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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영국에서 공교롭게 대학 상징물을 놓고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제국주의자들을 학교 상징으로 둘 것인지를 두고입니다. 두 대학 행보는 갈렸습니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 앰허스트에는 앰허스트 대학이 있습니다. 이 학교 이사회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영국군 장교 제프리 앰허스트를 학교의 상징에서 퇴출시키기로 했다. 이사회는 “학교 명칭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이지만, 제프리 경(卿)을 캠퍼스 상징으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이 앞으로의 방침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앰허스트는 1755∼1763년 아메리카 대륙의 인디언 영토를 둘러싸고 벌어진 영국과 프랑스의 식민지 쟁탈전에 등장합니다. ‘프렌치 인디언 전쟁’이라고 불리던 이 다툼에서 앰허스트는 영국군 승리에 공헌한 인물입니다.



제프리 앰허스트


그는 특히 천연두 균에 오염된 담요를 아메리칸 원주민에게 건네줘, 몰살시키려고 했습니다. 1763년 그가 쓴 편지에는 ‘형편없는 종족을 싹 쓸어버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담요 뿐 아니라 다른 모든 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습니다.

한데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는 ‘인디언 탄압의 상징’인 앰허스트를 더 이상 존경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학교 상징에서 끌어내려야 한다는 요구와 함께 말입니다. 학생 수 백 명이 도서관 바닥에 앉아 시위를 벌인 적도 있었습니다.

학교는 심도있게 논의했고, 결국 앰허스트를 학교 상징에서 빼게 됐습니다.


대서양을 건너 영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명문 옥스퍼드 대학에 세실 로즈의 동상이 서 있습니다. 그는 19세기 후반 남아프리카에서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습니다. 또 케이프주 식민지 총독을 지냅니다. 그가 세운 회사가 그 유명한 다이아몬드 업체 ‘드비어스’입니다.

그는 원주민을 학살하고 노동력을 착취했습니다. 남아공의 악명높은 인종 차별도 그에게서 기인한 바 있습니다.

로즈는 모교인 옥스퍼드 대에 600만 파운드를 기증했습니다. 요즘 한화로 치면 1조2000억원 쯤 된다고 합니다.




옥스퍼드대는 이 돈으로 로즈 장학금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년 80여명이 장학금을 받습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수혜자입니다.

헌데 최근 이 장학금을 받은 남아공 출신 유학생이 세실 동상 철거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은토코소 콰베라는 학생입니다. 콰베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영국의 제국주의를 대표하는 로즈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은 옥스퍼드대의 인종차별 철폐와 다문화주의적인 이념에 어긋난다”라고 말했습니다.

옥스퍼드대는 철거를 거부했습니다. 크리스 패튼 옥스퍼드대 총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각) 열린 루이스 리처드슨 신임 총장 취임식에서 “역사는 현재의 견해가 반영된 시각으로 쓸 수 있는 빈 페이지가 아니다. 넬슨 만델라도 그를 포용했다”라고 말했답니다.

하지만 로즈 장학금을 받았던 동문 198명이 공동 성명을 냈습니다. 이들은 “장학금이 우리의 침묵을 살 수 없다”며 콰베를 지지했습니다. 이 논란은 언제 끝날까요.

Posted by 최우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