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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제프 벡 연주를 보면 대체로 젊은 여성 베이스 주자가 눈에 보입니다. 65세의 제프 벡이 이 20대 여성 베이스 주자 연주를 지긋하게 봅니다. 주착스럽다고 볼 수도 있고, 성장하는 후배를 흡족스럽게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녀는 호주 출신 탈 윌켄펠드라고 합니다.

 

 이처럼 멘토-멘티 관계는 음악계에서도 드문 일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 신대철씨가 TV 음악 경쟁 프로그램 <탑 밴드>에 나왔던 ‘갤럭시 익스프레스’를 지원해주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 멘토와 멘티 이야기좀 해보려고 합니다.
 지난주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가든에서 열린 ‘에릭 클랩튼의 크로스로즈 기타 페스티벌’에는 블루스 기타의 거장들이 대거 등장했습니다. 비비 킹, 에릭 클랩튼, 제프 벡, 버디 가이, 개리 클락 주니어, 부커 티, 앨버트 리, 지미 본, 타즈 마할, 케브 ‘모’는 물론 인기 가수 겸 연주자 존 메이어도 섰구요. 재즈 기타리스트 존 스코필드, 얼 클루, 퓨전 기타리스트 앨런 홀즈워드, 서던 록 밴드인 올맨 브러더스 밴드 등도 무대에 나섰습니다.

  

2013년 미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에릭 클랩튼의 크로스로즈 기타 페스티벌'                           AP연합뉴스

 

 

 하지만 가장 많은 호응을 얻어 낸 이는 누구였을까요. 퀸 설리번(Quinn Sullivan)이라는 기타리스트입니다. 그는 버디 가이와 함께 ‘댐 라이트’, ‘아 갓 더 블루스’를 연주했고, 마지막 잼 세션(간단한 약속만으로 이어가는 즉흥연주)에서 클랩튼, 지미 본, 로비 로버츠 등과 한 무대에 섰습니다. 특이한 점은 설리번은 이제 14살의 중학생이라는 것이죠.

 

 퀸 설리번                                    페이스북 캡쳐


 설리번은 ‘롤링 스톤’과 인터뷰에서 “진짜 초현실적이었다. 절대 못잊을 것”이라며 “내가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 섰고, 기립 박수를 받았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설리번은 2004년 크로스로즈 기타 페스티벌에서 선 바 있습니다. 설리번은 세살 때 연주를 시작했고 여섯살 때 유명 예능프로그램인 <엘렌 쇼>에 출연했습니다. 일곱살이 됐을 때 설리번은 매사추세츠 주의 뉴 베드포드에서 열린 버디 가이 공연장을 찾았습니다. 가족의 친구가 그를 무대 뒤로 가서 기타에 사인을 받도록 해줬죠. 거기서 설리번은 몇 가락을 즉석에서 연주했고, 버디 가이는 “너 이따가 내가 부를테니 준비해라”고 했답니다.

 

 그렇게 설리번은 무대에 섰습니다. 가이는 그 연주가 자신이 하는 게 아니라 설리번 것이라는 것을 관중에게 보여주기 위해 자신 기타의 연결선을 앰프에서 빼버렸다고 합니다.

 가이는 “세상에 그런 식으로 연주할 수는 없었다. 그는 에릭 클랩튼을 치고, 내 곡을 치고, 스티비(레이본), 지미 헨드릭스 것을 쳐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나는 7, 8살 때 라디오도 못켰다. 저런 연주자는 내 생애 한명이나 나오려나”고 했습니다. 그런 거장의, 그런 칭찬이라니, 부럽습니다.

 

  버디 가이, 퀸 설리번, 에릭클랩튼(왼쪽부터)                                                                                 퀸 설리번 페이스북

 

 

 가이는 설리번에게 “너를 세상에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후 수년 동안 가이는 설리번을 꽤 유명한 무대들에 세웠습니다. 코넥티컷의 ‘게더링 오브 더 바이브스 페스티벌’에 비비 킹과 함께 섰구요. 또 아폴로 극장에서 허버트 섬린 추모 공연에 에릭 클랩튼, 롤링 스톤즈 기타리스트인 키스 리차즈과도 연주를 했다고 합니다. 또 2008년 버디 가이의 음반 <스킨 딥>에 참여시켰습니다.


 물론 버디 가이의 이런 지원에는 역풍도 불었습니다. 가이는 “설리번이 블루스 연주하기에는 너무 어려다는 헛소리가 나오는데, 내가 머디 워터스랑 같이 연주했을 때에도 나온 소리”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단 설리번 연주를 들어봐라. 그럼 딴 소리 안할 것”이라고 장담했습니다. 실제 버디 가이는 22살 때 머디 워터스, 존 리 후커스 등의 음반에 참여했고, 그 때 “젊은 놈이 블루스가 뭔지나 알아”라는 뒷 이야기가 많았다고 하네요.

 

 그럼 설리번은 엄청난 연습벌레일까요? 부모가 옆에 꿰고 앉아서 종일 손가락 뜯기 연습을 시킬까요.

 설리번은 기타 연습에 대해 “너무 빡세게(intense) 하지는 않는다”며 “하루에 여섯시간씩 연습하지는 않는다. 하고 싶을 때 하는 식”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저 보통 10대처럼 친구들과 놀고, <패밀리 가이> 같은 TV 만화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한답니다. 성적도 A나 B를 유지하구요. 공연이 있으면 선생님과 상의해 수업을 메꾸기도 한답니다. 참 근사한 소년입니다.

 “크로스로즈 공연 때문에 이틀을 학교를 빼먹었어요. 하지만 그 정도 가치는 있죠.”

 

 설리번은 멘토인 버디 가이로부터 매우 소중한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버디는 같이 있을 때마다 이야기를 해줘요. 사실 같이만 있어도 많은 걸 배워요. 그의 이야기와 지내온 일 등. ‘레코딩 계약을 잘못하면 안된다.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라’ 같은 말이요.”

 설리번은 데뷔 음반 <게팅 데어> 발매를 준비중입니다. 6월18일 발매 예정이구요. 내쉬빌에서 프로듀서겸 공동 작곡가 톰 햄브리지와 함께 만들고 있습니다. 설리번은 “이 일을 계속하고 싶다. 그리고 많은 레코드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또 “나는 계속 음악을 들으려고 하고, 내 귀를 열어 두려고 한다”고 했답니다. 

Posted by 최우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