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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기자를 하다보면 아침에 주요한 일과중 하나가 신문을 읽는 것입니다. 어제 벌어진 상황을 남들은 어떻게 썼나, 혹시 우리 신문이 놓친 주요 뉴스는 없나, 다른 신문은 어떤 뉴스를 중요하게 다뤘나 등등을 살펴보기 위해서입니다.


 헌데 요즘 신문을 뒤적이다 부쩍 눈에 띄는 게 하나 있습니다. 바로 아웃도어 의류 광고입니다. 독자가 많다고 알려진 신문들의 중간쯤을 펼쳐보면 거의 4~6개 페이지에 걸쳐 유명 상표 의류 제품들이 줄을 잇습니다. 처음에는 그려려니 했는데, 그 가격을 보니 입이 딱 벌어질 지경입니다. 20만원대 옷은 싼 편이고, 피톤치드를 낸다는 옷은 100만원이 넘습니다.


TV 뉴스에서도 등산객이나 캠핑객을 비추는데 어찌 그리 멋지게 입는지 눈이 어지러울 지경입니다.


 이들 광고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가을이 왔으니 등산, 캠핑, 트레킹을 가라. 이왕 가려면 멋지게 차려입고 가라. 폼나게!”


 좋습니다. 요산요수(樂山樂水) 즐거움이야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하지만 가을은 책 읽기에 좋은 계절이라고도 하죠. 봄처럼 싱숭생숭하지도 않고, 여름처럼 뜨겁지도 않고, 겨울처럼 춥지 않으니 말입니다.


  저는 하나 더 추가해보겠습니다. 가을은 음악 듣기 좋은 계절입니다. 결실의 계절이니 마음도 푸근하고, 날씨도 좋으니 1, 2시간 음반 듣기도 어렵지 않습니다. 오디오 좋아하시는 분들은 가을이 오면 여름에는 더워서 전원을 빼놔야 했던 진공관 앰프에 불을 지필 수 있다고 좋아들 합니다.


 폭염이 지나면서 해외 아티스트 음반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주요 음반 발매는 대체로 가을에 집중됩니다. 음악을 즐기기에 가을만큼 좋은 때가 없어서죠. 올해에도 노장의 ‘명반급’부터 중진들의 노련한 연주들, 신예들의 패기를 담은 음반들이 9, 10월달에 나왔습니다. 그중 제 멋대로 선정한 괜찮은 음반들을 소개해봅니다.


  71세 폴 매카트니, 66세 엘튼 존, 62세 스팅이 새 음반을 냈습니다. 음악 생활 40, 50년 되신 분들이지만 사골 우려먹듯 옛곡을 재녹음한 게 아니라 새 노래로 꽉꽉 채웠습니다.


  우리라면 KBS <가요무대>에 출연하실 분들이 이렇게 현역으로 나서주니 감사할 뿐입니다.


 위대한 밴드 ‘비틀스’의 보컬이자 베이스 연주자 출신이라고 소개한다면 매우 섭섭해할, 위대한 싱어송라이터 폴 매카트니가 6년 만에 새 음반 <뉴(New)>를 냈습니다.


  과거와 미래가 혼재하고 있습니다. 비틀스 초기의 앳된 스쿨 하우스 록부터 중·후반기 콘셉트 음반을 지향했던 소리까지 포진돼 있습니다.


 가장 비틀스다운 노래 ‘온 마이 웨이 투 워크’와 음반 동명 타이틀 ‘뉴’부터 글램 록 스타일 ‘퀴니 아이’, 테이프를 거꾸로 돌려 특수효과를 내 들려주는 ‘호사나’ 등이 담겨 있습니다. 전형적인 브리티시 록 ‘아이 캔 벳’, 피아노 반주가 주도하는 ‘로드’ 등 모두 14곡이 담겨 있죠.


 아름답고 힘차던 폴 매카트니의 테너 음성은 굳어 이따금 가성을 써야 합니다. 바이브레이션도 좀 둔해졌습니다.

 생물학적 연한은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가 만들어낸 멜로디는 매력적이고, 노래는 심장을 직격합니다. 비틀스 팬은 물론 팝과 록 팬들이라면 “역시”

라고 인정할 수 밖에 없을 듯합니다.


 

 스팅의 <더 라스트 쉽>은 10년만의 음반입니다. 음반 표지 사진을 보시면, “도대체 나이를 먹는 건가”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입니다. 이런 맵시, 어디서 볼 수 있을까요.


 첫곡 ‘더 라스트 쉽’부터 들어보면 그의 옛 노래와 판이하게 다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발성은 성악하듯 과장돼 있고, 영국식 발음을 더욱 강조하고 있습니다.


  ‘발라드 오브 더 그레이트 이스턴’에서는 영국 전통민요 특유 바이올린 연주와 백 파이프, ‘왓 해브 위 갓’는 아이리시 댄스 음악에 뮤지컬 발성을 담았습니다. 국내에서도 인기를 모았던 아일랜드 댄스팀 '리버 댄스'의 춤곡 같습니다. 


 아니나 다를까요. 자신의 고향인 영국 북동부 조선소를 배경을 한 뮤지컬 <더 라스트 쉽>을 제작하던 중에 받은 영감을 담은 것입니다.


 물론 ‘앤드 옛’에는 보사노바 스타일로 스팅 특유의 음색을 담았고, ‘프랙티컬 어레인지먼트’는 그가 1980년대 시도했던 재즈 넘버입니다.(이 음반에서  전 이 노래가 가장 좋더군요.)


  짝사랑의 슬픔을 담은 ‘아이 러브 허 밧 쉬 러브스 섬원 엘스’는 가장 ‘가을다운’ 노래입니다. 여성 포크 보컬리스트인 베키 언생크와 듀엣으로 노래한 ‘소 투 스픽’에서 조선소의 몰락과 몰락하는 인생의 슬픔을 노래했습니다.


 엘튼 존 경은 30번째 스튜디오 음반 <더 다이빙 보드>를 들고 나왔습니다. 스스로 뛰어난 피아노 연주자인 그는 이번 음반에서 어쿠스틱 위주로 소박하게 악기를 편성했습니다.


 첫 싱글로 소개된 ‘홈 어게인’에서는 그의 유려한 피아노 연주와 대중적 멜로디가 귀에 꽂힙니다. 


 ‘더 발라드 오브 블라인드 톰’, ‘캔트 스태이 얼론 투나이트’ 등 블루그래스, 가스펠 요소가 담긴 팝들이 담겨 있습니다.


  연주도 관현악의 화려함보다는 그의 피아노를 중심으로 하는 소규모 캄보 밴드로, 그의 노래에 집중케 합니다.

  이제 두 아이 아버지인 그의 삶에 대한 관조가 잘 그려져 있습니다. 


 해외 평단은 폴 매카트나 스팅보다 이 엘튼 존 음반에 더 점수를 줬습니다. 별로 치면 ‘반’ 정도 더 높은 정도입니다.



 좀더 강렬함을 원하는 팬들도 반길 음반이 있습니다. 스래쉬 메탈밴드 메탈리카는 11월 아이맥스 3D 라이브 영화 <스루 더 네버> 개봉을 앞두고 사운드 트랙을 먼저 선보였습니다. 30주년을 맞아 멕시코 시티에서 개최한 콘서트 실황입니다.



 2장짜리 CD에 ‘크리핑 데스’, ‘원’, 마스터 오브 퍼펫츠’ 등 인기곡 16곡을 채워놓았습니다. 일반적 라이브 음반보다는 4명의 연주를 좀더 크게, 잔향음이나 관객들 함성은 좀 작게 녹음해놓았습니다. 콘서트 실황으로서 분위기는 그만큼 줄지만 멤버들 연주는 더 생생합니다.


  저의 한 친구는 “메탈리카 실황은 좀 별루이지 않느냐”고 합니다. 맞습니다. 워낙 스튜디오 음반이 좋아서 그런 것이지만, 그래도 ‘메탈리카’ 아닙니까.


 얼터너티브 록 밴드 ‘너바나’의 마지막 정규 음반 <인 유테로> 20주년 기념 음반이 새로 나왔습니다. 음반은 2장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3040이 1993년 들었던 ‘하트-쉐입트 박스’  ‘레이프 미’ 등 오리지널 버전 12곡이 이 디지털로 새로 마스터링돼 수록됐습니다. 보너스 트랙도 8곡 들어 있습니다.


 두번째 CD에는 올해 새롭게 믹스한 12곡과 연주곡 ‘베리 에이프’, ‘잼’ 등이 들어 있고요.


  데모 버전과 B사이드 등 이번에 새로 공개되는 트랙들도 있어, 너바나 팬은 물론 강렬함을 즐기는 록 마니아들을 꾑니다.



 프로그레시브 메탈 밴드 ‘드림 시어터’도 2년만에 정규 12집 <드림 시어터>를 발표했습니다. 음반 이름이 밴드 이름과 같습니다. 드러머 마이크 포트노이가 탈퇴한 뒤 후임으로 들어온 마이크 맨지니와 함께 녹음한 첫 음반입니다.


  포트노이 탈퇴 이후 리듬 파트가 약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이번 음반을 통해 싹 씻어낸 것 같습니다. 전작들을 뛰어 넘는 엄청난 음반이라는 평가는 아니지만, 적어도 평작 이상은 된다는 게 귀가 까다로운 팬들의 평가입니다.


 조던 루데스의 키보드 연주로 시작하는 심포닉 록 성향의 ‘폴스 어웨이크닝 스위트’를 필두로 복잡한 변박과 극적 가락 변화 등 칼날 같은 연주력을 선보입니다.


 특히 마지막 곡 ‘일루미네이션 시어리’는 5부작으로, 연주 시간만 19분입니다. 영국 밴드 ‘예스’가 1972년 명반 <클로스 투 디 에지>에서 들려준 구성과 연주를 연상케 합니다.(제겐 그렇다는 겁니다.) 연주가 끝난 뒤 45초 뒤에 피아노 연주로 시작하는 히든 트랙도 있다.


 이들 말고 ‘MGMT’ ‘킹스 오브 리언’ ‘트래비스’ ‘버디’ 등 음반은 다음에 또 소개하겠습니다.

Posted by 최우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