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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9.01 [마감 후…] ‘the’
  2. 2010.04.21 [기자메모] 야권 후보 단일화 ‘유시민의 빈말’
미국에서 연수 중이던 수개월 전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이 말했다. 

“아빠, ‘더 엔드(The End)’라고 나와. 끝났나 봐.”

자신있게 반박했다. 
“아냐. 더(the)는 모음 앞에서는 ‘디’라고 발음해. ‘디 엔드’.”

 


영화 마지막 화면에 뜬 자막을 보고 오간 대화다. 아들은 “아닌데. 선생님이랑 다른 얘들이 다 그러던데…”라면서도 더는 토를 달지 않았다.

1980년대 학교에서 ‘the’에 대해 그렇게 배웠다. 정관사인 ‘the’는 이미 언급됐거나 쉽게 알 수 있는 사람·사물 앞에 붙인다고 돼 있다. ‘성문종합영어’니 토플이니 하는 책들은 “시험에 잘 나온다”면서 발음법을 외우라고 강변했다. 자음 앞에서는 ‘더’, 모음 앞에서는 ‘디’라고.

아니었다. 미국 사람들은 그렇게 구분하지 않았다. 대부분 ‘더’라고 했다. 영 미심쩍어 영어교습 자격증이 있는 40대 중반의 미국인에게 뭐가 옳으냐고 물었다.

“예전에는 구분해서 썼는데 지금은 대체로 ‘더’라고 한다. 재차 강조하고 싶을 때 모음 단어 앞에서 ‘디’라고 한다. 10살 위인 내 남편은 구분해 쓰고, 나는 구분하지 않는다. 그걸로 가끔 다툰다.”(웃음)

몇몇에게 더 물어봤는데 답은 같았다. 이럴 수가. 달달 외워서 25년 넘게 기억 속에 자신있게 챙겨 놓았던 한 귀퉁이가 무너졌다. 그러면서도 당시 그게 뭔 대수냐는 생각도 들었다. 말이라는 것은 사용자들에 의해 늘 변하니까. 그런데 귀국해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을 보니 불현듯 ‘the’가 떠올랐다.

2008년 2월 민주노동당이 분당했다. 주로 평등파이던 이들이 밖으로 나가 진보신당을 만들고, 자주파를 중심으로 한 이들이 남았다. 17대 총선에서 세가 약화됐다. 그 뒤 양당 지도부는 통합하겠다고 늘 밝혀왔다. 지난해 이맘때쯤 통합을 목전에 둔 걸 보고 출국 비행기를 탔다.

1년 만에 돌아와보니 여태 저러고 있나 싶다. 당을 갈랐던 ‘북에 대한 시선’을 놓고 싸우나. 그것도 아니란다. “북 체제를 인정하고 ‘북의 권력승계 문제는 국민 정서에서 이해하기 어려우며, 비판적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견해를 존중한다”고 합의했단다. 당 강령과 운영방안 등에도 대부분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문제는 국민참여당이다. 이 당을 진보정당 통합에 “참여시키자”(민노당), “말자”(진보신당)로 싸우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참여당이 들어와도 통합진보정당의 정체성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진보신당은 “자유주의 세력이 말 몇마디로 반성했다고 진보가 되지 않는다”며 반대한다.

본인들은 극구 부인하고, 그래서 ‘설마 그렇지 않겠지’ 싶다가도 다시 들여다보면 꼭 1980년대 그 자주파·평등파 간 다툼의 모양새다. 이거야말로 한쪽은 “모음 앞에선 ‘디’라고 발음해야 한다”고 버티고, 다른 한쪽은 “둘 다 써도 된다”고 싸우는 꼴 아닌가.

그나마 양당은 지난달 27일 참여당 문제를 “합의하기 위해 진지하게 논의한다”고 미봉해놓았다. 민주노동당은 임시 당대회를 열어 통합 합의안을 인준했다. 진보신당도 4일 당대회에서 이를 논의한다.

통합하기로 했으면, 통합하면 된다. 거기서 ‘디’가 맞네, ‘더’가 맞네, ‘둘 다 맞네’ 하고 1980년대 문법을 갖고 싸우듯 할 일이 아니다. 자기들이 거대 보수 정당들을 비판할 때 빼놓지 않는 ‘밀실 담합’을 하지 말고,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뜻을 물으면 된다. 되면 되는 대로,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지금 대의는 진보정당 통합이다.

아무튼 ‘the’에 대해 알게 된 뒤, 아들에게 고백했다. 

“네가 맞대. 아빠가 배운 게 옛날식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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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우규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 협상이 결렬된 데 대해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이 21일 “책임은 저쪽에 있다”고 서로 비난하고 있다.
 
이해 관계를 다툰 것이니, 누가 더 옳다고 가름하기 어렵다.

오히려 시민사회 대표들의 “양당은 역사에 대한 범죄적 과오를 저질렀다”는 비판이 지지자들에게는 울림이 클 것 같다.

 

다만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경기지사 예비후보의 말바꾸기다.

그는 지난달 26일 국민참여당 한 구청장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시민단체에 합리적이고 공정한 후보 단일화 방법을 제안해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특히 “설혹 저와 국민참여당에 불리한 것이라 할지라도 아무 이의 없이 받아들이고 결과에 승복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다음날인 27일 경기도의 한 행사에서도 ‘시민단체 위임’ 발언을 한 이유를 놓고 “야당 합의도, 중재도 안되고 연대논의가 교착상태에 빠진 게 국민 보기에 민망하고 부끄러워서였다. 내게 불리한 내용이 있더라도 받아들이겠다”고 확인했다.

위임받은 시민사회는 민주당과 협상해 절충안을 마련했으나, 유 후보는 19일 불교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암수와 살수를 감추고 있는 몰상식한 안”이라고 거부했다.

야권 연대 협상은 막판까지 경기지사 후보 단일화 방안을 놓고 겨루다 결렬됐다. 유 후보는 결과적으로 허언을 했다.

‘왜 유 후보만 유독 비난받아야 하느냐’는 반론도 있을 것이다. 우선 상대방이 암수를 썼는지는 몰라도 약속을 거둬들이지 않았다.

또 이번 상황은 그를 차기 유력 주자로 자리매김케 한 ‘유시민다움’에 반한다.

지위와 이익을 좇기보다는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 반칙이 없는 나라’라는 노무현 정신을 내세웠던 그가 아닌가. 식언은 반칙이다.
Posted by 최우규