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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딥 퍼플-레인보우-블랙 사바스-화이트 스네이크-제퍼-제임스 갱-오지 오스본 밴드-이언 길런밴드-디오…. 선수끼리는 통하나 봅니다. 어느 밴드 하나를 좋아하게 돼 연관 밴드들을 찾다보면 저렇게 끝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분화합니다. 멤버들끼리 오가며 음악적 교감도 하고, 다투기도 합니다. 다들 훌륭한 밴드들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레인보우를 제일 좋아합니다. 저 밴드들 중에서 레인보우의 ‘스타게이저’를 듣고는 ‘뿅’하고 빠져 들었습니다. 오리는 부하한 뒤 처음 본 생명체를 어미로 여기고 따른다는 데, 사람도 처음 좋아하게된 음악이나 가수를 계속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저만 그런가요?)


 저 밴드들 멤버중 로니 제임스 디오, 랜디 로즈, 타미 볼린, 존 로드 등은 이미 타계하셨습니다. 세월이 그만큼 흐른 것이죠.


 다음은 그 중 한 밴드 이야기입니다. 1969년 영국 버밍행에서 4명의 가난한 집 자제들이 밴드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보컬에는 존(오지) 오스본, 기타에는 안소니(토니) 아이오미, 베이스에 테렌스(기저) 버틀러, 드럼에 윌리엄(빌) 워드였습니다. 영국은 물론 세계 록 음악계를 레드 제플린, 롤링 스톤스, 딥 퍼플, 예스, 킹 크림슨 등 슈퍼 밴드들이 호령하던 때였습니다. 일부는 이즈음 태동했고, 일부는 이미 최고 밴드로 군림했습니다.

 

블랙 사바스 홈페이지


 4명의 청년은 당초 ‘폴카 툴크’라는 이름을 내세웠다가 다시 ‘어스(지구)’로 개명했으나, 같은 이름의 밴드가 있는 것을 알고 ‘블랙 사바스’로 바꿨습니다. 마리오 바바 감독의 공포영화에서 이름을 따온 것입니다.


 밴드 분위기를 고민해온 기저 버틀러는 음악 자체를 공포스러운 음악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했습니다. 버틀러는 노래 가사를 쓰는 등 블랙 사바스 콘셉트를 구성해온 사람입니다. 오지 오스본은 최근 ‘롤링 스톤’과 인터뷰에서 “(밴드를 만들 당시)호러 뮤직을 만들기로 했었다”고 회고했습니다.


 마침 오지 오스본은 음산하고 얇은 톤의 목소리를 가졌습니다. ‘파라노이드’ ‘굿바이 투 로맨스’ 등 들어보시면 음산함과 쓸쓸함을 그렇게 잘 드러낼 수 없습니다.


 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손가락 일부가 잘린 토미 아이오미는 다른 유명 밴드 기타주자와 달리 빠른 피킹이나 아르페지오를 할 수 없었답니다. 대신 느리고 낮은 단조에 찌그러지는 소리를 냈죠. 하지만 전화 위복처럼 밴드 분위기에 잘 맞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내놓은 첫 음반 <블랙 사바스>는 평단의 호응을 받지 못하지만, 2집 <파라노이드>가 대박을 쳤습니다. 이후 이들은 6개의 음반을 더 냈지만 오지 오스본이 술과 약물에 빠지면서 밴드에서 해고가 됐습니다. 이후 로니 제임스 디오가 보컬로 한 시대를 풍미했고, 데이브 도나토, 글렌 휴즈, 레이 길런, 토니 마틴 등이 보컬로 뒤를 이었습니다.


 그리고 35년 만에 오지 오스본과 토니 아이오미, 기저 버틀러가 다시 뭉쳐 블랙 사바스 본래의 사운드를 살린 음반을 냈습니다. 1978년 <네버 세이 다이> 이후 처음입니다.


 19번째 정규집 <13>에는 계약 문제로 드럼 연주는 빌 워드 대신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 ‘오디오 슬레이브’ 출신 브래드 윌크가 맡았습니다.

 

블랙 사바스 새 음반 <13> 유니서벌뮤직코리아 제공


 <13>은 여러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첫 음반 발표한 날짜(2월13일), 이번 음반 발표연도(2013년)을 가리킵니다. 물론 블랙 사바스 특유의 사악하고 음울한 상징으로서 13, 즉 성서에 나오는 짐승의 수, 서양인이 불길하다고 여기는 13일의 금요일 등도 은유하고 있습니다.


 소리는 여전합니다. 음반은 8분짜리 대곡 ‘엔드 오브 더 비기닝’으로 시작합니다. 이는 2013년 5월 TV시리즈 <CSI> 마지막 편에서 선보인 것입니다. 이들은 “로봇 유령이 될 필요는 없어/인간 숙주에 점령당한 채”라며 물질 문명을 한탄했습니다.

 

기저 버틀러, 오지 오스본, 토미 아이오미(왼쪽부터) 등 블랙 사바스 현재 멤버들 유니서벌뮤직코리아 제공


 밴드 역사상 처음으로 ‘빌보드 헤리티지 록’과 ‘방송 차트’ 1위를 안겨준 ‘갓 이스 데드?’, 묵직하면서도 현란해 ‘로우너’ 등을 담고 있습니다. ‘자이트가이스트’는 이전 음반 <파라노이드>의 ‘플래닛 캐러반’을 연상시킵니다.

 

 특히 8분짜리 대곡 ‘갓 이스 데드?’는 논란을 일으킬 법 하지만 결국 “나는 신이 죽었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는 가사로 끝납니다.


  어찌 보면 그들 답지 않게 정치적 타협을 한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그들도 나이를 먹은 것일까요?

 

 물론 음악만 들어보면 종교인들이 질색할만큼 무겁고 음산합니다. 헤비메탈의 원형을 제시했던 이들이 30여년만에 다시 제시하는 헤비메탈 음악의 과거와 현재 모습입니다.

 

 해외 평단 평가도 나쁘지 않습니다. 별점에서 3개 반에서 4개쯤 받고 있습니다.

Posted by 최우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