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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시민사회 후보로 나선 박원순 변호사는 26일 “나를 이 자리에 서 있게 한 것은 이명박 정부”라며 “내가 이 정부 들어 국정원이 민간인 사찰을 했다고 하자 (국가가) 소송하는 등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정동 달개비 카페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이같이 말하고, “선거 기간에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매일매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했다.


- 그간 정치를 하지 않는다고 해왔다. 선거에 나서게 된 이유는 뭐냐.

“이명박 정부 때문이다. 이 정부 들어 여러 잘못된 정책과 왜곡, 우리 현실의 퇴행, 시민들의 고통 등 때문에 절박함이 있었다. 그런 것이 저를 여기까지 밀어낸 측면이 있다.”

- 이제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가면, 후보 검증 국면으로 갈 것이다. 박 후보가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부터 기업에서 엄청난 액수를 걷어서 썼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수백억원을 걷어서 썼다. 아름다운재단·아름다운가게·희망제작소가 기업으로부터 기부를 받았다. 동시에 훨씬 더 많은 것이 개미 군단, 좋은 세상 만들기에 기부해 준 수많은 시민이 있다. 기업은 허투루 돈을 내지 않는다. 시민 참여가 높고 책임성을 갖춘 기관에 낸다.”


 

- 시민단체에 몸담고 서울 강남의 압구정동 61평 아파트에 사는 것에 ‘호화 생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내가 변호사 (활동을 활발히) 할 때 서대문에 대지 140평짜리 큰 집이 있었다. 해외유학도 갔다 오고 시민운동하면서 집을 팔고 압구정동으로 이사갔는데 전세금이 6억~7억원쯤 됐다. 그 뒤에도 전세금을 깎아먹고 이사했다. 책이 2만~3만권이 있는데 그걸 안 놓치(버리)려고 하고, 집사람 회사도 신사동에 있어 가까운 곳에 있으려고 그렇게 됐다.”

- 자녀는 어떻게 되나.

“아들은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스물여섯 살에 공군으로 입대했다. 그런데 허리가 안 좋다고 귀가조치됐다. 2개월 치료를 받아보고 재검을 받게 된다. 큰애는 딸인데, 스위스 제네바 대학에 석사과정 유학 중이다. 생활비까지 주는 장학금을 받아서 갔다. ‘호화 유학’ 이런 이야기 나올까봐 장학금 수령 증명서도 받아 놓았다.”

- 천안함 사태 불신, 국가보안법 폐지, 한·미 자유무역협정 반대 등을 놓고 색깔론이 제기될 조짐이다.

“나는 천안함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다. 인권변호사로서 1980년대 엄혹한 시대에 고문이 횡행했고, 국보법 남용 현실도 봤다. 인권변호사로서의 양심에 따라 국보법 개폐를 주장한 것이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친북이랑 아무 상관이 없다.”

- 늘 받는 질문이겠지만, 민주당 입당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야권 단일후보를 하겠다는 게 처음부터 일관된 생각이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후보가 되면 그 뒤 여러 당, 시민사회 분들과 함께 상의하는 절차는 남아 있다고 본다.”

- 범야권 통합경선이 다음달 3일 벌어지는데, 민주당 등은 경선 방식이 박 후보에게 유리하게 됐다고 한다. 지금 지지도가 높으니 여론조사(30%)와 배심원단 표결(30%)을 합쳐 60%에서 유리하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 TV토론에서는 방송 앵커 출신인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탁월하지 않으냐. 또 민주당 후보가 확정됐으니 당원이 결집할 것이다. 40%가 반영되는 국민참여경선은 완전히 민주당에 유리한 것이다. 민주당원의 지지, 다른 정당과 시민들의 참여도 있었으면 한다. 어찌 됐든 동원하는 모습은 없어야 한다.”

- 최근에 한나라당과 한강 수중보 논쟁을 하고 있다.

“당시 현장을 둘러 보는데 전문가들이 ‘장기적으로는 보를 걷는 것이 좋겠다’고 하더라. 나는 오히려 ‘그랬을 때 문제점은 없느냐’고 물었다.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알려졌는지 모르지만,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는 ‘보 철거를 반대한다’라고 했다더라. 상대방 얘기를 들어보지도 않고 열을 올리는 게 얼마나 초조해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 범여권 후보로 나설 이석연 변호사는 2000년 시민사회의 총선 낙선·낙천 운동을 선거법 위반이라는 점을 들어 반대했다. ‘악법도 법’이라는 취지다.

“우리 헌법에 악법도 법이니까 지키라는 말이 있느냐. 헌법 전문에는 3·1운동과 4·19혁명을 들어, 실정법에 문제가 있으면 고치도록 노력하라고 나와 있다. 저항해서 바르고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도록 국민에게 요구한 것이다.”

- 앞으로 선거운동은 어떻게 할 예정인가.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거의 매일매일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려 한다. 우리 캠프 사무실도 파티션 등 벽을 두지 않은 열린 공간이다. 누가 들어오고 나가는지 다 알 수 있다. 선거사무실 천장에 카메라를 달아 이 풍경을 24시간 인터넷에 공개하겠다.”
Posted by 최우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