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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올해 정반대 궤적을 그렸다. 두 차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통해 정치적 재기에 성공했지만, 과정은 달랐다. 정동영 의원은 탈당이라는 강수까지 둬 배지를 달았지만, 손 상임고문은 백의종군의 칩거를 계속하면서도 정치적 공간을 확대하고 있다. 2007년 대선 패배(정 장관), 2008년 총선 패배(손 상임고문)로 ‘야인’으로 돌아간 뒤 각기 다른 길로 다른 도전을 한 셈이다.


손학규, 4·29 재보선서‘당원’으로 백의종군 춘천서 ‘운둔생활’

지난해 7월 당 대표직을 내놓은 손 상임고문은 강원 춘천으로 들어가, ‘국민에게 희망을 줄 방법’을 찾는 데 천착했다. 지난 4·29 재·보선 때 수도권 선거 지원에 차출됐지만 주요 직책을 마다하고 ‘일개 당원’으로 뛰었다. 민주당은 인천 부평을 국회의원 선거와 시흥시장 선거에서 승리를 거머쥐었지만 그는 춘천으로 돌아갔다.

10·28 재·보선에선 당 지도부가 그를 삼고초려했다. 전통적으로 약세인 수원 장안에 후보로 나서달라고 요청했지만, 그는 손사래를 쳤다. 지도부는 “당 요구를 따라줘야 하는 것 아니냐. 선거에서 전패할 수 있다”고 밀어붙였지만 손 상임고문은 “의원 한 명 더 당선시키는 게 무슨 의미냐”면서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대신 지역위원장이자 자신을 지지했던 이찬열 후보를 내세웠고, 스스로는 선대위원장이 돼 뛰었다.

손 상임고문은 이 선거에서 ‘4대강 심판’을 내걸고 이겼다. ‘이번에는 여의도에 남을 것’이라는 여의도의 예상과 달리 그는 다시 춘천으로 갔다. “남아서 할 일도 없고, 고민이 덜 끝났다”는 이유를 남겼다. 그는 지난달 자신의 생일을 앞두고 측근들이 모임을 제안했지만 “하지 말라”고 만류했다고 한다.
현재까진 은둔자 모습이다. 한 측근은 “손 전 대표는 ‘아직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며 “스스로 마음의 준비가 덜 됐다는 의미도 있고, 세종시 문제나 예산안 등이 있어 아직 자신이 나설 때가 아니라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정동영, 지도부 공천거부에 탈당 강수로 ‘배지’ 복당론 다시 고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공세로 일관해왔다. 17대 대선 참패 후 미국으로 갔던 그는 지난 3월 급거 귀국해 4월 전주 덕진 재선거 도전을 선언했다. 당 지도부는 “아직 대선·총선 패배의 인상이 걷히지 않았다”고 말리다 공천을 주지 않았다. 그러자 정 전 장관은 탈당, 전주 덕진에서 무소속으로 배지를 달았다. 옆 지역구인 전주 완산갑에도 무소속 신건 후보를 당선시켰다.

선거 직후 복당하려는 정 전 장관의 계획은 ‘탈당한 지 1년 안에 복당하려면 당무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는 당규에 묶여 있다. 물론 치열한 다툼 이후 냉각기가 필요하다는 측면도 작용했지만, 그의 복당에 대한 당내 이견이 상당한 것이 더 큰 원인이다.

이후 민주개혁진영의 ‘통합’이 의제로 떠오를 때마다 그의 복당은 중심에 등장했다. 10월 재·보선을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위해 복당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연말 정국이 끝나가면서 복당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정 전 장관은 당초 이달 중 복당 신청서를 낼 예정이었다. 하지만 예산정국이 꼬이면서 “낼 수도 있고, 안 낼 수도 있다”(측근)고 유보하고 있다. 분란과 계파 대결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복당은 기정사실”이라면서도 당에 구성된 통합과 혁신위원회를 통해 들어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손 상임고문이나 정 전 장관 모두 ‘자의와 타의’로 민주당에서 떨어져 있지만, 내년 봄 이들에게 정치적 공간이 열릴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손 상임고문은 수도권 선거 지휘를, 정 전 장관은 전통적 지지층 결집을 이끌어야 한다는 요구 때문이다. 특히 내년도 예산안과 4대강 사업 등 현안에서 민주당이 받을 성적표에 그 시기와 공간은 연동돼 변할 수밖에 없다.

두 사람의 시선은 지방선거에 머무르지 않고 있다. 손 상임고문은 춘천에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와 ‘민주개혁진영 비전’을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여의도 입성 후 용산 참사 해결을 위해 뛰어온 정 전 장관은 ‘국민에게 정부의 역할’을 공부하는 데 몰두해왔고, 21일 국회에서 토론회를 연다.
공히 내년 7월로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권, 더 나아가 다음 대선에까지 닿는 주제인 셈이다. 다른 차기 후보들이 부상하지 않는 한, 혹은 부상하더라도 야권 내에서 이들을 향한 관심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Posted by 최우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