제 정도가 아니라 그냥 (적어도) 1987년 이후의 민주당 부정이네요.


P.S.2 안철수 의원 측이 새당의 정강정책에서 4.19혁명과 5.18 광주민주화운동도 삭제해야 한다고 했다. 금태섭 대변인은 “평화통일을 위한 (민주당의) 기존 노력을 진심으로 존중하는 입장”이라며 “과거 특정 사건을 나열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서 안들어간 것이지 6.15나 10.4 정신을 계승하지 않겠다는 것이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또 “남북대화와 관련해선 7.4선언부터 여러가지 사건이 있다”며 “여기는 왜 7.4가 없냐는 얘기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특정 사건을 넣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는 게 저희 생각”이라고 했다. 이 보도까지 나왔다.

오늘 이 건은 정말 치명타인 것 같다.

Posted by 최우규

이란 풍자 만화가 마나 네예스타니 작품들....










































Posted by 최우규

아. 제 블로그 클릭수가 10만 건이 넘었습니다. 제 집 사람도 가끔(진짜 가끔이더라구요. 거의 무시 수준 ㅠ.ㅠ) 들어왔다고 합니다.



 10만 클릭 넘었다니 뭔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떡을 돌립니다. 돌리는 게 turn이나 give away, circulate는 아니고요, 그냥 post하는 거로 갈음하겠슴다. 잘 봐주세요.




떡 많이 드세요..



Posted by 최우규

지난 4월 "2011년 9월(회사 재촉에ㅠ.ㅠ 등 떼밀려) 블로그를 개설했는데 찾아주신 6만명의 클릭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취지의 글을 썼는데, 오늘 보니까 9만명(글 쓰느라 들락거린 저도 포함되니까, 아마 9만명은 아니겠죠. 클릭수가 9만번이라는 것 아닐까 싶네요)이 넘었네요. 그래도 감사합니다.

 

 

 10만명 넘으면 떡이라도 돌려야 하나요?(근데 어디에 돌리죠? 맛난 떡 그림 구해서 올려놓겠습니다. ㅎㅎ)

 

 

 

 

Posted by 최우규

장재구 회장의 불법 인사를 거부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일보사지부 비상대책위원회는 1일 기습적으로 자행된 장재구 한국일보 회장의 편집국 인사를 거부키로 했다. 편집국장 이하 편집국 전 간부는 이번 인사와 무관하게 기존 체제를 고수할 것이다.


장 회장은 불법적 방식으로 한국일보 지분을 취득한 뒤 한국일보의 자산을 빼돌리고 한국일보에 큰 손실을 끼친 혐의로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다. 이번 인사는 장 회장에게 책임 있는 처신을 요구한 편집국 간부들에 대한 보복이자, 검찰 수사를 모면하기 위한 간계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장 회장은 또 노사가 합의한 ‘한국일보 편집강령규정’조차 일방적으로 위반했다. 현행 편집국장 임면규정에 따르면 인사권자는 편집국장 임명 시 5일 전에 내정자를 조합과 편집평의회에 통보해야 한다.


한국일보 노조 및 편집국 구성원들은 2일 오전 비상총회를 열어 장 회장의 부당 인사 거부를 결의하고 추가 고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한국일보 노조 비대위는 지난달 29일 장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장 회장은 2002년부터 한국일보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700억원 증자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여러 곳에서 돈을 빌려 한국일보 증자에 참여하고 한국일보 돈을 빼돌려 이를 갚는 식으로 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있다.


특히 2006년 한국일보 중학동 사옥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불법을 저질렀다. 그는 중학동 사옥을 한일건설에 넘기면서 건물이 완공되면 새 건물 상층부 2,000평을 시가(평당 약 1,700만원)보다 싼 평당 700만원에 매입할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했다. 그러나 2011년 초 중학동 사옥 입주가 무산됐다. 확인 결과 장 회장이 한국일보의 자산인 우선매수청구권을 넘기고 그 돈을 편취, 증자대금으로 썼고 결과적으로 한국일보에 200억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것이었다. 이는 최근 법원이 엄벌에 처하고 있는 악질 범죄행위다.


장 회장은 2011년 초 노조가 문제를 제기하자 개인 자산을 팔아 200억원을 한국일보에 돌려놓겠다고 약속해놓고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를 지키지 않았다. 이에 노조 비대위는 한국일보 전 구성원을 대표해 장 회장을 고발, 그의 위법을 검찰 수사와 법원 판결을 통해 따져 묻고자 한 것이다.


한국일보 구성원들은 불법적 방법으로 한국일보 지분을 인수한 장 회장의 인사권, 경영권을 인정할 수 없다. 검찰은 신속한 수사를 통해 장 회장의 불법 행위를 응징하고 사회 기강을 바로 세우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 사태 추이에 따라 장 회장의 추가 불법 행위도 법의 심판을 받게 할 것이다. 한국일보를 되살리기 위한 우리의 노력에 한국일보를 아끼는 모든 분들의 성원을 부탁 드린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일보사지부 비상대책위원회

Posted by 최우규

2011년 9월 (회사 측 재촉에 ㅠ.ㅠ)등 떼밀려 블로그가 개설된 뒤 1년 반 정도 된 것 같습니다. 그 동안 6만여명이 이곳을 찾아주셨습니다. 고개 숙여 인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제 블로그 글은 주로 음악 이야기를 중심으로 합니다. 10대 때부터 이런 저런 음악들을 들었으니, 한 30여년 들었네요"세상에 자기 인생만큼 음악을 듣지 않은 이가 누가 있겠느냐"라고 여쭈시면, 뭐.. 딱히 반론할만할큼 '전문가' 이런 거는 아닙니다. 그저 재즈, 록, 블루스, 팝(이런 구분법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만은) 등등 잡식성으로 음악을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술 한잔 하고 이야기할 때 안주거리로는 음악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제가 특별히 좋아하는 음악 풍이 있습니다. 1980년대 중후반 풍인데, 해몬드 오르간이 뒤를 꽉 채워주면서 조용하게 시작해 점차 고조되는 방식들이죠. 최근 발견한 그런 노래는 버스커버스커의 '여수 밤바다'입니다. 록에서는 Jethro Tull의 'Wondering Aloud', Mike Bloomfield and Al Kooper의 ‘The 59th Street Bridge Song (Feelin’ Groovy)’ The Beatles의 'I Want You(She’s So Heavy)'(http://youtu.be/mW6G3nh5S3I), Queen과 David Bowie의 ' Under Pressure', Prince의 'Purple Rain' 같은 곡들입니다.


마이크 블룸필드와 알 쿠퍼


아니면 아예 그 반대 편에 서 있는 곡들로, Pink Floyd의 <Wish You Were Here>나, King Crimson <In the Court of Crimson King>, Yes <Close to the Edge>, Mike Oldfield <Hergest Ridge>(http://youtu.be/3bzLMzQJBSg) 등 프로그레시브 록 계열도 좋아합니다.


                  Pink Floyd의 <Wish You Were Here>


재즈에서는 Pat Metheny(특히 'Are You Going With Me' 정말 좋아합니다), Kieth Jarret, Chick Corea, Miles Davis, Weather Report 등을 좋아합니다. Main Stream 보다는 퓨전에 가까운 Cool 쪽을 좋아합니다. 


그 다음으로는 정치 이야기가 많습니다. 정치부 기자를 '자의반 타의반(ㅠ.ㅠ)'으로 한 10여년 했습니다. 주로 현 야당 쪽을 많이 취재를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정치권 인사들을 이런 저런 식으로 접촉해봤습니다. 누구랑은 밤새 통음하면서 논전도 벌여보고, 누구랑은 웬수처럼 싸우기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제 나름의 '눈'과 '의견'이 생기더군요. 다만 제 기사나 글을 죽 보시면 혹시 눈치채셨는지 모르겠지만, 제일 저어하는 것이 '정치 혐오증'입니다. 정치인을 미워하거나, 정당을 미워할 수는 있지만, 정치권 전체, 국회 전체를 혐오하게 만드는 기사를 저는 '나쁜 기사'로 봅니다.


정치권, 국회 전체를 혐오하게 되면 결국은 일본이나 이탈리아의 길을 가게 됩니다. 국민, 좀더 엄밀하게 따지면 유권자들이 정치를 혐오하면 관심을 끊게되고 투표를 안하게 됩니다. 그럼 그 이익은 누구에게 돌아가느냐, 기득권층에 돌아갑니다. 그것도 '나쁜' 기득권자들에게 갑니다.


 착한 기득권자들도 있겠죠. 하지만 나쁜, 못된 기득권자들이 부각되기 마련입니다. 현재 자신들이 갖고 있는 권력과 자본을 놓치지 않으려는 이들, 그리고 자기들까지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정치 엘리트들이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아무리 잘못해도 징치되지 않기 때문에, 예전에 하던 나쁜 짓을 그대로 하게 되는 것입니다.


'당신 대안은 뭐냐'라고 물으시는 분도 있겠지요. 옛 한 개그맨 이야기대로 "어렵지 않아요."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면 됩니다. 좋아하는 정당은 칭찬하고 정치자금(1만원도 좋습니다)을 주고,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정당에는 항의도 하고, 비판도 하고. 무엇보다 투표하시구요. 놀랍게도 정치인들, 정당은 여론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그렇게 되면 정치는 국민, 다시 엄밀하게 따지면 유권자의 것이 되는 겁니다. "그 나라의 정치(의회, 대통령)는 그 국민의 수준"이라는 건 재론이 필요없는 정의지요.


암튼 말머리가 길었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Posted by 최우규

한 네티즌이 쓴 조선시대 당쟁 관련 글입니다. 정말 기가 막히게 잘 정리해놓았습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순두부'라는 네티즌이고, 원본은 바로 밑의 인터넷 주소입니다. 이 글은 퍼온 글입니다.

 

자유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토론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Name   순두부
Subject   탕수육으로 본 조선시대 붕당의 이해






조선시대 탕수육이라는 중국의 새로운 메뉴가 들어오자 많은 신하들은 이걸 어떻게 먹어야 할지 고민했다.
그러면서 많은 신하들이 이 탕수육을 어떻게 먹을것인가 논쟁을 벌였고
그와중에 탕수육에 소스를 부어먹어야 한다는 동인과 탕수육을 소스에 찍어먹어야 한다는 서인으로 나뉘게된다.

동인은 평소에 거침없이 탕수육에 소스를 부어먹던 이황과 조식의 학풍을 따랐으며
서인은 이황과는 다르게 소심하게 탕수육을 찍어먹던 이이를 당의 종주로 삼았다.





부먹파의 거두 이황.



찍먹파의 거두 이이.



처음에는 탕수육에 소스를 부어먹던 동인이 대다수였고 서인의 세력은 작았다.
따라서 탕수육에 소스를 부어먹는게 정답인양 굳어졌는데 이 방법을 주장하던 동인도 둘로 나뉘어졌으니
온건파로서 소스를 붓기전에 상대에게 붓는다고 동의를 구하는 남인과
과격파로서 그냥 포장지를 뜯자마자 바로 소스를 붓는 북인이다.

광해군 시기 북인은 남인과 서인을 몰아내고 탕수육을 상대의 동의없이 막 소스를 부어 먹었으며 이는 서인들로 하여금 크나큰 분노를 가지게 만든다.





동의없이 소스를 붓는 북인에 분노하는 서인




그러던 중 식사때 북인은 동의도 없이 소스를 붓다가 탕수육소스가 아닌 짬뽕국물을 부어버리는 대사건을 일으켰으며 이에 극도로 분노한 서인은 반정을 일으켰고 북인은 축출되며 그 이후부터 탕수육에 소스를 동의없이 붓는 행위는 패륜적인 행위로 간주되었다.





서인반정을 불러일으킨 대참사. 이에 분노한 서인은 북인을 몰아내고 인조반정을 일으키게 된다.





서인이 집권하며 탕수육을 소스에 찍어먹는 게 정석이 된다. 하지만 여전히 탕수육은 소스를 부어먹어야 제맛이라는 남인들이 있어 두 당은 열심히 싸웠고 이는 탕수육을 어떻게 먹는것이 옳은가라는 예송논쟁으로 더욱더 격화된다.





예송논쟁. 탕수육을 한번만 찍어먹는게 예법에 맞는가 소스에 푹담궈 세번은 담궈먹어야 예법에 맞는가를 두고 서로 격하게 입배틀을 벌였다.





현종이후 집권군주였던 숙종은 탕수육을 소스에 찍어먹는걸 좋아하는 인현황후와 그냥 탕수육에 소스를 부어버리고 먹는걸 좋아하는 장희빈의 사이에서 왔다갔다하며 탕수육에 소스를 부어먹는걸 공인했다가 다시 소스에 찍어먹는걸 공인하는등 갈팡질팡한다. 그러한 와중에 서인과 남인의 갈등은 점점 극으로 치닫게 된다.

그와중에 정권을 잡은 서인은 조금만 담그고 먹는 노론과 오랫동안 푹담그고 먹는 소론으로 나뉘게 된다. 
노론은 탕수육을 그렇게 푹 담궈서 찍어먹으면 애시당초 소스를 부어먹는것과 뭐가 다른가라며 소론을 공격했고 소론은 소스를 부어먹는것도 그렇게 나쁘지않다면서 남인에게 우호적이었다.





노론의 거두 송시열. 그는 탕수육을 소스에 오랫동안 담그는 행위 자체를 사문난적으로 보았다.




노론,소론,남인이 서로 치열하게 다투자 집권한 영조는 탕평책을 제시하여 절반은 소스를 붓고 절반은 찍어먹는 안을 제시한다. 
하지만 영조 자신도 노론쪽으로 기울어진 왕이었고 점점 탕평책은 그 힘을 잃은채 빛이 바래지게 된다.

그러던중 사도세자는 소스를 찍은 탕수육을 간장에 찍어먹다가 영조에게 분노를 사 뒤주에 갇혀 죽음을 맞게되고
이런 사도세자에게 동정적인 세력이 시파가 되고 사도사제에게 부정적인 세력이 벽파가 된다.
시파는 간장좀 찍어먹을 수 있지 벽파가 사도세자를 미친놈으로 모함하고 음해했다면서 사도세자를 감쌌고 벽파는 소스를 찍었는데 무슨 간장을 또 찍어먹느냐 그건 미친놈이나 할짓이다 라며 사도세자에 비판적이었다.





사도세자는 소스를 찍은 탕수육을 간장에 찍어먹다 영조의 분노를 사 이 뒤주에 갇히게 된다.





그와중에 사도세자의 아들인 정조가 왕위에 올랐고 정조역시 탕평책을 주장하며 노론 소론 남인등 각 세력들을 화합하려고 애쓴다.
정조재위기간 탕수육을 소스도 없이 생으로 먹는 서학이 전파되었는데 당시 사대부들은 탕수육을 생으로 먹는것을 야만적인 행위라고 비난하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한다. 하지만 정조는 소스를 맛있게 하면 백성들은 알아서 찍어 먹을것이니 자연스레 서학은 사라질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정조가 죽은뒤 순조때 서학은 금수의 학문으로 규정되어 탕수육을 생으로 먹는 사람들은 대대적인 탄압을 받게된다.

정조시기 배달시키지 않고 직접 탕수육을 해먹는 실학이 발달되었는데 박제가, 박지원, 정약용등이 대표적인 실학자이다.




정약용은 18년동안 귀양을 가며 귀양지에서 직접 탕수육을 조리해먹고 수많은 요리책을 남겼다.





탕평책을 주장했던 정조가 죽고 순조가 어린나이에 재위하며 노론 시파였던 김조순이 집권하면서 완전히 시파가 득세하게 된다. 당시 김조순이 가장 좋아한 중국집이 안동에 있던 중국집이었고 이후 탕수육은 무조건 안동 자장면집에서만 시켜야 하게끔 되면서 많은 폐단이 생겼는데 이게 바로 세도정치다. 





안동에서 태어나고 자라 안동 중국집에서만 탕수육을 시켜먹었던 김조순.



이 세도정치로 많은 중국집이 경영난에 허덕이다가 망해버렸고 이때를 노린 일제는 나가사끼 짬뽕을 들고 조선을 침략하게 되는데....







p.s. 퍼가시는건 그냥 마음대로 퍼가시면 되고 퍼가실때 저에게 어디로 퍼가셨는지 쪽지나 댓글 보내주시면 감사드려요 ^^
      

Posted by 최우규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은 꽤나 정치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영화적 가치와 완성도보다는 정치·경제·사회적 상황과 미국적 가치에 더 큰 점수를 준다"는 것입니다. 영화보다 정치에 더 평점을 주겠느냐 싶습니다. 다만 이런 분석, 혹은 비판은 오래 지속되고 있습니다.

 

 아카데미는 국제 영화제가 아닙니다. 소위 '3대 국제영화제'라는 게 있는 데 칸, 베니스, 베를린 영화제입니다. 각각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이 개최지이지요. 이들 영화제는 전 세계의 영화를 대상으로 시상을 합니다. 이 때문에 외국어 영화 부문이 없습니다. 반면 아카데미에는 외국어(영어가 아닌) 부문 상이 있습니다.

 

 또 아카데미는 유럽 영화제보다 상업성에 좀더 무게를 두는 것 같습니다. 수상작들을 보면 상당히 다르지요.

 

 

 

 

 그럼 왜 아카데미 상이 왜 정치적이라는 시선을 받을까요. 알고보면 그럴만도 합니다. 이 아카데미상 탄생 자체가 정치적이었습니다. 1927년 초 MGM의 사장인 루이스 메이어는 보수 논객들과 만나 ‘아카데미 오브 모션 픽처 아츠 앤드 사이언시스’라는 어머어마한 이름의 할리우드 엘리트 조직을 만들었습니다. 이 조직의 목표는 노조의 설립을 저지하고, 그들의 활동을 조정하거나 중재하는 데 있었답니다. 이 아카데미와 시상식은 초반부터 정치적이었고, 정치의 영향을 탔습니다.


 24일(현지시각) 미국 로스 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역대 어느 때보다 정치적이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그간 LA 코닥극장에서 열렸는데, 필름으로 유명한 코닥이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망하면서 극장도 넘어갔습니다. 이름도 코닥에서 돌비로 바뀌었습니다.


 이번 시상식 앞뒤를 잘 살펴보면 그런 해석이 가능합니다. 시사회, 홍보, 후보작 선정부터 시상식에까지 정치적 요소가 많이 끼어들었으며, 미 워싱턴 정가와 밀접하게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후보작들이 선정되기까지 소개 및 평가 과정도 어느 때보다 정치적이었습니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이날자 기사에서 이를 조목조목 짚었습니다. 1980년 이란 테헤란의 미 대사관 인질 구출 작전을 다룬 <아르고>는 지난해 10월 미 워싱턴 시사회를 극장이 아니라 캐나다 ‘대사관’에서 열었습니다. 몇주 뒤 스티븐 스필버그와 대니얼 데이-루이스는 미국 양당을 대상으로 한 <링컨> 시사회에 얼굴을 비쳤습니다. 존 매케인, 다이앤 페인스타인, 칼 레빈 등 미 상원의원들이 <제로 다크 서티>의 고문 장면을 비판하는 서한을 제작사인 소니픽쳐스에 보낸 직후였습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골든 글러브 시상식에서 <링컨>을 직접 소개했습니다.


 가족의 해체에 따른 정신분열증, 강박증 등을 다룬 <실버 라이닝스 플레이북> 감독인 데이비드 러셀과 주연배우 브래들리 쿠퍼는 조 바이든 부통령과 만나 정신건강 정책을 논의했다고 합니다. <비스트 오브 더 서던 와일드>로 최연소 여우주연상 후보로 오른 9살짜리 쿠벤자네 왈리스는 백악관에 들러 영부인 미셀 오바마를 만났습니다. 예쁜 소녀와 영부인 만남 자체만으로도 이슈가 됐습니다. 심지어 존 케리 신임 국무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아르고>의 선전을 빌었습니다.


 이처럼 ‘정·영 유착’은 서로 필요성 때문에 벌어집니다. 감독이나 배우, 제작자 모두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는 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으려면 미 정계 거물과 함께 미디어에 등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치권 역시 강력한 전파력과 설득력을 가진 영화와 협력할 필요를 느끼고 있습니다. 영화가 ‘대박’ 났을 때 자신의 이름이 함께 거론되는만큼 손해볼 이유가 없죠.


 최고 권위인 ‘작품상’ 선정과 시상도 정치적이기는 마찬가지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의 일요판 ‘옵저버’가 짚었습니다. 이번 작품상 후보로는 9작품이 선정됐습니다. 예년의 2배 정도입니다. 그 가운데 <비스트>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등은 예년에도 후보가 됐을법한 작품입니다.

85회 아카데미 시상상에서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에 출연해 여우주연상을 받은 제니퍼 로렌스.

 

 

 하지만 나머지 5작품에는 작품성도 있지만, 정치적 요소가 가해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아르고> <제로 다크 서티>는 최근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 성추문과 무인항공기 민간인 오폭 등 추문에 시달리던 미 중앙정보국(CIA)의 영웅상과 국가적 업적을 자랑했습니다. <아르고>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갑니다. 영화계 인사들은 그간 영화에서도 비열하고 냉험하게 묘사됐습니다. 거장 빌리 와일더의 <선셋 블루바드>, 로버트 알트만의 <더 플레이어> 등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아르고>에서 영화인들은 국가를 위해 자신들의 재주를 펼치는 애국적 인물로 그려집니다.

85회 아카데미상에서 작품상을 받은 <아르고>를 연출한 배우 출신 감독 벤 애플렉(왼쪽)과 제니퍼 가너

 

 

 

 재임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이번 영화제의 숨겨진 주인공이었습니다.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을 쫓는 <제로 다크 서티>부터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재임 때 오사마가 미 특수부대인 네이비 실에 의해 사살됐습니다. <링컨>은 흑인 해방, 인종 차별 철폐와 국론 통일을 이룬 미국 대통령을 다루고 있고, <장고 : 분노의 추적자>는 아내를 구하려고 나선 흑인 현상금 사냥꾼이 주인공입니다.


 <레 미제라블>도 정치적 영화입니다. 국내에서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야권 지지자들의 헛헛한 마음을 사로잡은 바 있습니다. 아카데미가 미국 영화제라는 점을 전제로 했을 때, 미국민들은 늘 과거의 ‘혁명’을 존중하고 감탄해왔습니다. 팍팍한 현실에 시달리는 미국민들이, 실패했지만 처절했던 혁명에 기꺼이 박수를 보내는 것입니다.

85회 아카데미상에서 <레미제라블>로 여우 조연상을 탄 앤 해서웨이


 

 정치적 외풍도 타게 됩니다. <제로 다크 서티>는 당초 작품상의 강력한 후보로 점쳐집니다. 평단과 관객 평가 모두 좋았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벽을 만났습니다. 공화당 소속 피터 T. 킹 의원은 이 영화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위한 할리우드의 칭송 일색의 전기가 될 것”이라고 비판하는 등 보수 측의 비판이 속출했습니다.


 영화 시사회가 진행되면서, 그런 정치적 의도는 없다는 점은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시비가 다시 시작됐습니다. 이 영화가 오사마 빈 라덴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고문을 정당화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은 작품상 후보의 선두대열에서 점차 멀어져갔습니다.


 이번 영화제 측 정치적 행보는 시상식 말미에 최고조에 이르렀습니다. 작품상 후보 발표를 앞두고 잭 니컬슨이 혼자 등장했습니다. 위대한 배우여서, 사실상 최고상인 작품상을 홀로 발표하는 영광을 누린다는 해석이 나올법한 장면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화면이 바뀌더니 백악관을 연결해 영부인 미셀 오바마 여사를 등장시켰습니다. 그녀는 영화와 사랑, 용기 등 영부인이 할법한 메시지를 발표했습니다.
 “우리는 사랑으로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영화를 통해 배웁니다. 많은 이들이 영화를 보면서 용기를 갖게 됐습니다. 이는 어디에 살든 누구와 사랑하고 있든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됩니다. 특히 예술계에 종사하는 젊은이들은 더욱 그럴 것입니다.”


 그리고 오바마 여사는 “디 오스카 고우스 투(오스카상 수상작은) <아르고>”라고 직접 발표합니다. 영화계와 백악관의 접속이 정점을 이루는 순간입니다.
 

85회 아카데미 작품상 발표자로 나선 미쉘 오바마 미 대통령 영부인

 

 

 세상사를 너무 정치적으로만 바라본 건가요?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영화야말로 정말 정치적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나치 독일을 봐도 그렇고, 군사독재 시절 한국 상황도 그렇고요.

 

 

 다음은 수상자(작)입니다.
 △작품·편집·각색상 <아르고> △감독상 리 안(<라이프 오브 파이>) △남우주연상 다니엘 데이-루이스(<링컨>) △여우주연상 제니퍼 로렌스(<실버라이닝 플레이북>) △각본상 쿠엔틴 타란티노(<장고 : 분노의 추적자>) △여우조연상 앤 해서웨이(<레미제라블>) △남우조연상 크리스토프 왈츠(<장고 : 분노의 추적자>) △외국어영화상 <아무르> △촬영·음악상 <라이프 오브 파이> △미술상 <링컨> △주제가상 아델(<007 스카이폴>) △시각효과상 <라이프 오브 파이> △의상상 <안나 카레니나> △분장·음향상 <레미제라블> △음향편집상 <제로 다크 서티> <007 스카이폴> △장편 다큐멘터리상 <서칭 포 슈가맨> △장편 애니메이션상 <메리다와 마법의 숲> △단편 애니메이션상 <페이퍼맨> △단편 영화작품상 <커퓨> △단편 다큐멘터리상 <이노센테>

Posted by 최우규



대선이 끝나, 앞으로 정치권에 무슨 일이 전개될 지 저도 궁금합니다. 고명하신 평론가, 분석가들이 멋들어진 내용들을 많이 내놓고 있습니다. 에 미치지야 못하겠지만, 저도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이게 맞을 지, 궁금하시다면..... "500원!"



 


대선 이후 야권에서 많은 '멘붕' 고백이 텍사스 물소 때 오듯 쏟아지네요. 해법도 내놓고, 주장과 푸념, 힐난 등 다양합니다.

 여권이야 넘치는 기쁨을 '국민 100%와 함께 하고 싶은' 듯합니다.


 그 중에 정치평론가들중 "그것 봐라, 내 그러지 않았느냐"는 분들..이 분들 보니까, 학창시절 배웠던 작품 분석론이 떠오릅니다. 누군가의 작품은 그의 과거에, 그의 삶 속에서 나온 것이다. 그의 생애를 살펴보면 작품의 숨은 의미가 드러난다, 뭐 이런 내용입니다.


 '중립과 객관'을 내세우는 많은 분들, 조금만 검색해보면 불과 한달전, 아니 사나흘 전에 누구 편에 섰었는지 다 나옵니다.(ㅠ.ㅠ) 그냥 '나는 누구 편이었고, 앞으로 그 사람 중심으로 해야 된다'라고 고백하는 게 맞을 거 같습니다. 이는 여당 편이든, 야당 편이든, 공히 마찬가지입니다. 앞으로 평론 계속하실 거면. (좀 고까워서 긁어봤습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어찌 갈꼬. 예년의 경우를 짚어보면 대충 항로는 나올 거 같습니다.


미소 짓는 새누리 지도부 (출처 :경향DB)


 새누리당에서는 대통령직 인수위 입성을 놓고 피튀기는 혈전이 벌어질 겁니다. 아, 이미 시작됐죠. 위원장과 부위원장, 위원 등 25개 자리를 놓고 OK목장 결투가 곳곳에서 벌어질 겁니다. 사실 이보다 실무진 자리를 놓고 암투가 더 심할 겁니다. 그들이 향후 청와대와 내각, 당에서 허리 역할을 하며 당청을 이끌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잘하면 더 요직에 가고, 배지를 달고 그럴 겁니다.


 5년전 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정두언 의원파와 이상득 의원파가 인사를 놓고 쟁투를 벌여, 이 의원이 완승을 했죠. 그 결과 청와대와 내각은 이 의원 쪽 사람들이 장악했죠.


 그리고 마침내 인수위가 뜰 겁니다. 여기서는 총칼만 안들었지 정보전과 심리전, 게릴라전 등 전투와, 세력 싸움이 두 달간 계속될 겁니다. 그래서 청와대 갈 사람, 당 주요직 갈 사람들이 정해지겠지요.


 물론, 이 과정에서 '박 당선인에게 부담주지 않겠다'는 이들도 분명히 있을 겁니다. 벌써 짐싸서 당사에서 철수한 안대희 위원장, 오늘 전격 사퇴한 이학재 비서실장 등이 그들입니다.



 지금 여권 상황을 보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 국회의장은 친박 7인회인 강창희 의장, 당 친박계 등 '친박' 세상입니다. 친이를 어찌할 지 아마 논의가 살짝 진행될 것이고, 친이 쪽에서 친박 쪽에게 퇴임 후 어떻게 대해줄 거냐고 타진을 하려고 할 겁니다. 이건 다음달쯤에나 있을라나요.



 



그럼, 민주당은 어찌될까. 참 답이 안나옵니다.


 1997년 김대중 대통령 시절, 새정치국민회의는 외환위기 극복이라는 중차대한 목표가 있었고 승리했기 때문에 조용했죠. 취임 1년 뒤에 당을 새천년민주당으로 확대개편하는 정도 조용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 당선 이후, 정신 없었죠. 이미 새천년민주당내에서는 친노와 옛 민주당계가 완전 대립하고 있을 때였죠. 한화갑 대표 시절인데, 노무현 후보 선대위에 당 자금조차 내주지 않는 식이었습니다. 그리고 당선됐으니 서로 좋을 리가 없죠.


 그리고 이듬 해 쇄신 문제를 놓고 싸우다, 난닝구만 입은 당원이 회의에 난입하고, 노 당원이 이미경 의원 머리채를 잡고. 결국 열린우리당이 분당했습니다. 아마 정당 분열의 결정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5년 전 정동영 후보 패배 때인 대통합민주신당, 그 때도 한바탕 돌풍이 불었죠. '새로 해야 한다, 한다'면서 결국 열린우리당 때 합류 안했던 민주당 등을 모아 통합민주당으로 만들었죠. 시민사회 수혈도 좀 하구요.


 그 때도 패배 책임론이 불듯했지만, 워낙 대패여서 누가 누구를 비난하지 못하는 정도였습니다. 총선도 코 앞이었구요. 그래서 남은 세력을 탈탈 털어 만든 게 통합민주당었죠. 당시 손학규 대표가 '교황 선출식'(사실상 추대)으로 뽑혀 17대 총선을 지휘했지만, 81석 얻는 것으로 끝났죠.


 이번에는 어떨까요. 당내에서 7, 8년 '비주류'를 해왔던 분들이 있습니다. 또 19대 총선 때 배지를 단 뒤 이쪽으로 가신 분들도 있습니다. ㅇ모, 또다른 ㅇ모, ㅈ모, ㅎ모, ㄱ모 등 의원들입니다. 뭐 아실 분들은 아실 겁니다. 이 분들, 움직이기 시작했죠. 일단 이번주에는 조용조용하실 겁니다. '패배하자마자 계파 싸움한다'는 비판을 피하려는 거죠. 다음주 중부터 본격화할 겁니다.


 대체로 "친노 몽땅 물러가라" "새당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일 것입니다. 그리고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를 중심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을 뒤에 달 겁니다. '안철수 중심론'이 실제 내세우고 싶은 거겠지만, 아직은 그것을 앞세우기는 면구스럽겠죠.


 이들 말고 중립적인 이들도 있습니다. 목소리가 작고 잘 뭉치지 못해서, 당 입장을 정할 때 잘 반영이 안 돼 왔습니다. 의원 40~50여명 쯤 됩니다. 이들이 대선 패배를 계기로 쇄신 운동에 동참한다면 힘이 확 쏠릴 것입니다.


 친노 쪽은 갈릴 거 같습니다. 쏟아지는 뭇매 속에서 "죄송합니다"고 털고 일어나 '일단' 표표히 사리지는 이들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미안하기는 한데, 우리만 잘못한 거냐, 왜 맨날 우리만 때려"라는 이들도 있을 겁니다.

 이럴 때에는 반발하는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립니다. '민주당 내홍, 격돌, 또 108번뇌' 이런 기사가 쏟아질 겁니다.


 친노 입장은 친노 지도부(사실상 현재 당 지도부)에서 정리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당내 비주류 측과 충돌은 어느 정도 불가피할 겁니다.


 결국 민주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백가쟁명을 하다가 내년 봄쯤 전당대회를 열텐데, 그게 혁신 전대일지, 당명 개정 전대 일지, 당 해체 전대일지...아직 모르겠습니다. 아마 새로운 정당으로 흡수 또는 통합되는 전대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겁니다.



 그럼 야권 개편의 핵심이 될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는 어떨까요. 이 분, 바둑 두려고 할 때 괜찮은 책들을 독파해 기본기를 탄탄히 한 뒤 실제 배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잘 움직이지 안돼, 한번 움직이면 그대로 간다고 합니다.(풍림화산?) 그러니 바로 움직이지 않을 겁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귀국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입니다.


 안 전 교수가 미국으로 떠날 때 대선 상황을 많이 개탄했다고 합니다. 민주당에 대해서도 크게 실망해 있답니다. 그 실망이 민주당의 문재인 전 후보와 친노를 주로 향한 것이냐, 아니면 '민주당'이라는 기존 체제식 정당인지는 명확치 않습니다. 이게 왜 중요하느냐, 그에 따라 안 전 교수 발걸음 방향이 다를 수 있어서입니다.


 지금으로서는 전자에게 더 실망해 있는 듯합니다. 다만 그의 짧은 정치 행보를 반추해보면 민주당 전체에 대한 실망도 없지 않은 듯합니다. 그래서 민주당 비주류들이 '들어만 오시면 잘 해드릴게요'라고 카펫을 앞에 깔아도, 그 위에 선뜻 서지 않을 거 같습니다.


 안 전 교수도 정치를 하려면 세력이 필요할텐데, 그 중심은 '새정치'를 대변하는 이들일 거라는 겁니다. 그게 누구일지는, 안 전 교수님 마음 속에 있겠죠.

Posted by 최우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