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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 대단한 자리다.

대한민국 의전서열에서 대통령에 이은 2위다. 승용차 번호도 대통령의 ‘1001’에 이어 ‘1002’. 의전 예포도 대통령은 21발, 국회의장은 그 바로 뒤인 19발이다.

그의 지위와 권한은 헌법에도 규정돼 있다. 국회의장은 48조에 ‘국회는 의장 1인과 부의장 2인을 선출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대통령은 그 뒤 조항인 66조에 ‘국가의 원수이며, 외국에 대해 국가를 대표한다’고 돼 있다.

‘대통령의 국회 해산권’은 5공화국 헌법에 있었지만, 6공화국 헌법에서는 삭제됐다.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을 제한하기 위한 조치다. 반면 국회는 헌법 65조에 의해 대통령 탄핵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핵 소추된 게 이 조항에 의해서다.

 
국회에서 의결된 법률안을 대통령이 반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는 있다. 하지만 국회에서 재적의원 과반수가 출석하고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법률로 확정된다. 확정된 법률을 대통령이 5일 이내에 공포하지 않으면, 국회의장이 대신 공포할 수 있다. 예산안도 국회가 심의·확정한다.

그런 국회를 좌지우지하는 사람이 바로 국회의장이다. 국회법 10조는 ‘의장은 국회를 대표하고 의사를 정리하며, 질서를 유지하고 사무를 감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본회의는 의장이 여야 원내대표들과 협의해 연다. 안건을 정하는 방법도 마찬가지다. ‘합의(서로 의견 일치)’가 아니라 ‘협의(여러 사람이 서로 의논)’다. 논의하되, 의견이 일치되지 않으면 의장이 결정하는 것이다.

직권상정권, 질서유지권도 있다. 한마디로 국회의장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그 결과 대통령이 뭘 하려 해도 국회의장이 “노” 하면 못한다.

그 대단한 국회의장이 요즘 말썽에 휘말렸다. 18대 입법부 하반기 수장인 박희태 국회의장이 2008년 당 전당대회 때 돈봉투를 돌렸다는 의혹이 나왔다.

<2008년 7월 전당대회에서 돈 봉투를 받았다가 돌려줬다고 폭로한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
 
박 의장은 “나는 모르는 일”이라 하고는 지난 8일 해외 순방을 떠났다. 야당은 물론 여당 일각에서도 귀국을 종용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한종태 대변인은 “대통령을 예방하고 상·하원 의장을 면담하기로 약속이 돼 있다. 그런 일정을 개인적 문제로 취소할 수 없다”고 했다.

박 의장은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의회포럼 총회에 참석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카리모프 대통령, 사비로프 상원의장을 만났다.

12일에는 아제르바이잔으로 날아갔다. 대한민국 국회의장으로서 첫 방문이란다. 알리예프 대통령을 예방하고, 아사도프 국회의장과 면담한다. 이후 스리랑카의 라자팍사 대통령, 차말 라자팍사 국회의장을 면담하고 귀국한다.

각국 대통령과 의장에게는 환담에 앞서 그와 관련된 정보가 올라갈 것이다. 아마도 이런 내용이 담길 것이다.

‘명문학교인 경남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검사로 20년 재직. 국회의원 6선. 여당 대변인, 원내총무, 당 대표, 국회 부의장을 거쳐 국회의장이 됨.’

그럼 이런 내용도 들어갈까.
‘1993년 법무부 장관이 됐으나, 딸의 편법 입학 사건으로 취임 열흘 만에 사퇴. 2008년 전대에서 돈을 뿌린 혐의로 최근 그의 비서들이 수사를 받음.’

앞의 것은 몰라도, 뒷부분은 포함될 것 같다. 그곳 대통령이나 의장 등이 그에게 “검은돈을 뿌리는 것은 큰 범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걸리면 사형입니다”라는 식으로 말하면 안되니까. 의전 담당자들은 재차 강조할지도 모른다.

 

이런 내용을 알게 된 그 나라 정보 담당자, 대통령실과 의장실 관계자들, 의원들, 대통령, 국회의장은 박 의장과 대한민국을 어떻게 생각할까. 이 정부가 그렇게 중시해온 ‘국격’은 어디서 찾아야 하나. 이래도 이 문제가 ‘개인적인 이유’인가.

해당국가에 양해를 구하고, 조기 귀국해 검찰 수사에 스스로 응하는 게 맞다. 그게 대한민국 ‘넘버 투’로서 국민을 섬기는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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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우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