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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는, 그래서 정치는 늘 반복된다.


# 1997년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와 김종필 자민련 총재가 연합키로 한다. 대선 후보는 DJ, 국무총리는 JP가 하기로 한다. 결국 이 조합으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불과 39만표 차이로 이긴다.


# 2002년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대선 후보는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와 단일화를 한다. 여론조사 경선을 통해 노무현 후보가 나서기로 한다. 정몽준 대표는 대선 투표 전날인 12월18일 오후 10시 선거 공조를 파기를 선언했지만 노무현 후보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57만 표 차로 이기고 당선됐다.


#2007년 야권은 지리멸렬했다. 17대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48.7%를 얻어 26.1%를 얻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압도하고 당선됐다.


# 2012년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를 시도한다. 경선 룰을 놓고 다투가 안철수 후보는 경선을 거부하고 돌연 사퇴한 뒤 문재인 지지를 선언한다. 문 후보는 탈락 후보 사상 최다표를 득표했지만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패배했다.


# 앞서 봤듯, 현재 야권은 자파를 잘 결집시키고(혹은 적어도 당내 분란을 잠복시키고) 서로 다른 혹은 정반대의 정치적 노선과 궤를 걸은 세력이 성공적으로 연합했을 때 여론조사의 오차 범위 이내 표차로 겨우 이긴다.


# 현재 야권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앞서 2건을 벤치마킹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두 정치세력의 결합에도 불구하고 컨벤션 효과는 크게 나타나지 않고 세력통합을 선언했음에도 조금 지지도가 빠지는 양상이다. 그 이유를 2012년 당시 상황에서 반추해볼 수 있다. 


# 당시 양측은 후보 단일화는 했지만, 이긴 민주당측이 안철수 지지세력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당시 안철수 ‘전 후보’의 마지못해 하는 듯한 지지유세 등이 고스란히 공개됐고, 안 후보측 지지자들은 문재인 후보 승리를 위해 ‘죽도록 뛰지’ 않는다. 승리해봤자 문재인 승리이고, 자신들은 뒤켠에나 있을 것이 뻔히 예상되기 때문이다.


# 현재 야권 통합에서는 상황이 바뀌었다. 이번에는 문재인 후보 지지측, 통칭 ‘친노’라고 불리는 이들이 마지못해 통합을 따라가고 있다. 당내에서 ‘친노 배제’ 프레임이 공고하게 유지되고 있어서다. 조경태 최고위원 등을 위시해 이를 자신의 정치적 토대로 사용하는 이들이 있다. 심지어 친노와 반노의 다툼 사이에서 자신은 빠지면서 중도자, 중재자인양 ‘멋지게’ 보이려는 이들도 있다. 그러니 친노 측이 이번 통합에서 ‘죽도록 뛰어야 할’ 이유를 느끼지 못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리해봐야 통합주도 세력의 승리지, 자신들은 뒤켠에나 있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친노는 지방선거에서 마지 못해 임할 것이고, 명백한 친노인 안희정 충남지사 승리에 총력을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 이런 정치적 환경은 앞으로도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합세력의 안철수·김한길 양 대표는 과거 김대중, 노무현 후보처럼 카리스마와 실제 권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 '친노를 배제하고 싶어' 하는 자기 세력의 태도를 변용시킬만한 능력이 없다(그럴 마음도 없는 듯하다). 그렇다고 친노가 ‘백의종군’해 바닥에서 뛰지 않을 것 같다.


# 이대로가면 현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방선거에서 호남, 그리고 광역자치단체장 일부를 제외하고는 폭삭 망할 판이다. '무공천(공천 포기)'을 정치적 개혁으로 내세운 ‘뻘짓’ 때문에 기초단체장과 기초 위원들은 간판도 없이 개인기에 의존해야 한다, 한국 유권자중 자기 동네 시·군·구 의원은커녕 구청장 이름 아는 이가 몇명이나 될꼬. 1번 후보자들 지지자들은 맘 편하게 찍으면 되지만, 2, 3번 지지자들은 누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우루루 나온 이들중 진짜 누가 2번 혹은 3번의 후보인지 알 수 없다. 이건 운동장이 기울어진 정도가 아니라 손발까지 묶인 꼴이다.


 P.S. 안철수 의원 측이 새당의 정강정책에서 6.15와 10.4를 '이념보다 민생에 중시하기 위해'라고 빼자고 제의했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이는 그럼 '친노' 배제 정도가 아니라 그냥 (적어도) 1987년 이후의 민주당 부정이네요.


P.S.2 안철수 의원 측이 새당의 정강정책에서 4.19혁명과 5.18 광주민주화운동도 삭제해야 한다고 했다. 금태섭 대변인은 “평화통일을 위한 (민주당의) 기존 노력을 진심으로 존중하는 입장”이라며 “과거 특정 사건을 나열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서 안들어간 것이지 6.15나 10.4 정신을 계승하지 않겠다는 것이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또 “남북대화와 관련해선 7.4선언부터 여러가지 사건이 있다”며 “여기는 왜 7.4가 없냐는 얘기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특정 사건을 넣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는 게 저희 생각”이라고 했다. 이 보도까지 나왔다.

오늘 이 건은 정말 치명타인 것 같다.

Posted by 최우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