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은 당선 전부터 청와대 구조에 불만을 갖고 있었다.
대통령 집무실은 비서들이 모인 비서동에서 떨어져 있다. 거리는 500m 남짓, 걸어서 5분 거리다. 수석비서관들은 급한 보고 때 차를 탄다.

두 전직 대통령이 물리적 거리 때문에 불만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비서들로부터 멀어지면, 민심으로부터도 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다고 봤다. 집무실과 비서동을 가른 벽이, 대통령과 민심 사이의 벽으로 작용할까 우려한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은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 집무실을 마련하려고 했다. 경호실이 반대했다. “대통령 안전도 문제고, 보안 때문에 청사를 드나드는 시민 불편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없던 일이 됐다.
노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후보 시절 “대통령이 되면, 주위를 물리치고 서울 남대문시장, 광주 금남로, 부산 자갈치시장 등에 가서 소주 한잔하며 국민의 소리를 듣겠다”고 했다. 
충남지사인 안희정 당시 정무팀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청와대는 높은 벽으로 둘러싸인 구중궁궐이다. 그 안에 있으면 민심을 못읽는다.” 이 역시 경호 문제가 걸림돌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본관 가까이에 비서동을 하나 더 신축했다. 초기에 자주 이용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본관 집무실에 머물렀다.


                                           인터넷에 떠도는 '불통의 상징', 명박산성

 

집권 초반기에 두 전 대통령은 민심이 악화하면 사과했다. 민심이 더 나빠지면 총재직(김 전 대통령)을 내놓았다. 막판에는 탈당해 여당에 정치적 자유를 줬다.
그런데도 집권 후반기에는 민심에서 멀어졌다는 비난을 받았다. 후반기가 되면 힘이 빠진다. 쓴소리를 하는 참모는 청와대 벽 너머로 내보냈다. 참모들은 희소식만 전하려고 했다. 바깥 분위기는 좋지 않은데, 벽 안에 있는 그들은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떨까. 그는 애초부터 청와대 구조에는 관심이 없었던 듯하다. 일주일에 서너번 비서동에서 보고를 받는다고 한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진짜 민심이 보고되는지는 모르겠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에 따른 촛불시위, 4대강 강행, 용산참사, 세종시 문제, 미디어법 날치기 통과…. 소통 부재가 원인이다.

집권 후반기인 요즘은 어떨까. 이제 나쁜 일은 남의 일 말하듯 하고, 좋은 일은 내 일 말하듯 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8일 방송좌담회에서 ‘안철수 현상’에 “우리 정치권에 올 것이 왔다고 생각한다. 국민이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나’ 말고, ‘너희 정치권’이 문제라는 말이다.
지난 6월 장·차관 국정토론회에서다. 그는 “도대체 나라가 어떻게 될 것인가, 온통 나라가 비리투성이 같다”고 했다. 잇단 측근비리에 “소위 측근이라는 사람들이 인간관계와 공직생활을 구분하지 못해 생긴 일”이란다. 그들을 부리는 ‘내’ 잘못은 아니란다.

반면 ‘주어’가 나 또는 우리일 때에는 어떨까. 지난달 30일 청와대 확대비서관회의 때다. “우리 정권은 돈 안 받는 선거를 통해 탄생한 특성을 생각해야 한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고 했다.
지난달 22일 방미 중 시애틀 동포간담회에서는 “내가 대통령이면서 (경제) 위기를 두 번 맞는 게 다행”이라고 뽐냈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재정이 건전한 나라가 되어 있다. 국내에서 사는 사람들은 그걸 잘 모르는 사람도 있다”고도 말했다.

이쯤 되면 청와대 벽이 문제인지, 대통령 귀가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궁금한 게 하나 있다. 이 글이 청와대 담을 넘어 집무실 책상에 오를지다.

'칼럼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 대표, 사과가 필요해요  (0) 2012.02.16
마감 후 - 대한민국 '넘버 투'  (0) 2012.01.13
마감 후 - 굽  (0) 2011.12.16
편지  (0) 2011.11.11
[마감후] '벽' -청와대 벽이 문제인지 대통령 귀가 문제인지  (2) 2011.10.06
[마감 후…] ‘the’  (0) 2011.09.01
Posted by 최우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