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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억울할 것이다. 지나간 줄 알았던 일들이 다시 들춰지고 있다. 그것도 속속들이. 총리 후보자가 됐기 때문이다.

그는 한 번 검증을 받은 적이 있다. 2013년 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때 말이다. 당시 헌법재판소장 이동흡, 국방부 장관 김병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김종훈 후보자 등이 낙마했다. 그는 청문회를 통과했다. 이번엔 오롯이 그만의 무대다.

황 후보자를 형용하는 단어들이 있다. ‘공안’ ‘보수’ ‘기독교’ 등이다. 황 후보자는 그 중 ‘기독교’를 가장 앞세운 것처럼 보인다.

기독교인이라는 점이 총리가 되는 데 결격사유가 돼서는 안된다. 헌법에 그렇게 돼 있다. 11조 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했다.

하지만 세간의 시비가 계속된다. 종교가 아니라 ‘편향성’ 때문이다. 그의 2012년 저서 <교회가 알아야 할 법 이야기>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우리 기독교인들로서는 세상법보다 교회법이 우선 적용돼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님이 이 세상보다 크고 앞서시기 때문….”

교인으로서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율사인 황 후보자는 실제 법 적용에서까지 그렇게 생각한다.

앞서 책에서 ‘교회 유치원 교사는 근로자’라는 대법원 판결에 황 후보자는 “심히 부당하다”고 썼다. “판결에 따르면 교회 유급 종사자들도 노조에 가입할 수 있다는 결론이 되지만, 경제적 이익이 아닌 신앙적 가치를 추구하는 교회의 특성을 간과한 것”이라며 “교회와 같은 종교단체에 대해 그 특성상 노조를 설립할 수 없도록 노동법에 예외규정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노동권을 보장한 헌법보다 교회 안의 가치를 우선시한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일요일 사법시험 실시는 합헌’이라고 결정하자 그는 “종교의 자유의 본질을 침해하지 않도록 이미 대다수 국민들에게 휴일이 되고 있는 토요일 오후 등 주일 아닌 적당한 기회를 마련”할 것을 주장했다.

편향성은 예서 그치지 않는다. 2011년 부산고검장 재직 시절 부산 교회에서 이렇게 강연했다.

“김대중씨가 …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서울지검 공안부에서 수사를 받고 재판에 회부된 일이 있었다. … 이런 분이 딱 대통령이 되고 나니까 그 당시 서울지검 공안부에 있었던 검사들은 물론 소위 공안통으로 이름나 있는 검사들은 전부 좌천되는 거다. … 저는 푸른 초장에 가서 연수생들하고 같이 놀면서 이렇게 지내고 있었다. 하나님께 ‘환란’으로부터 도피를 허락해주신 것에 감사드렸다. … 노무현 대통령 투신 사건 때문에 인사를 갑자기 하면서 젊어졌다.”

황 후보자가 지휘선상에 있었던 사건들은 어땠나.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였던 2005년 삼성 측이 정치권과 검찰 간부에게 돈을 줬다는 ‘삼성 X파일’ 사건이 터졌다. 금품을 주고받은 힘 센 이들은 무사했다. 이를 폭로한 기자들과 노회찬 의원만 기소됐다.

법무부 장관이 된 뒤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대선 개입 사건에서 구속영장 청구와 공직선거법 적용을 주장하는 수사팀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아 시끄러웠다. 불법 댓글을 다는 국정원 여직원을 감시하며 “나오라”고 한 야당 의원과 당직자들이 ‘감금 혐의’로 기소됐다.

4·19 혁명은 “혼란”, 5·16 군사쿠데타는 “혁명”이라는 게 그의 표현법이다. 헌법에 ‘4·19 민주이념을 계승하라’고 돼 있는데도 말이다. 전관예우, 병역 면제, 증여세 탈루, 아파트 투기, 과태료 상습 체납 등 석연찮은 결격사유가 골고루 나온다.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가 29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_ 연합뉴스


황 후보자가 읽었을 것이 분명한 <구약성경> ‘레위기 19장’은 이렇다.

“너희는 재판할 때에 불의를 행하지 말며 가난한 자의 편을 들지 말며 세력 있는 자라고 두둔하지 말고 공의로 사람을 재판할지며 너는 네 백성 중에 돌아다니며 사람을 비방하지 말며 네 이웃의 피를 흘려 이익을 도모하지 말라. 나는 여호와이니라(15~16절). 너희는 재판에든지 도량형에든지 불의를 행치 말고 공평한 저울과 공평한 추와 공평한 에바(고체를 재는 단위)와 공평한 힌(액체를 재는 단위)을 사용하라(35~36절).”

황 후보자는 성경 말씀을 제대로 따랐나. 세력 있는 자를 두둔하지 않고, 이웃의 피로 이익을 도모하지 않았나. 그의 저울과 추와 에바와 힌은 공평했나.

그 중 가난한 자의 편을 들지 않은 것은 명백해 보인다.


최우규 산업부장

Posted by 최우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