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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참 프로그레시브 록에 빠져있을 때 들은 조지 벤슨과 얼 클루의 콜레보레이션 음반은 충격이었습니다. "세상에 이런 음악이"라고, 마치 개안한 듯했습니다. 록의 속주를 무색케하는 핑거링, 유연함, 재즈 특유의 블루노트가 만들어내는 묘한 불협화음 속의 조화, 따라서 두드려 보면 엇박으로 빗나다가 어느 순간 맞아 떨어지는 싱코페이션(음 당김) 등. 연주 자체가 경이로웠습니다.

 

 조지 벤슨과는 그렇게 처음 닿았지만, 그에게 빠지게 된 것은 카펜터스의 노래로도 유명한 'This Masquerade'라는 곡 때문입니다. 노래도 정말 멋지지만, 기타 연주도 훌륭하고요. 나중에 <브리징>이라는 음반에서 그의 진수를 들었지만요. 그 조지 벤슨 이야기입니다.

 

조지 벤슨

 

 

 "재즈는 어려운 장르다”라는 음악 팬들이나, “요즘 재즈 음반은 극단적 심미주의로 간다”는 재즈팬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음반이 나왔습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는 재즈 가수 겸 기타리스트 조지 벤슨이 재즈 가수 겸 피아니스트 고(故) 냇 킹 콜의 헌정 음반 <인스피레이션>이 4일 나온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들어오려면 시간이 좀 걸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텔레그라프는 홈페이지에 음원들을 걸어 놓았습니다. 아마 CD가 나오면 내려질 것 같습니다.

 

 이 음반은 스윙과 모던 재즈 시대에 중요한 연주자로 한 획을 그은 냇 킹 콜의 히트곡을 한 세대 후배 뮤지션인 조지 벤슨이 재해석한 것입니다.

 

조지 벤슨의 <인스피레이션 : 어 트리뷰트 투 냇 킹 콜> 음반


 벤슨은 “내가 젊어서 음악 경력을 시작할 때 가장 큰 영감을 준 연주자가 콜”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조지 벤슨은 8살의 나이에 콜의 히트곡인 ‘모나리자’를 녹음했죠. 그 노래를 이 음반의 첫 곡으로 실었습니다.


 이 음반의 미덕은 두 거장의 소통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뛰어난 아티스트들이 조지 벤슨을 돕고 있습니다. 그래미 상의 재즈, 클래식 두 부문을 동시 제패했으며 퓰리처상을 받기도 한 트럼펫 주자 윈튼 마살리스, 여배우이자 싱어송라이터로 뮤지컬 <위키드>로 토니상을 받은 이디나 멘젤, 마이클 잭슨 추모 공연 때 마지막 곡 ‘힐 더 월드’를 불렀던 주디스 힐이 목소리를 보탰습니다.


 벤슨은 수년전 냇 킹 콜 헌정 라이브 공연을 한 뒤 이번 음반을 구상했다죠. 이번 음반은 42인조 연주단인 ‘헨리 맨시니 인스티튜트 오케스트라’의 협연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벤슨은 “난 매 순간 순간을 느끼고 있다”고 감격스러워했답니다.

 

냇 킹 콜

 음반에서 조지 벤슨이 8살 때 부른 첫곡 ‘모나리자’에 이어 빅 밴드의 유연한 스윙과 조지 벤슨의 꾸밈없는 기타가 조우하는 ‘저스트 원 오브 도스 띵스’가 뒤를 잇습니다.


 세번째 곡은 냇 킹 콜과 딸 나탈리 콜의 협연으로 유명해진 ‘언포게터블’입니다. 1951년 노래로, 딸 나탈리는 아버지 사후인 1991년 원곡의 일부를 지우고 자신의 목소리를 더해 듀엣 곡처럼 만들었습니다. 정말 둘이 얼굴 마주보고 부른 노래처럼 기~가 막힙니다.

 

조지 벤슨은 이번 음반에서 원튼 마살리스의 트럼펫 연주를 도입했습니다. 아련한 발라드로 부르다가 곡 말미에 보사노바로 흥겹게 전환했죠. 특히 조지 벤슨 특유의 스캣(“두비 두비 두바”처럼 뜻 없이 곡조를 흥얼거림)과 기타 합주가 귀를 잡아 끕니다.

 

 대중적인 인기를 끈 ‘웬 아이 폴 인 러브’는 조지 벤슨이 이디나 멘젤과 함께 노래를 불러 감미로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스마일’에서는 독일의 대표적 트럼펫 주자 틸 브뢰너가 돕고 있구요. ‘투 영’에는 주디스 힐이 노래를 함께 부릅니다. 마지막 곡은 8살이 아닌 현재의 조지 벤슨이 부른 ‘모나리자’입니다.


 냇 킹 콜은 1930, 40년대 스윙과 모던 재즈시대에 피아노 연주로 당대 및 후대 연주자들에게 영향을 끼쳤습니다. 스윙 재즈의 화려함과 모던 재즈의 박자감을 함께 살리는 그의 주법은 이후 오스카 페터슨이나 빌 에반스 등이 계승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죠.


 콜은 1950년대 녹음했던 ‘모나리자’가 차트 넘버원을 기록하면서 가수 쪽에 더 무게를 두고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당대 재즈 아티스트 중에는 그처럼 연주자에서 가수로 탈바꿈해 인기를 얻은 이들이 많습니다. 루이 암스트롱도 그랬구요. 인기가 아무래도 앞에 서서 노래를 부르는 이들에게 집중되니까 그랬다더군요. 콜은 1960년대 이후 크루너(프랭크 시내트라, 팻 분, 앤디 윌리엄스처럼 감미로운 목소리로 노래하는 가수)로서 명성을 쌓았습니다. 하지만 재즈계에서는 “백인 가수 흉내나 낸다”는 비판도 받았습니다. 아카데미, 그래미 상을 받았고, 1965년 폐암으로 사망했습니다.

 

   딸 나탈리도 아버지를 따라 음악을 했고, 훌륭한 노래 솜씨를 들려줍니다. 리듬앤드 블루스와 재즈에 기반을 둔 팝 음악으로 가수로서 성공을 거뒀습니다.

 11살 때 데뷔했고, 1975년대 중반 그녀는 리듬 앤 블루스 음반으로 전성기를 구가했습니다. 1980년대 아버지 곡을 갖고 음반을 내 인기를 끌었습니다. 1991년과 2008년 자그마치 20년 텀을 두고 <Unforgettable: With Love>, <Still Unforgettable>로 각각 그래미상을 받았습니다. 

 

 조지 벤슨도 냇 킹 콜 전철을 밟았습니다. 우연인지. 그가 10대 시절인 1962년 잭 맥더프 밴드에서 연주했을 때 찰리 크리스천, 웨스 몽고메리 등을 이을 재즈 기타리스트로 언급됐습니다.


 그가 대중적 인기를 얻은 것은 첫 솔로 음반 <브리징>을 냈을 때입니다. 속주와 스윙감, 멜로디 작법 등 뛰어난 연주력 못지 않게 빼어난 노래 실력을 뽐냈습니다. 아직 이 음반 못들어보신 분에게 '강추'합니다. 


  이후 리듬 앤 블루스 느낌이 들어간 팝 음악을 주로 다루며 연주자보다는 가수의 길을 걸었습니다. 소위 정통 재즈 뮤지션들이 아쉬워하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팝의 시대가 가고 대중음악계가 힙합과, 록, 댄스 등으로 갈아타면서 조지 벤슨은 다시 재즈로 방향을 바꿔 기타와 노래를 병행하는 은반을 내게 됩니다.

 

 이번 음반은 음악 팬에 골고루 소구토록 만들어졌습니다. 모던-비밥-쿨-퓨전-아방가르드 등 다양하지만 재즈 골수 팬이 아니라면 접근하기 어려웠던 이들에게는 초기 재즈 빅밴드의 흥겨움과 발라드의 달콤함을 곁들여 전달합니다. 골수 팬이라면 조지 벤슨의 유연한 노래와 기타 연주, 윈튼 마살리스 등 뛰어난 연주자들의 기량도 함께 맛볼 수 있어 좋습니다.


 재즈 초심자, 팬 모두 좋아할 법한 음반입니다.
 
<Inspiration: a Tribute to Nat King Cole>
1. Mona Lisa - Lil’ Georgie Benson(age 8)
2. Just One Of Those Things
3. Unforgettable(featuring Wynton Marsalis)
4. Walkin’ My Baby Back Home
5. When I Fall In Love(featuring Idina Menzel)
6. Route
7. Nature Boy
8. Ballerina
9. Smile(featuring Till Bronner)
10. Straighten Up And Fly Right
11. Too Young(featuring Judith Hill)
12. I’m Gonna Sit Right Down And Write Myself A Letter
13. Mona Lisa

Posted by 최우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