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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가에 조용한 돌풍이 일고 있다. 나온 지 29개월 된 책이 최근 베스트셀러로 부상했다. 강원국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의 <대통령의 글쓰기>. 교보문고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일까지 이 책 판매량이 직전 열흘보다 76.6배 늘었다고 4일 밝혔다. 11월 첫째주 온라인 종합 판매량도 지난주보다 30계단 오른 5위다. 온라인서점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에서도 모두 종합 5위를 차지했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청와대에서 8년 근무한 강 전 비서관은 이 책에서 기조를 잡아라, 제목을 붙여라, 타이밍을 잡아라40가지 소주제로 대통령들의 글쓰기 방식을 소개했다. 또 두 대통령의 글쓰기가 얼마나 엄밀했고, 소통이 활발했는지 다음과 같이 술회했다.

“(김대중 대통령이 연설문) 단어 몇 자 고쳐 내려오면 만점 수준. 한 단락을 긋고 좌우 여백에 다시 쓰면 매우 양호. 한쪽 전체에 가위표를 치고 뒷장에 다시 쓰면 좀 심각하다. 더 큰 문제는 녹음테이프가 내려오는 경우다. 대통령이 고쳐보려 했지만 손을 댈 수가 없을 때 직접 녹음을 해서 보낸다. 이것을 우리는 폭탄이라고 불렀다.”(14)

“2006년 신년사 준비. (무현) 대통령이 연설비서실에서 보고한 초안을 수정해 내려보냈다. ‘국민 여러분, 개해가 밝았습니다로 시작했다. 초안은 국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였다. 아무리 개띠 해지만 설마 대통령이 개해라고 하셨을까. 대통령에게 여쭤봤다. 대통령은 당연하다는 듯이 “(‘새해개해로 친) 오타네하는 거였다. 확인과 퇴고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는 기회였다.”(142)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을 사전에 받아 빨간펜으로 첨삭했다는 의혹이 보도된 뒤 책 판매량이 늘었다. 비선 실세가 대국민 메시지까지 멋대로 주물렀을 가능성에 분노한 독자들이 두 대통령의 글쓰기를 돌아보게 됐다는 설명이다.

강 전 비서관은 지난해까지는 두 대통령에 대한 향수 덕에 이 책이 팔렸는데, 최근에는 자신의 생각을 갖고 글을 쓸 수 있는 대통령이 두 분밖에 없었다고 독자들이 느낀 것 같다좀 씁쓸하다고 말했다. 왜 안 그렇겠나.

Posted by 최우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