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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 좋아하시나요? 영국 출신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인 핑크 플로이드는, 제가 좋아하는 밴드 다섯을 꼽히면 반드시 들어갈만큼 좋아합니다.

 

  핑크 플로이드는 그간 세계적인 디지털 음악 흐름에 ‘역행’해왔습니다. ‘비틀스(the Beatles)’도 CD나 LP뿐만 아니라 온라인을 통해 음악을 다운로드받게 하거나 스트리밍(라디오 듣듯 온라인상에서 듣는 것)토록 해왔습니다. 하지만 핑크 플로이드는 이를 거부해왔죠. 자신들 음악은 한곡 한곡이 아니라 음반 전체를 콘셉트 개념으로 만든 것이어서, 들을 때에도 전체를 들어야 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이 때문에 이들 판권을 가진 EMI가 미국 음원 유통사인 ‘스포티파이’와 2011년 계약을 맺었을 때에도 핑크 플로이드 곡들은 서비스 목록에서 빠졌습니다. 앞서 2010년 핑크 플로이드는 EMI가 아이튠즈에 노래를 한 곡씩 팔도록 허용하자 고소하기도 했답니다.

 

 그런 더 이상 그들도 대세를 거스르지는 못하나 봅니다. 핑크 플로이드가 최근 EMI 측에 스포티파이에 노래를 서비스할 수 있도록 허락했습니다.

 

  대신 조건을 하나 내걸었죠. 그들의 1975년 음반 <위시 유 워 히어(Wish You Were Here)>의 같은 이름 곡 ‘위시 유 워 히어’가 100만번 스트리밍되면 다른 곡들도 디지털 유통망에 풀겠다는 것입니다. 이 곡은 사흘도 안돼 100만건 스트리밍됐습니다. 이에 이들 노래는 스포티파이를 통해 들을 수 있게 됐습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디지털 음원으로 듣기 좋은 핑크 플로이드의 10곡을 선곡했습니다.


 처음 꼽힌 곡은 ‘시 에밀리 플레이(See Emily Play)’입니다. 1967년 싱글곡으로 창립 멤버 시드 배릿이 활동할 때의 사이키델릭 곡이죠. 핑크 플로이드는 이 곡으로 처음으로 인기를 얻었습니다.


 두번째 곡은 1968년 음반 <어 소서풀 오브 시크리츠(A Saucerful of Secrets)> 수록곡인 ‘리멤버 어 데이(Remember A Day)>로 키보드 주자 리처드 라이트가 지은 곡입니다. 슬라이드 기타와 몽환적 키보드 연주 등 당대의 사이키델릭 곡 특질을 고스란히 안고 있습니다.


 세번째는 1969년 음반 <움마굼마<Ummagumma)>의 ‘그랜트체스터 미도우스(Grantchester Meadows)’로 로저 워터스의 어쿠스틱 기타가 이끄는 잔잔한 발라드입니다. 연주 동안 새 소리가 계속나는 등 당시 클래시컬 음악에서 시도되던 구체음악 형식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움마굼마

 

 

 네번째 곡은 <아톰 하트 마더(Atom Heart Mother)> 음반에 나오는 ‘팻 올드 선(Fat Old Sun)’입니다. 데이비드 길모어의 나른한 목소리와 슬라이드 기타가 아련한 느낌을 줍니다. 이 음반 커버를 보시면 아무 표시도 없이 젖소 한마리가 물끄러미 청자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다섯번째 곡은 1971년 음반 <메들(Meddle)>에 들어 있는 23분짜리 대곡 ‘에코우스(Echoes)’입니다. 초반에 다소 점잖게(?) 시작되지만 중반 이후 다양한 음향 효과와 이들 4인의 기교가 녹아들은 ‘진짜배기’ 프로그레시브 록의 진수를 들려줍니다.


 여섯번째 곡은 이들 최대 히트 음반 <더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The Dark Side of The Moon)> 수록곡 ‘브레인 대미지(Brain Damage)’입니다. 데이비드 길모어와 로저 워터스의 노래와 연주, 절규하듯 하는 여성 보컬이 귀를 잡습니다. 이 음반은 미 ‘빌보드’에서 최장 기간(총 741주) 음반 차트에 올랐죠. 음반 커버에 그려진 빛 한줄기가 통과하는 프리즘은 꽤나 유명합니다.

 

 일곱번째 곡은 핑크 플로이드가 음원 유통의 조건으로 내걸었던 ‘위시 유워 히어’로, 1975년 동명 음반에 들어 있습니다. 초반에 라디오 주파수 잡는 듯한 잡음이 들리고, 프랑스 출신 재즈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그라펠리 연주가 살짝 나옵니다. 이어 데이비드 길모어의 어쿠스틱 연주와 노래가 들리죠. 정신병 등으로 밴드를 떠난 시드 배릿을 그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제목은 고등학교 때 배운 가정법 과거이죠(ㅎㅎ). 즉, I wish you were here = I'm sorry that you are not here.

 

더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 위시 유 워 히어

 

 

 

 ‘간단, 저항, 오직 전진’만을 내세우는 펑크 음악이 몰아 닥친 1977년에도 핑크 플로이드는 프로그레시브 록을 고집하며 음반 <애니멀(Animal)>을 냈습니다. 이 음반 수록곡 ‘도그스(Dogs)가 여덟번째 곡으로 꼽혔습니다. 17분짜리 이 곡에서 이익 만을 쫓는 사업가를 개에 비유하고 있답니다. 보코더(사람 목소리를 기계음처럼 변화시켜주는 장치)로 개의 소리를 내고 있죠.

 
 아홉번째 곡은 이 밴드의 대표적 음반 <더 월(the Wall)> 수록곡 ‘컴포터블리 넘(Comfortably Numb)’입니다. 이미 앙숙이 된 데이비드 길모어와 로저 워터스의 최대 협업 작품으로 꼽힙니다. 핑크 플로이드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서푼짜리 오페라> 등에 나타난 ‘소외효과’ 개념을 도입한 곡이기도 합니다. 또 핑크 플로이드 라이브 공연 때 단골 연주 곡이기도 합니다. 요즘은 그래서 로저 워터스 보컬보다는 데이비드 길모어 보컬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 곡은 로저 워터스 탈퇴 이전 마지막 음반 <파이널 컷(The Final Cut)>에 들어 있는 ‘유어 포서블 패스츠(Your Possible Pasts)’입니다. 사실상 로저 워터스 개인 음반처럼 돼, 핑크 플로이드 마니아들은 높게 쳐주지 않지만 워터스 개인 역량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나중에 워터스가 낸 솔로 음반, 이를테면 <콘스 앤드 프로스 오브 히치하이크> 등과 비교해보면, 아무래도 핑크 플로이드 영향이 더 남아 있는 이 <파이널 컷>이 더 나은 것 같습니다. 워터스의 코맹맹이 소리와 리처드 라이트※의 키보드 연주가 돋보입니다.

 

 (※'플로이디언'님께서 이 음반 만들 때에는 릭 라이트가 떠났다고 지적하셨습니다. 로저 워터스와 불화 때문이라고요. 확인결과 그게 맞습니다. 저도 오늘 그 사실은 처음 알았습니다. 이 음반 건반은 마이클 카멘과 앤디 브라운이 맡았네요. 역시 강호에는 은거 고수님들이 많습니다.)

 

 

Posted by 최우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